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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주부 5년차.. 하지만 여전히 어설픈주부의 포도 처치하기.

| 조회수 : 11,244 | 추천수 : 81
작성일 : 2008-09-07 05:45:38
저희 식구는 셋입니다.
둘이서만 오랫동안(?) 살다가 작년이 지나가기 이틀 전에 태어난 딸래미로 인해 셋이 되었지요.

둘이 살 때는 맞벌이 한다는 핑계로 주말에만 밥을 해먹고
- 그나마 외식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주말에도 하루 한 끼는 사먹기 일쑤 -
셋이 살게 되니 세 번째 가족 수발 드느라 밥 해 먹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충 해먹고 살아요.

그런 이유로...
주부 5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제 손은 어설프기만 합니다.

집에서 뭐 해먹는걸 그리 즐겨하지 않는데
이번엔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뭘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과일 주 소비자는 두 명인지라 웬만해선 많은 과일을 사지 않는답니다.
제가 귤 킬러라서 겨울에 한라봉이나 귤은 한 박스씩 사먹지만,
다른 과일은 한꺼번에 예닐곱개 넘겨 산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올 여름, 8월에만 포도가 세 상자 선물로 들어왔습니다.
포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과 저는.. 몇 송이 먹다 말았고
결국 그 포도들은 저희집 냉장실의 1/4 정도를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지요.

버리기는 아깝고 다 시든 포도를 남 줄 수도 없고,
- 사실 처음 포도를 선물 받았을 때는 같은 단지 사는 친구네와 경비 아저씨께 나눠 드렸었죠 -
그래서 82를 열심히 검색해서 처치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혜경쌤의 포도쥬스 만들기.
요거 정말 간단하더라구요..
다만 설탕을 넣었더니 저희 부부 입맛엔 너무 달아서 남은 포도로는 설탕 없이 해보려구요.
포도가 워낙 단 포도라 그랬나봐요.

재료 : 포도 6컵, 물 6컵, 설탕 1컵 (전 모두 반으로 줄여서 했어요. 첫 시도라.. ㅎㄷㄷ)


포도와 물을 넣고 중불에서 20분 정도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다시 10분 정도 끓여요.
(전 시간도 조금씩 짧게 잡았어요. 양이 적으니..)


체에 찌꺼기를 걸러냈어요..
탱탱하던 포도알들이 저렇게 흐물흐물해지고 색도 바랜 걸 보니 괜히 마음이 안좋더라구요..
저렇게 찌꺼기를 걸러내고 저 체반은 다른 스텐볼에 받쳐서 한참 더 뒀어요.


포도물이 따뜻할 때 설탕을 넣어 녹여줬습니다. 그리구 다른 스텐볼에 받쳐둔 물을 섞어줬어요.


저희집 살림살이를 아시겠죠? 유리병이나 쥬스병같은건 없어요.
물도 생수 2L짜리로 사다마시는데 하필이면 이때 제일 촌스러운 페트병밖에 안남아있지 뭐에요?
그래도 포도물이 식었을 때 여기에 따라 냉장고에 넣었어요.


시원해진 포도쥬스를 마시려고 컵에 따라놓았더니 색이 정말 고운거 있죠..
하지만... 예쁜 컵에 담았으면 더 보기 좋았을거고 맛있어 보였을텐데....
저희 집에 있는 컵들은 다 요래요. 그렇다고 머그에 담으면 포도빛이 예쁘게 표현 안될거 같고.. ^^


저렇게 포도 쥬스를 만들고 나니 포도쨈에 도전해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요번엔 보라돌이맘님의 포도쨈을 만들어보기로 했지요.
레서피를 찾다보니 보라돌이맘님도 딱 요맘때 - 8월 말경 - 포도쨈을 만드셨더군요.
아무 상관도 없는데 괜히 반가운 마음..

요건 레시피 그대로..

재료 : 포도 1kg, 물 150ml, 설탕 300g



포도를 알알이 따서 깨끗하게 씻어 채반에 받쳐 물기를 쪽 뺐어요.


보라돌이맘님은 큰 믹서기에 넣어 들들 갈았는데 저희 집은 핸드믹서 밖에 없어서
핸드믹서로 열심히 갈아줍니다...


