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됐든 아직 힘이 남아있을때 우리가 여생을 보낼집을
직접 지어 올리는 것입니다.
남편과 나는 틈틈이 돌아다니며 소박하고 이쁜 집을 만나면
넋을 빼고 바라보다 오곤 했지요.
육아 역시 아이들이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 세상에 순응하고 사랑을 주고 받을 줄 아는 인생을 산다면
그게 잘 키운거다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가진것도 없고 꿈도 자그마하지요.

(작년까지 쓰던 트리는 어찌나 스티로폴가루가 날리는지
어딘가 쳐박아두고 꺼내기가 싫었어요. 집에 있던 패브릭으로 대강 트리 모양을 내어
벽에 붙여 분위기를 냅니다. 쿠키로 장식하고 아이들 갖고 놀던 곰 트리오도 매달아버렸어요.
제 눈엔 그냥 편안하니 좋네요. 내년엔 어떤 컨셉일지...)
최신유행의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해도 아파트는 별로 정이 안가요.
아이들 열심히 쿵쾅거려도 나만 참으면 만사해결되고 땅에 바로 발 붙이고
등붙이며 살수 있는곳이 가장 편하고 포근하고 좋더군요.

(눈꽃모양의 쿠키커터를 출혈을 각오하며 샀습니다. 올해 저를 위한 가장 큰 호사예요.
하나 하나 장식하면서 작은 소망도 하나하나 늘어갑니다.)
우리가 가장 소망했던건 자연닮은 흙집이었어요.
지붕도 낮고 벽도 거친... 방 하나쯤엔 불때는 아궁이도 설치하고 싶은 집이였지요.
네모 반듯한 창보다는 나무의 굽은 허리를 그대로 사용한 둥그스름한 창이 더 사랑스러운...

(올해는 모르는척 뭉그적거리며 넘어가려했더니
아들들曰 "엄마! 왜 올해는 아직 과자집을 안지었어?"
딱 걸렸습니다. 그제 새벽 밝아오는줄 모르고 부랴부랴 지은 아담한 오두막...
헨젤, 그레텔은 없지만 지붕위에 산타도 있고 눈도 제법 내려 이쁩니다.
정말 우리집을 짓는 기분으로 남편과 나... 즐겁게 시작했는데...
하이고~ 아주 죽을뻔 했습니다. 아이싱이 묽었던지 아무리 기다려도 마르지 않고...
붙잡고 있던 손엔 쥐가 나고 말았지요.^^)
나는 언제나 뜬구름잡듯 꿈을 꾸지만
남편은 나보단 현실적이라 책도 사다놓고 인터넷도 뒤지며 연구를 합니다. 취미가 되었지요.
좀더 현실적이라면 땅을 살 자금마련이 더 시급할터인데... 흐흠~!!!

(선물주러 온 산타가 아니라 벌서는 장난꾸러기같아요. 아이는 이게 사탕인줄 아는데
울게 생겼습니다. 남편은 다시는 과자집은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번이 세번째 집인데 두번은 혼자했노라... 이리 어려운기다 큰소리쳤어요.
실은 나도 많이 힘들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는 남편이 좀더 현실감이 없다 할까...
힘만 남아 도는지 지금이라도 어디다 연습해볼 태세인데...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막연하게나마 그런 생활이 궁금한 모양입니다.
우리들의 대화를 제법 귀동냥한듯 지들끼리 놀때는 집지으며 놉니다. ㅡ.ㅡ;;
이건 흙집이고 이건 나무집이고... 종알종알 종알종알~

(이쁘게 꾸며보자고 사온 과자를 바닥에 기냥 깔아버렸습니다.
맨 밑바닥은 코코아쿠키를 넓게 펴서 집터를 만들어 구운건데
조그마한 크랙도 없이 아주 잘구워져서 저를 기분좋게 했어요.
지붕한쪽이 타버려 그 기분이 얼마 안갔지만...)
어쩌면 저녀석들 키워내고 하다보면 영원히 우리집을 지어볼 기회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냥 살다가 소망으로만 품은채 끝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꿈꾸기를 멈추지 않기로 했어요. 그런 얘기가 잘 통하는 남편이 좋네요.
가끔은 버럭거리기도 하지만요.

(눈없는 크리스마스이니 여기서나마 기분내세요. 일부러 흠뻑 뿌렸습니다.^^)
그때가 오면 손바닥만하더라도 작은 텃밭과 꽃밭을 가꾸고 싶어요.
땡감나무를 심어 가을엔 곶감도 만들고
대추나무를 심어 겨울엔 대추차도 낼 수 있을거예요.
실은 은행나무도 심고 싶어요. 냄새는 좀 그렇지만 늦가을을 화사하게 보내고 싶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루돌프.... 저 쿠키틀을 충동구매 하느라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몇년전이 떠오르네요.
하나씩 사 모으니 이젠 제법 됩니다. 아무에게도 안보여줘여. 뺏길까봐...ㅋㅋ^^)
남편은 장작도 패겠답니다. 다들 마님과 머슴을 그리고 계시나요?
실은 저도 무수리인지라...
언젠가 인간극장에 나온 그 젊은 부부들처럼
그렇게 소박하게 살고 싶어요. 바느질하고 책 읽으며 겨울을 보내는 상상을 가끔 합니다.


(조카들에게 선물한 포인세티아 목걸이리본인데요. 작년에 동생이
유치원 재롱잔치에 목에 걸어주고 싶다하여 사탕목걸이를 만들어주었었는데
다 빼먹고 하여 걸어두기 뭐하드라 하여 이번엔 구슬을 붙였습니다.
이쁜 리본 있다면 아이에게 만들어주어보세요.
너무 이뻐요. 어디서 사느냐고 묻는통에 혼났답니다.)
우리 82님들은 어떤 꿈을 꾸시나요...?
그 꿈을 위해 지금 어떤 준비를 하시나요...
가슴마다 담긴 소망들을 하나씩 풀어보면 정말 즐거울것같은 크리스마스 이브!
인생 뭐 있나요. 이렇게 저렇게 행복 찾아가며 사는거죠.

(여행가서 만난 꿈속의 그집... 어찌나 이쁘던지 쓰다듬고 다녔습니다.
남의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