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를 넣을 흙을 담는 작업을 뒷 집 마당에서 하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날씨 만큼이나 내 마음을 흔들어대는
조용필 오빠의 <봄날은 간다>가 내 마음을 흔든다.

아직 봄도 만끽하지 못한것 같은데 봄이 간단다..
이 봄 날..

온통 내 눈은 봄 천지이다.
앞산 뒷산 봄 동산인데 흙을 담으면서 바라보는 흙판에 깔린
신문지의 광고에도 온통 봄으로의 초대 문구가 현란하다.

그저 마음 붙이고 일을 하기에는 이젠 너무 마음이 흔들린다.
에구 이 봄 날 어르신들 모시고 이것저것 신경 써면서 이러고
있는 내 자신도 초라해보이고..
앞에 앉아서 마누라의 마음은 저 멀리 제켜 두고 그저 촌장의
노릇만 하고 있는 남편도 미운 마음이 든다.


아침 일찍 시작하다보니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였는데,
벌써 배꼽시계는 울리다못하여 천둥 소리가 난다.
<오늘은 왜 중참 소식이 없지>
내 마음은 알리없는 촌장은 어르신들 중참 먼저 챙긴다.
10시가 훨신 넘었으니 또 중참 걱정이 된다.
하던 일 손을 멈추고 집으로 와 중참거리를 챙기니 냉동실에
맨날 먹는 가래떡만 뒹군다.
<뭐 색다른것은 없는가? 하고 눈을 굴리니 냉장실에 쑥이 보인다.
냉동실에 가득 찬 쌀가루를 급하게 마련하고 어린쑥과 쌀가루를 버무려 쑥버무리를 만들었다.
한번씩 만들어 보지만 아직 쑥버무리를 맛있게 잘 만들지 못한다.
오늘도 쑥버무리가 아니라 죽이 되었다.

쑥미숫가루도 한 통 준비하고 중참이 들린 내 손과는 달리 눈은 온통 봄 동산이 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