이제 체반에 받쳐 열심히 체에 내려줘요. 근데 제가 포도를 열심히 안갈아서인지
- 포도 1kg 을 세 번에 나눠 갈았는데 팔이 너무 아파서 나중엔 좀 대충 갈았거든요 ㅎㅎ -
이거 내리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열심히 내려서 다 내렸다 생각했는데 먼저 내린 부분 보면
또 포도즙이 송글송글... ㅠ_ㅠ


어쨌든 다 내리고 이렇게 찌꺼기가 남았어요.
보라돌이맘님은 이렇게 내린 찌꺼기가 130g 정도라 하셨는데 제 찌꺼기 무게를 재봤더니
180g ..아까운 포도즙 50g은 찌꺼기 속에 다 숨어버렸나봐요.


이제 찌꺼기는 버리고 체에 걸러낸 즙을 스텐냄비에 담고 분량의 설탕을 넣어줬어요.


처음엔 중불로 열심히 끓이면서 자주자주 저어줬지요.
그러다가 부르르 끓어오르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10분에 한 번씩 저어요.


보라돌이맘님이 딱 1시간이라고 하셔서 정확히 1시간 후에 불을 껐더니 이렇게 졸아들었어요.


요건 급히 공수한 유리병.. 쨈 만들려고 해서 보니 집에 유리병이 없는거에요.
그냥 플라스틱 락앤락에 담을까 고민하다가 깔때기도 사야할거 같아서 (위에 포도쥬스 담는 것 땜에)
집 앞 슈퍼에 갔더니 요 유리병이 네 개 밖에 안남았다고 한 개에 1000원씩 팔길래...
좀 촌스러운 감이 없잖아 있지만 두 개 집어왔어요. ^^
얼른 씻어서 뜨거운 물에 소독해뒀지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포도쨈입니다..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사실... 너무 묽게 되었어요.
실온에서 2~3시간 지나면 쨈 묽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제껀 여전히 쥬스같은...
그래서 다음날 다시 15분 정도 약불에서 끓였더니 (끓고 난 후 시간 기준)
좀 더 시럽처럼 변했길래 식혔지요. 그랬더니 딱 쨈처럼 되었어요....


이렇게 만들었는데 냉장고에는 아직도 포도가 10송이 넘게 남았어요.
이걸로 반은 포도쥬스를 한 번 더 만들고, 나머지는 포도쨈을 만들려구요..

포도쥬스랑 포도쨈 만들기도 어려웠지만,
키톡에 글 올리는게 더 조심스럽고 어렵네요.
워낙 실력자들만 모여 계시니.... ^^;
예쁘게 봐주시고 일요일 즐겁게 보내세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하나의풍경
    '08.9.7 7:05 AM

    포도잼 넣는 유리병 너무 이뻐요 손잡이가 있어서 편할거같아요 ^^
    부지런하시네요.포도잼과 포도쥬스....^^

    저도 혜경샘레시피대로 쥬스만들었어요
    둘째가 아토피라 시판 쥬스류 과자류 먹으면 무릎뒤가 장난아니거든요.
    얼마전 어린이집에서 견학간다고 간식싸오라고 해서 제가 만든 마들렌이랑 이 쥬스 넣어주었답니다 ㅎㅎㅎ

  • 2. 지나지누맘
    '08.9.7 8:40 AM

    올해 아직 포도 한번도 못사먹어본 저는 포도 사러 갈랍니다.. ^^;;

  • 3. 철이댁
    '08.9.7 8:43 AM

    맛없는 포도 처리할 땐 설탕 잔뜩 넣고 주스 만들어 먹는게 최곤거 같아요~
    근데 단 포도라 하시니 옆집이라면 시들은거라도 한송이 달라고 해볼텐데...ㅎㅎ
    저도 쨈병 보면서 손잡이가 달려서 특이하고 예쁘다 싶었어요..
    게다가 가격도 너무 착하네요..^^

