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한 단!!
참 요란스럽게(?) 먹는다 싶더니...
이렇게 예쁜 꽃까지 선물받게 됐네요.
부추꽃을 처음 본 건 아닌데 부추꽃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네요.(그동안 자세히 본 적이 없었거든요.)
자세히 보니 참 오묘하게 생겼지요.
흰색 꽃잎에 금색깔의 왕관같은 걸 달고 힘있게 쭉 뻗은 모습 좀 보세요.
부추꽃,처음 보신 분들이나 그동안 자세히 못 보셨던 분들 봐주세요.
이게 부추꽃이랍니다.
벌써 시간이 꽤 지났는데 부추가 싸길래 한 단을 샀는데
아시겠지만 양배추나 부추나 알이작고 단이 작아도 혼자 먹을려면
부지런히 먹어도 알뜰하게 먹기 쉽지않잖아요.
그렇기에 이번엔 부추 한 단 알뜰하게 먹어 볼려고 부지런히 만들어 봤어요.
근데 부추 역시 제가 해먹을 수 있는 요리가짓수는 빤하네요.OTL...
그래도 이번엔 예쁜 꽃을 얻게 된터라 어느 채소를 구입했을 때 보다 더 많은 걸 얻은 느낌이더라구요.
이번에 구입했던 부추 한 단으로 해 먹었던 반찬들인데요...
제가 만든 것 중엔 별 특별난 건 없으니 부추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우리지역 자랑 부추반찬
있으면 삐뽀삐뽀....알려 주세요.
혼자 먹기 많아도 너무 많은 부추 한 단!!
가능한 잎에 힘있어 시들지 않을 때 먹어야 했기에
부지런히 계란말이도 했는데요..
이것도 부추를 넣었다고 해서 "역시 맛있어."하는 맛은 아니었어요.
그저 색깔은 예뻤을뿐...
부추 계란말이에 들어간 재료는 이래요.
부추 10줄기,맛살 3줄,계란 5개,소금,설탕 아주 약간...
준비한 재료를 잘 섞은 후..
계란말이 전용 사각팬에 두툼하게 말이해 줍니다.
어떻게 두툼하게 말아요?
처음 계란물을 부어 대충 말고 다시 계란물을 부어 말고,말으면 두툼하게 됩니다.
아마 이거 역시 주부님들은 대부분 아실껄요?
아무래도 계란말이는 사각팬에 하는 게 모양도 예쁘고
썰었을 때 자투리가 생기지 않아서 좋아요.
두툼하게 말아서 속까지 잘 익게 할려면 약한 불에서 조금 긴 시간 모양을 만드시면서
말아 주세요.
말은 후 "모양이 별로다."싶으시면 말이가 굳기 전에 김발을 이용해서 꼭꼭 다시 한 번
말아 모양을 잡아 주시면 됩니다.
말이를 썰어 보면 모양은 이래요.
계란물이 내용물보다 적으면 저처럼 되거든요.
이 정도 속재료를 넣으실려면 대란 5개를 넣으시던지,아니면 재료들을 조금씩 줄여서
넣으셔야 헐렁하지 않고 단단하게 말립니다.
맛은 그냥 쏘쏘..
당연 오이소박이도 했지요..
오이소박이가 굴욕을 단단히 겪었긴 했지만요..
부추,오이...다 있어서 맛있는 오이소박이에 도전을 또 했드랬죠.
적당한 크기로 자른 오이에 칼집 넣어 소금에 절이고..
액젓,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없어서 못 넣긴 했지만 부추 속도 만들어 놨구요..
하지만..?
오이 절여 놓고 잠이 들어 눈 떠보니 아침이고..
아침에 담글 수 없어서 준비 해 놓은 찬으로 아침을 먹는데...
오이소박이도 완성은 되지 않았지만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절인 오이,무침을 따로따로...
그래서 오이에 부추무침을 끼어 넣으면서 맛을 봤다지요..
