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는 모처럼 패밀리 레스토랑 풍의 메뉴로 저녁식사를 했었습니다. 저는 패밀리 레스토랑 좋아하는데 아이 둘 데리고 외식하기가 쉽지 않아 최근에는 거의 가본적이 없거든요.
가끔, 아주 가끔은 전 이렇게 느끼한 음식이 떙길때가 있어요.
(근데 제가 이런거 해먹었어요~ 하면 맨날 이렇게 해먹고 사는줄 오해하는분들이 있습니다만, 사실 알고보면 우리 남편은 한끼 식사에도 김치는 두종류 이상 꼭 있어야 하고, 좋아하는 음식이 하나같이 짠지 종류라서, 저희의 평상식은 참으로 지극한 토종에다가 풀밭 식탁이지요. 그러니 말하자면 아주 작정하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단백질+ 지방 덩어리 메뉴를 거의 저의 우격다짐으로 상에 올리지 않는 이상 식구들 영양실조 걸리기 딱 좋답니다.ㅡ.ㅡ

먼저 비프 퀘사디아.
정식으로 어찌 만드는지는 배운바가 없어서, 그냥 저 혼자 대~충 만듭니다.
스테이크감으로 썰어온 쇠고기를 손가락 마디만하게 썰어서, 소금, 후추, 술에 조금 재워 두었다가, 양파, 피망 따위의 야채들이랑 함께 스테이크 소스로 간해서 볶습니다. 이때 기왕이면 기름 대신 버터를 두르고 볶는게 향이 더 좋더군요.
여기에 곁들임으로는 채썬 양상추, 사워크림, 살사 소스를 곁들여 내는데,
살사 소스 또한 저는 제대로 배운적이 없어서 거의 제맘대로-->뜨거운 물에 데쳐서 껍질을 벗긴 토마토를 다지고, 매운 풋고추도 다지고, 양파도 다진다음, 올리브오일, 핫소스 조금, 레몬즙도 조금, 그리고 소금으로 간하고, 설탕도 감칠맛 날 정도만큼만 조금 넣습니다.
또띠아는 30센티 짜리 큰것 밖에 없어서 호일로 싸서 오븐에서 데운 다음 4등분 해서 냈구요.

케이준 치킨 샐러드.
닭 안심을 튀길적에 밀가루-계란-빵가루 옷을 입히는데, 이때 빵가루랑 시리얼을 부순것을 반씩 섞어서(아주 씨리얼로만 하면 튀김옷이 잘 안 입혀지고 잘 타요) 튀김옷을 입혀주면 훨씬 바삭하니 맛있습니다.
샐러드 야채에 삶은 계란 조금 올리고, 튀긴 닭고기 올리고, 소스 올리고 파마산 치즈가루도 조금 뿌려야 맛있습니다.
사진은 드레싱 올리기 전이네요.
근데 드레싱을 만들기 귀찮아서 시판용을 처음으로 사봤더만 참으로 맛이 없었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귀찮더라도 허니머스타드는 직접 만들어 써야 할것 같아요.
허니 머스타드는 마요네즈3+ 머스타드1에다가 취향대로 꿀이나 물엿을 섞어서 단맛을 내면 됩니다요...

아주아주 오래전에 자스민님이 올려주신 교촌 치킨 흉내내기 편 따라하기..
핫윙을 할까 하다가 아이 때문에 달콤한 양념으로 이걸 했어요.
달달하니 아주아주 맛있습니다. 이거 강추예요.

그리고 구색은 맞추려고 낮에 구워둔 부쉬맨 브래드도 냈습니다.....만, 저 빵 귀퉁이 쥐파먹은거 보이시죠??

...범인은 너무나도 배가 고팠던 울 큰아들. ㅜ.ㅜ;
이놈이 그날따라 어찌나 배가 고프셨는지...제가 거의 접시를 공중에 날리듯 상을 차렸답니다.
냉장고 열고 샐러드 드레싱이랑 버터 찾아 헤메고 계신데 이미 손으로 이것저것 마구 집어드시고 계시더군요. OTL

그래서 대충 차려놓고 한장 사진 박으려니 벌써 옆구리는 먹다만 흔적...ㅠ.ㅠ;;;

한놈은 식도락에 빠져 계시고 다른 한놈은 불쌍하게 손가락만 먹었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리고 여기부터는 지난 한주 동안 저질렀던 일명, 실패한 베이킹 시리즈 몇개 보여 드립니다.
제가 이런거 보여 드리면 분명 무쟈게 행복해 하실분들이 계실겁니다. 흐흐흐~~

먼저 오븐에서 갓 나온 슈. 이쁘게 잘 부풀었죠? 아, 물론 얘들은 실패가 절대 아닙니다.
잘 구워진 슈는 오븐에서 막 꺼낼떄의 모습이 마치 짠~하고 변신을 끝낸 마법 같아요. 저는 이 모습을 너무 사랑한답니다. ^^

근데 사실 이날의 슈는 두판쨰 구운거였답니다. 첫번쨰는 완전 처참하게 실패한 까닭에...ㅠ.ㅠ;;
사진 보시면 오른쪽의 잘 구워진 슈와 크기 차이가 많이 나지요?
이렇게 하나도 안 부푼 슈는 참으로 뻑뻑하고 맛이 없어요.
자신 만만하게 만들어도 가끔 저도 이런 실수를 합니다.
귀찮아서 대충 빨리 반죽을 마무리하고 다른일을 해야지, 하면 꼭 이런일이 생깁니다요..ㅜ.ㅜ
슈가 안 부푸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보통 밀가루를 볶는 과정에서 덜 볶아서 그런다고들 많이 하지요.
그런데 충분히 잘 볶아도 그 다음 공정을 잘못하면 이렇게 되는 수가 있답니다.

