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본의아니게 결혼후 처음으로 주부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ㅠㅠ
먼저, 주부총파업에 들어가게 된 경위를 보고드리겠습니다...(ㅎㅎㅎ)
이곳은 제가 우리집에서 제일 싫어하는...ㅠㅠㅠ
지하에 있는 교주 작업실의 한 곳입니다.

우리 교주 "얘기 좀 하자..."
이렇게 저를 부릅니다.
저 교주랑 12살 띠동갑입니다.
처음엔 띠동갑이면 리차드기어처럼 그냥 모든것을 다 품어주고
아랑드롱처럼 그냥 백만불짜리 미소나 날릴것 같았고,
우리 아빠처럼 내가 뭘 해도 좋아할줄 알았습니다...ㅠㅠㅠ
봣뜨!!!
저는 남편을 교주라 부릅니다.
그냥 제가 남편을 교주라고 부른다면 눈치빠른 분들은 다 눈치채셨을겁니다.
가끔씩은 저도 정말 잘 한것 같은데 교주앞에 가면 진짜 제가 잘못한것 같고,
생각이 좀 짧은것처럼 느껴집니다.
이곳에서 정신순화와 마음정화를 받고
윗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늘 울컥하고 이게 아닌데 싶을때가 더 많았습니다.
그날도 아주 작은 문제로 교주에게 불려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웃음으로 "미안^^"이 안 나오고,
정말 답답함에 눈물만 실컷 쏟고 침실에 올라가 그냥 울다 자버렸습니다.
저녁도, 다음날 아이들 등교도 봐 주지 않고 그냥 몰라라 했습니다,
양심에는 많이 찔리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우리 교주를 더이상 조선시대에서 살게 하면 안 되겠다싶어 저 크게 작정했습니다.
이틀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정말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늘 집에서 혼자 놀던 제가 나가봐야 갈 곳도 없고, 슬픈지...
한국에서 먹었던 길거리 떡볶이랑 순대가 왜 이럴때 그렇게 먹고 싶은지.
하늘은 왜 이렇게 맑은지....
그냥 제가 너무 불쌍하고 답답해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이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만큼이었고,
우리집 럭키도 완전 눈치만 보고 여기저기 쭈그리고 앉아있고...
이틀동안 물 한모금 안 마시고 울다자다 반복하고 한번 나갔다오면서
부엌을 보니 가관입니다...ㅠㅠ
유리컵 30개, 머그컵 20개가 여기저기 싱크에 다 올라와 있고,
설겆이가 잔뜩 쌓여있고,

냉장고에는 반찬그릇이 그냥 랩 씌어 들어가 있고,
쥬스랑 달걀은 빈 자리를 보이고 있고,,,,
허걱....
내가 이리 가르쳤단 말이냐!!!!

우편물은 그냥 쌓여있고...

마른 빨래를 그냥 걷어서 저렇게 넣어두고

달랑 유리컵 몇개, 그릇 몇개 넣고 세척기는 터억 돌려놓고!!!

거기에다 우리 럭키까지 제대로 한몫을 합니다.

다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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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파업 끝낸다.
저 깨달았습니다.
주부 총파업해봤자 나만 할일 더 늘어난다는 것을...ㅠㅠ
그리고, 부부싸움은 가끔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날 저녁 교주랑 아이들 좋아하는 오이김치 만들어 저녁먹었습니다^^

근데요....저 가끔 저희 교주 이기고 싶은데 좀 더 똑똑한 방법 없을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