셀프 오이소박이, 뭐 이것도 한 두 번은 색다르게 (?) 먹어도 재미있겠는걸요?-.-""
부추 넣고 두툼하게 말은 계란말이와 오이절이/부추무침,고등어조림으로
거하게 오 백 년만에 아침을 먹고...
"저녁에나 속 넣자." 싶었지만...?
저녁에도 귀찮아서 결국 절인 오이와 부추를 쿨하게 섞어 무침해 버렸다지요..
속을 넣은 게 아니라 무침을 절인 오이랑 버무려서 살짝 익혔는데..
뭐 이것도 나름 괜찮긴 하던데요.
속을 넣은 거랑, 버무린 거랑 크게 맛 차이는 없었어요.
다음엔 그냥 처음부터 이렇게 할래요.ㅋ
편하고 좋은데요.
부추찹쌀가루 범벅...
이것도 한 번쯤 부추 별미로 먹을만 하더라구요.
밀가루로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 정확한 기억은 아닌데 찹쌀가루였던 거 같아서 저는 찹쌀가루를 준비했어요.
왜 고추무침 이렇게 해서 먹잖아요.
물기 있는 고추에 마른 밀가루 버무려 찐 후 간장,액젓 양념해서 무침해서 먹잖아요.
그걸 부추로 해서 먹는 걸 본 듯 해서 해 봤는데요..
이것도 별미로 한 번쯤 먹어 볼만 하더라구요.
만드는 방법은 이래요.
씻어서 물기있는 부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생찹쌀가루를 무쳐서 찜통에 면보 깔고 찐 후...
고추양념과 같은 양념으로 무쳐서 먹거나 따로 찍어서 먹어도 괜찮은데..
저는 따로 찍어서 먹어봤는데
별미로 먹기엔 괜찮았어요.
이거 역시 부추를 넣을 수 밖에 없었던 깍두기...
이건 깍두기의 비애라고 해야 하나...?
이것 소금 설탕에 무려 이틀 동안 절였던 무를 잘 헹군 후...(본의 아니게 이틀을 방치?)
부추를 넣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깍두기를 만든겁니다.
무를 이틀동안 소금,설탕에 절였던 거라 익히지 않고 부추 색깔 그대로 바로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호박이랑 부추 넣고 만들었던 시퍼런 부추전까지..
이것저것 조금씩 다 해 먹어보고도 남은 부추는 부추무침으로..
이렇게 나머지는 무침을 하고 끝...
여기까지가 부추 한 단으로 해 먹었던 거구요..
나머지는 부추꽃으로 마무리 할게요.
어릴 적....
엄마가 새우젓을 담그실려고 새우를 사오셨는데 새우가 조금 싼 건 잡고기(?)가 많이도 섞여 있었어요.
엄마는 새우만을 골라내시는데 엄마를 도와 드리겠다던 우리 형제들은 새우에는 전혀 관심없고 새우속에 섞여 있는 잡고기
작은 꽃게,꼴뚜기,길쭉한 갈치 같은 애기 생선.....이름도 모를 잡고기만을 찾아내며 너무도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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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한 단!!
새우젓 속에서 버려야 할 잡고기를 고르며 즐거워했듯
부추 한 단에서 우연히 발견한 부추꽃에서 작은 행복도 얻을 수 있었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게 생겼어요.
딱 떨어지게 길쭉하니 쭉 뻗어있고 맨 위에 꽃만 피는...
부추 성격(?)처럼 꽃도 깔끔하네요.그쵸?
부추 한 단에도 깨알같은 행복,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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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추석 연휴가 시작 되잖아요.
결혼 하신 분들은 싫어도 너무 싫은 명절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척들에게 결혼 안,못해서
듣는 속시끄러운 소리듣지 않는 것도 어쩜 유부녀들만이 얻을 수 있는 행복이라면 행복이지요.
늙은 처녀는 명절에 일 하는것보다 "결혼"얘기가 더 싫거든요.
부럽습니다. 유부녀님들!!
휘엉청 둥근 보름달 보며 소원 싹싹 빌어 소원성취 합쇼.
메리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