하지만 크림을 가득 채운 슈처럼 맛있는게 또 있을까요!!!
저는 커스타드에 생크림 반씩 섞어서 넣는걸 젤로 좋아하지만, 슈안에 또 아이스크림을 채워 꽝꽝 얼린것을 무쟈게 좋아한답니다.
그러나 이날은 반죽 두번해서 굽느라 왕창 지쳐서..결국 전 한개도 못집어 먹고 물만 들이켰다는 슬픈 전설이...ㅠ.ㅠ;;

슈크림 간식을 좋아하는 큰아이.
오른쪽 눈은 영광의 다래끼로 퉁퉁 붓고~~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그 다음날 다른쪽까지 눈탱이 밤탱이가 되어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었죠. 일명 쌍다래끼.ㅠ.ㅠ

형님은 간식을 먹고...또 작은 넘은 이렇게 식탁만 부여잡고 구경만 했습니다. ^^;

이건 또 그 담날인가 구웠던 밤 식빵.
속에는 지난 겨울 열심히 껍질을 까서 삶아 냉동시켜둔 밤을, 꿀을 듬뿍 넣고 졸여 패이스트를 만들어 넣었어요.
굽기 직전에 표면에는 우유를 바르고 참꺠를 조금 뿌리고, 또 설탕을 조금 뿌렸구요.
이렇게 설탕을 뿌려 구우면 씹을때 약간 크러스트한 질감에 단맛까지 더해져 참 맛있어요. 게다가 표면에 보석처럼 약간 반짝거리게 되는 효과도 있고...

속살 모습. 밤 페이스트를 반죽에도 섞었기 때문에 빵결도 아주 달콤하니 맛은 좋았답니다.
그런데...
사실은 약간 덜 구워진거예요. 굽는 시간이 한 5분 정도 모자랐던듯..
살짝 덜구워진 빵은 결이 포실거리지 않고 약간 떡진 느낌이 들지요. 썰때 보면 금방 알아요. 이쁘게 잘 안썰리거든요.
그래도 절반쯤은 그런데로 대충 먹고, 결국 나머진 영 안팔려서 결국 프렌치 토스트로 없앴어요.
아까운 밤이 잔뜩 들어갔었는데...많이 아쉬웠어요. ㅜ.ㅜ

그리고 얘는 또 오늘 구운 모카빵입니다.
그래도 왼쪽에 있는애는 모양이 썩 잘되었다고는 못해도 그럭저럭 봐줄만은 합니다.
이거 만지는데 하필 낮잠 자던 작은애가 선잠 깨고 나와 우는 바람에 할수없이 마무리를 대충 대충 했거든요.
그랬더니 결국 모양이 죄다...심지어 오른쪽에 있는애는 성형할적에 이음새를 꼭꼭 붙이지 못해서 결국 그게 옆구리로 터져버렸다는...ㅠ.ㅠ
더불어 위의 쿠키반죽도 오늘따라 왜케 옆으로 흘러 내렸는지...
오늘은 두개 구워서 남편 회사에도 보내고 아랫집도 가져다 드리려고 했었는데(우리애가 요새 좀 뛰어서 늘 죄송한 마음에..) 결국 도저히 못보내고 두개 다 저희가 먹기로 했어요. 아흑! ㅠ.ㅠ
그래도 다행히..맛은 좋았어요.
모카빵에 무슨 왠수가 졌는지...실은 얼마전에 실수로 소금을 설탕인줄 알고 잘못 넣어서 무쟈게 짜게 된적도 있었답니다. ㅜ.ㅜ;;;
멋진 모양에 향기까지~~ 감탄하면서 한쪽 잘라 들었는데 그 헉! 하던 순간이라니....ㅠ.ㅠ
그래도 다행히 이번엔 그런 무지막지한 실수는 안해서 맛만큼은 좋네요. ㅡ.ㅡ


마지막은 염장샷!
휘슬러 압력솥, 보덤의 어린이 식기 셋트 2종, 헹켈의 새로나온 신제품 칼 한개, 질리스의 촙퍼, 그리고 wmf의 생선비린내 제거용 스텐 비누와 레몬 제스터.
이 많은 것들을 과연 질렀느냐???
절대 아니올시다~~ 외국에 나가 오래 살던 큰시누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이 많은 것들을 모두 선물로 주셨습니다. ^^
(절대로 이것저것 제가 먼저 요구내지는 입도 뻥긋 한적 없고 냄새도 풍긴적 없는데, 100% 형님의 자의적인 선.물. 이었음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모두들 배 아파들 하소서~~

그리고 엊그제 처음으로 손을 놓고 선 작은 아들은 , 곤지곤지, 짝짝꿍, 도리도리... 열심히 연마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