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시장을 안 봤더니 찬거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조건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오이하나, 호박하나, 그리고 부추가 눈에 들어 옵니다.
일단 오이 하나를 대충 깍은 후 반달 썰기를 해서
올리브유에 볶았답니다. 소금간을 살짝만 했더니
향긋하면서도 삼삼하니..아침 반찬으로 너무 좋네요.
호박은 82에서 배운대로 채썰어 뜨거운 물에
데친 후 간장,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넣고 무쳤답니다.
역시 기름에 볶은 거 보다 훨씬 맛이 깔끔하니 좋아요..^^
부추로는 이렇게 영양만점 부추.계란볶음을 했답니다.
간단해서 아침 반찬으로 너무 좋아요.
저희 남편이 김을 아주 사랑해서 이 김만은 안 떨어뜨리고 식탁에 올린답니다.
근데 아침에 김통에 김도 바닥인 것입니다..흑흑
그래서 바로 오븐 온도 최고로 올려 예열을 해놓고
기름장 만들어 후다닥 김을 쟀답니다.
기름장은 들기름,참기름,올리브유 이렇게 세 가지를 섞어서 쓰는데
아주아주 맛있어요. 소금은 뿌린둥 만둥..아주 쪼끔만 뿌려요.
남편이 김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한 번 구울 때 보통 30-40장 정도 굽는데
두 끼 먹으면 끝이나요. 그래서 남편의 건강을 위해 소금은 대충 뿌리는 시늉만
한답니다.
김을 구워 놓으니까 남편이 부엌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이쁘게 잘라
김통에 차곡차곡 담아 놓았네요. 전 대충대충 자르는 반면 남편은
아주 정성을 들여 가지런히 자르거든요..ㅋ
이날 아침은 이렇게 소박하게 차려서 먹고
오후엔 시장 보러 마켓에 갔답니다.
세상에..중국마켓도 아닌 영국마켓에 이런 무우가 보이는 겁니다.
그것도 무우가 어찌나 튼실하고 큰지..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큰 무우는
첨 봤다니까요! 가격도 중국마켓에서 파는 가격에 반도 안하고..젤 좋아 보이는
걸로 세 개를 집어 왔답니다. 사진상으로 무우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감이 안 오시겠지만...
집에 오자마자 바로 무우 하나는 채썰어 이렇게 부추 넣고
생채를 한통 만들었답니다.
무우 하나 반은 이렇게 깍두기를 담궜답니다.
대충 무우 싸이즈 감이 오시나요??
무우 반 토막은 남겨서 그 반에서 또 반으로 잘라
이렇게 남편이 좋아하는 무우나물도 한접시 만들었답니다.
무우 채썰어 올리브유와 들기름에 달달 볶은 후
소금,마늘,들깨가루 넣어 섞어준 후 뚜껑 덮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몽글하니 익혔답니다. 색은 이래도 들?가루랑 들기름이 들어가서
얼마나 꼬스름하니 맛있는 지 몰라요..^^
남은 무우 토막으론 이렇게 오징어 무우국을 끓였답니다.
깍두기는 며칠 익혀둬야 하지만 무우 생채는 무쳐서 바로 먹어도 맛있고
익어도 익은 나름 맛이 있고..전 이 무우 생채를 아주 좋아해요.
무우나물과 무우생채 그리고 맛으로 유명한 엄마표 고추장에 들기름 넣고
쓱쓱 비벼 먹었답니다.
이날 저녁은 이렇게 완전 무우 파티를 했네요..ㅋ
이 무우가 영국마켓에 처음 나왔는데..
왠지 또 나올 거 같지 않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담날 마켓에 가서 무우 두 개를 더 사왔답니다.
이 무우들은 또 어떻게 맛있게 잡아 먹어야 할까요??
완전 행복한 고민입니다..^^
그 무우로는
이렇게 신선한 정어리 사다 무우 깔고 생선조림을 했답니다.
전 생선조림 할 때 무우를 다시마 몇 장이랑 넣고 물 부어 대충 익혀줘요.
