그래서 떡도 찌고 케익도 굽고 했네요.
바로 밑에 케익 3종세트와 너무 비교돼서 다음에 할까 하다가..
이렇게 애들 다 자고, 저는 저녁에 커피 마셔서 잠 못자는 일이 별로 없는지라 감행합니다.
아들 생일 전날에 백설기도 한 판 쪘어요.
그냥, 이런건 간단하니까, 수수팥떡도 안해주는데 싶어서 아무것도 안넣고 장식도 없이 한판 쪘어요.

백설기는 떡 배울 때 제일 처음에 배우는 떡이에요.
완전 간단하다는 말씀.
쌀가루에 물 적당히 주고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적당히" 나왔습니다)
체에 한번 내려서
설탕 섞어서 찜기에 찌면 되지요.
제가 백설기에 대해서 한번 글을 올렸는 줄 알았는데, 지금 찾아보니 없네요.
떡 찌는 법 자세히 설명한 글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글만 사진이 다 안보여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사진만 제대로 있어도 링크 걸어드리겠구만...
그리고 아들 녀석 생일 당일에는 저녁밥은 안하고 케익만 구웠어요.

김영모 선생님 책에 나온 초코케익이에요.
처음 해봤는데, 그냥 생크림케익이나 만들걸, 하고 후회했어요.
맛은 좋지요마는... 케익 시트 굽고, 사이사이 생크림으로 샌딩하고, 가나슈까지 만들어 발라야 하는 삼중고.
게다가 애들은 잠도 안자서,
집은 난장판,

제가 케익 시트 한장 돌림판에 올려놓고 다른 일 하고 있는 사이에
그걸 둘째 녀석이 갖고 놀다가 저한테 딱 걸려 내려놓고 도망가는 사태도 있었어요.
사진에 보일지 모르겠는데, 손으로 들어올려서 손가락 닿았던 부분이 잘라졌어요.
시트 밑에 호일 다 끼워놓은 것도 틀어지고..
이런 어려움 끝에 완성한 케익이었답니다.
맛은 있네요.
하지만 악마의 초코케익이에요.
살이 뽀득뽀득 붙는 소리가 날 정도에요.
기념일의 달 4월이 끝나자마자, 애들이 아프네요.
큰애가 좀 더 심해서, 어린이집에 안보내고 데리고 있는데,
하필 애들이랑 지지고 볶는 와중에 남편은 이래저래 늦고, 힘든 이틀을 보냈어요.
원래도 입짧기로 동네에 소문난 큰애인데, 아프니까 입맛도 없는지 영 못먹어서,
그나마 애가 먹어주는 떡이라도 쪄줄까 하고 냉동실에서 쌀가루를 꺼내놨어요.
낮잠 잘 때 얼른 안쳐서 찔 요량이었는데, 낮잠은 안자네요.
아, 내가 왜 그랬을까,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쌀가루 양이 많으니 무지개떡 해야겠다 하고 실행에 옮긴 결과물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예쁘게 나와서 흡족했어요.
맨 밑엔 그냥 쌀가루,
두번째는 단호박가루 섞었고,
세번째는 쑥가루,
맨 위가 동결건조딸기가루에요.
단호박가루, 쑥가루는 고운 입자라서 잘 섞였는데
동결건조딸기가루는 체에 걸리는 게 많네요.
찌고 보니, 군데군데 덩어리진 듯 보이고요.
그런데 딸기향이 나요.
이거 딸기 쉬폰에 넣으면 좋을 것 같아서 괜히 혼자 설레고 있다니까요..
무지개떡은 백설기랑 똑같은데
네다섯개로 나눠서 각각 색깔만 더 내주면 되는 거라서,
아주 조금 더 귀찮을 뿐, 어려울 건 없답니다.
- 라고 쓰면서도 과정샷이 없으니 죄송할 따름..
다음에 꼭 보여드릴게요.
봄 없이 여름이 온 것 같아요.
애들 아픈 거나 빨리 나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