  • 4. 시울
    '08.9.7 10:50 AM

    앗 저도 어제 포도주스 만들었어요.
    친정엄마가 10키로 갖다주셔서 나눠 먹었는데도 많고 또 몇송이가 더 생겨서 울 딸 마실걸로 조금만 만들었지요.
    전 아이 먹일거라 설탕은 안넣고 포도랑 물이랑 동량(400그램) 넣고 끓이다가 넘 시큼털털하길래 포도 한송이 더 넣고 사과 하나 잘게 썰어 넣었어요. 그랬더니 좀 먹을만 하대요...ㅎㅎㅎ
    뜨끈할 때 주니 오만 인상 다 쓰더만... 시원하게 주니까 맛있게 먹네요 16개월 딸아이가요^^
    포도잼은 전 아직 생각도 못했는데 묶으면 더 먹기 편하잖아요. 잘 발리고...^^ 병이 예뻐요 하나도 안촌스럽고요^^

  • 5. 세시안
    '08.9.7 4:02 PM

    저도 집에 있는 포도 한박스에 어찌해야하나 했는데 포도잼을 요렇게 해봐야겠군요~ 요새 포도 한상자에 만원도 안되는 착한가격인게 많던데 많이 사서 해두고 선물도 하고 그럼 좋겠네요~ 글도 잘 올리시고 살림도 잘 하시는구만요~

  • 6. 콩꽃
    '08.9.7 6:06 PM

    멋지시다,,,, 이런거 해본지 얼마나 오래되었나 가물 가물,,,,,ㅎㅎ

  • 7. **별이엄마
    '08.9.8 2:15 AM

    저도 정말 오래전 일이네요.
    어찌했나 싶을 정도네요

  • 8. 홍당무
    '08.9.8 9:42 AM

    아 집에 상태 안좋은 머루 있는데..저도 머루쨈에 함 도전해 볼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 9. 정경숙
    '08.9.8 10:46 AM

    저희집엔 기본 두박스는 그냥 해치웁니다..
    울딸이랑 저랑 포도 킬러라..
    작년에 만든 포도쨈 아직 잘 먹고 있네요..
    복숭아쨈은 다 먹고 다시 만들어야는데..
    올해는 누가 주는 사람도 없고 사서 만들자니 왜이리 아까운지..
    쨈병 정말 이쁘고 맘에 드네요..

  • 10. 까미언니
    '08.9.8 12:05 PM

    저 쨈병 예전에 맥심200개짜리에 달려있던거예요..ㅋ 저도 집에 있어요..ㅎㅎㅎ (괜히 반가워 아는척^^;;;)

  • 11. 오렌지 소주
    '08.9.8 1:02 PM

    ㅎㅎ 하이네켄 맥주잔 ~ 저희집에도 있지요 ^^
    포도 한박스 사놨는데 주스 만들어 먹어야 겠네요 ~
    주스색이 참 이쁘네요...

  • 12. 더샾20층
    '08.9.8 9:46 PM

    아직 포도한번 제돈으로 사본적이 없어요
    뭐가 그리 바쁜지.. 추석에 제사상에 오르면 먹어보겠죠만..

  • 13. 수현이
    '08.9.8 10:25 PM

    저도 댓글로 자랑하고 싶어서^^
    포도를 한알씩따서..소다와 녹차(매발톱님아이디어)우린물에 씻어서헹구고나서
    포도알맹이의 중간부분에 칼집을넣어서 씨앗을 빼낸후에

    껍질만 분리해서 껍질만 끓이면 색깔 정말 이쁘게 나고요...
    포도의 진한색은 껍질에서만 나오더군요..엷은색이 될때까지
    끓으면 물을 덜어내고 추가 생수 부어주면서 끓이면 쉬워요.

    알맹이부분은 그냥먹어도 되고 따로 끓여서 같이 추가...
    잼으로 만들때 씨앗이 없으니깐 믹서기에 갈아서 끓여주기~~
    저는 쥬스만 만들었네요

  • 14. 어설픈주부
    '08.9.9 9:38 AM

    어머나.. 댓글들이 이렇게 많이 달릴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괜히 키톡에 자주 와야겠다는 의지 불끈.. ^^
    저 포도쨈병 예쁘다 해주시니 제 눈에도 예뻐 보이려고 하네요.
    실은 뚜껑이 좀 마음에 안들었는데.... ^_^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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