그리고 그 육수국물을 한 국자 떠서 양념장을 만들어요.
양념장은 간장 약간만 넣고 나머지 간은 김치 담고 남은 다데기를 넣어서 해요.
다데기가 잘 숙성 되어서 이걸로 양념장을 하면 너무 맛있는 생선조림이
되거든요. 김치 다데기에 마늘,생강,양파 등 양념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다른 양념 전혀
필요 없어요. 간장 약간하고 이 다데기면 오케이!
무우도 달큰하니 너무 맛있었고 정어리 또한 담백하니 아주 굿이였어요.
생선이랑 무우 하나도 남김 다 없이 먹고 생선국물이 약간 남았드랬습니다.
남편왈, '이 국물 버리기 너무 아까운데 여기에 밥 좀 쪼끔 더 먹으면 안 될까 '하는 겁니다.
자기야, 냄비에 쪼금 있거든..그거 낼 아침에 줄게..자..인제 토마토 먹자 했더니
조금은 아쉬운 듯..수저를 놓습니다..ㅎㅎ
매일 식사 후에 이렇게 토마토 하나를 슬라이스해서
꿀 살짝 뿌려 남편 디저트로 먹게 한답니다.
처음부터 아예 식탁에 올려서 같이 내요.
그럼 밥을 더 먹고 싶어도 이 토마토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좀 자제를 할 수
있게 되거든요. 토마토 몸에도 좋고...요즘 철이라 맛도 아주 좋아요..^^
영국은 피쉬 & 칩스가 유명해서 신선한 대구를 사시사철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무우 산김에 피쉬마켓 가서 신선한 대구 사다 얼큰한 대구탕도
끓여 먹었답니다.
대구 포 떠놓은 것도 두 조각 샀어요.
그래서 적당하게 잘라 밀가루 입혀 기름에 지진 후
맛장에 조렸답니다. 손이 좀 많이 가긴 하지만
밥반찬으로 아주아주 훌륭하거든요..^^
영국 와서 처음으로 본 꼬막...언젠가 피쉬 마켓 갔는데
이 꼬막이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사다 이렇게 꼬막무침을
해먹었답니다. 한국 꼬막처럼 알이 튼실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영국 와서 처음으로 꼬막을 먹었다는 사실..^^
오징어포를 볶지 않고 무쳤어요.
올리브유에 고추장,간장,마늘 ,물엿,깨소금 이렇게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볶은 거 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 있어요.
쥐포도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지 않고
살짝 구워 준 후 오징어포랑 같은 방법으로 무쳤어요.
전 밑반찬을 별로 안 좋아해서 이런 마른 반찬들도
한 끼 먹을 분량한 해서 그때그때 먹어요.
북어포 볶음이랍니다.
북어포에 물을 살짝 적셔 고추장 양념에 각종 야채 넣고
볶아주면 아주 맛있어요.
양념장은 고추장,고춧가루,물엿,간장,마늘,물엿,깨소금 이렇게 넣었어요.
비록 생파래는 없지만
엄마가 보내주신 마른 파래에 무우 썰어 넣고 초무침을
해도 맛 있어요. 파래 무침엔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해야
맛이 있는 거 같아요. 꼭 소금으로 간을 해보세요. 맛이 아주 많이
달라요.
저희집 냉장고에 두부 한 모 정도는 항상 떨어지지 않고 있어요.
반찬거리 마땅치 않을 때 이렇게 두부 살짝 지진 후 양념장에
조려주면 이것 또한 맛있는 밥반찬이 되지요..^^
시금치 나물이랍니다.
전 시금치 나물엔 마늘을 넣지 않아요.
마늘이 들어가면 맛이 약간 쌉쓰럼 해지는 거 같아요.
소금간을 하고 참기름하고 깨소금을 넉넉하게 넣어 무친답니다.
사진상으로 뭔지 잘 모르시겠지만..카스테라 가루 입혀
만든 경단이랍니다. 언젠가 남편이 경단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줬었는데..사진이 보이길래 함 올려 봅니다.
특별한 요리는 없지만
그동안 해먹었던 저희집 소박한 밥상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