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까이 깁스 하고, 깁스 후 물리 치료 받은 지 벌써 3주 째네요.
왼손을 못 쓰니 도통 집안 일을 할 수가 없어 한동안 매일매일 외식이었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시어머님이 김장 하셨다면서 김치와 겉저리를 보내신데다가,
남원에 계시는 이모가 직접 지으신 쌀까지 보내주신 터라 서투른 왼손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차려서 집에서 먹었어요.

냉장고 뒤져보니 먹을 게 별로 없더군요. -_-
아슬아슬하게 유통 기한 안 넘긴 비엔나 소세지, 칼집 내어 올리브유에 볶아주고.

상비식인 계란 꺼내어 계란 후라이 했어요.
너무 반찬이 없다 보니 이쁘게라도 해주자 싶어 하트 모양으로.

오랜만에 집에서 음식하는(?) 냄새가 나니 신난 오빠, "난 두개 두개~"
그래서 계란 후라이를 세개나 부쳤네요. 왼손으로 후라이팬을 지탱해 주지 못하니,
모양 내기도 힘들고, 계란 후라이 하는 것 마저도 쉽지 않아요.
난생 처음 계란 후라이를 태워도 보시고~

시어머님이 주신 겉저리에요. 울 시엄니 김치 맛은 신기하게 돌아가신 친정 엄마
김치랑 똑같아요. 너무 너무 다른 분인데, 유일한 공통점이 울 남편을 끔찍히 사랑
하셨다는 것과 김치 맛이죠. ^^
이 겉저리 김치와 따뜻한 밥만 있어도 한끼 식사 뚝딱이에요~

비엔나 소세지 가운데 토마토 케첩으로 포인트. 꽃 같죠? ^^;
이모가 직접 지어 보내주신 쌀인데요.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충격 때문에
그 먼 곳에서 올라오셔서 영정 앞에 채 가지도 못하고 쓰러지신 후 몸져 누우셨답니다.
3년 여 동안은 전화만 하면 말씀도 못 이으시고 울기만 하셨는데,
이모도 이제 좀 추스리셨는지, 올해는 저한테 쌀을 다 보내셨네요.
엄마 돌아가시기 전에는 늘 거르지 않고 보내주셔서 저희 친정은 쌀을 사본 적이
없었어요. 큰이모에겐 제가 일찍 세상을 뜬 동생의 분신 같은가 봅니다...
계란 후라이, 소세지, 겉절이, 김 밖에 없는 단촐한 점심이었지만, 정말 간만에
꿀맛 같은 식사였어요.
쌀도 사랑이 촘촘히 배어 있어서 그런가, 정말 어떤 밥보다 찰지고 달았구요.
암튼, 주부님들! 손 조심 하세요~~!!
특히 겨울 철에는 근육이 경직돼서 다른 때 보다 관절, 인대, 뼈 다치기 쉽거든요.
정형외과 가니 남자 보다 여자 환자 분들이 훨 많구요. 집안 일이 보통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아닌데다가 엄마들은.. 너무 자신의 몸을 안 돌보시잖아요.
내가 아프면 가족이 고생하는 법. 내 몸을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