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하면 원래 황씨 집안이 한 가닥 하는 집안이랍니다.
황여사 어려서부터 이가 안좋으신 할머니를 위해 엄마가 수시로 묵을 쑤어 바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네요.
메밀묵, 도토리묵 쑤워 할머니께만 드리는 엄마가 조금은 야속했었나봅니다.
아무튼 묵 쑤는것을 이골이 나도록 보며 자란 황여사,
얼마전부터 불어오는 묵 바람을 맡더니 쓱쓱 팔을 걷어부칩니다.

냉동실 구석에 몇 년째 숨 죽이고 있던 도토리 묵 가루입니다.
딱 한 컵이 남아 있군요.
언제부터 냉동실에 들어가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합니다.

묵은 물의 비율이 중요합니다.
물을 너무 많이 잡으면 제대로 뭉쳐지지 않고 너무 적으며 식감이 떨어집니다.
황여사 옛기억을 더듬어,
처음 도토리 묵 가루와 물의 비율을 1:6으로 했다가 너무 된듯 하여 1:8의 비율로 했습니다.

한 주걱 들었을때 호로록~ 흘러 내리면 농도가 적당한 것이랍니다.
중 불에 나무주걱으로 저어주다가 끓으려 하면 약 불로 해서 계속 저어줍니다.
여기서 한가지 팁.
처음부터 찬 물에 저으며 끓이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팔도 아프므로,
물의 비율을 계산해서 물만 미리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묵가루 풀어놓은것을 부으면 한결 쉽습니다.
(진작에 이렇게 할꺼지.... 팔 떨어지는줄 알았넹... ㅜ.ㅜ)

이렇게 뽈록~뽈록~ 올라오기 시작하면 거의 다 된겁니다.
약 불에 2-3분 더 저어준 다음.....

준비된 용기에 들어 붓습니다.
알뜰주걱으로 싹싹~~
베란다에 두어 시간 굳힌 모습입니다.

용기를 뒤집어 꺼낸 모습입니다.
탱글탱글 하군요. ^^

틈만 나면 만두 해 먹으려고 다져서 짜 놓은 김치랑
김가루에 간장 설탕 약간 참기름 두르고....
^^

그동안 도토리묵은 뒷맛이 씁스름하고 텁텁한듯 해서 별로 좋아 하지 않았습니다.
도토리 묵은 원래 그런 맛인줄 알았지요.
그런데 오늘 먹어보니 그게 아니군요.

그 다음날,
무쳐먹고 남은 묵으로 묵 국수도 해 먹었습니다.
멸치 육수에 마침 가게에 있는 얼음 동동 뜬 냉면 육수를 반씩 섞어 만든 국물에 말아서 후루룩~
빨리 묵 가루 더 구하러 가야겠습니다. ^^
=3=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