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저희집은 저는 물론이고 다른 식구들도 과일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특히나 신맛이 나는 과일은 더 인기가 없어요.
대접 못받는,앞으로도 대접 못 받을 천덕꾸러기 살구가 있어서
한꺼번에 빨리 처리할 생각에 살구쨈을 한 번 만들어 봤어요.
살구쨈이 복숭아,망고쨈과 색깔이 아주 비슷한데요,
살구쨈도 색다르게 먹을만은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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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는 깨끗하게 껍질째 잘 씻은 후 씨를 제거 해야 합니다.
덜 익은 살구는 씨를 제거하는 게 조금 번거로운데요..
저는 칼로 서너 번 칼집을 내서 씨를 제거 했는데 잘 익은 건 손으로 해도 제거가 쉽게 됩니다.
(다른 분 살구쨈 만드신 거 보니 통째로 끓여 씨를 제거 하시기도 하셨더군요.)
씨를 제거한 살구를 밑이 두꺼운 솥에 넣고 살구가 풀어질 때까지 끓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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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불에서 살구를 끓이면 이렇게 됩니다.
갈아서 하신다는 분도 있으시던데..
저는 뭉근한 불에서 풀어지게 끓이고 거품기로 저어주며 풀었어요.
번거롭게 갈지 않아도 곱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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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 딸기쨈의 경우 설탕의 양은 매번 달라집니다.
달라지는 이유는 딸기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는데요..
딸기가 잘 익어 단 맛이 있는 건 좀 덜 넣어도 되는데..
확실히 끝물이나 비 온 후의 딸기로 쨈을 만들면 설탕이 많이 들어갑니다.
(쨈에 설탕을 덜 넣으면 곰팡이도 피고 맛도 없잖아요.)
저도 살구쨈은 처음이라 도대체 얼만큼의 설탕을 넣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우선 살구가 다 풀어진 후 설탕을 종이컵 반정도 넣었어요.
살구가 완전히 익지 않아서 단맛보다 신맛이 많이 나서 설탕이 더 많이 들어간 거 같은데..
헉.. 맛 보면서 종이컵으로 한 컵 정도 들어간 거 같아요.
거기다 소금도 눈꼽만큼 넣었구요
(설탕의 양은 잘 익은 살구로 쨈을 할 때와는 차이가 많이 있겠더라구요. 맛을 중간중간 보시면서 가감하세요.)
완성된 후 식으면 빛깔이 이 정도 됩니다.
살구와 설탕 이외에 전혀 다른 건 넣지 않았으니 설탕을 넣고 농도를 보면서 졸이세요.
들어가는 설탕의 양을 보니 조금 먹을 때 망설여지겠던데요.-.-""
제가 단음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딸기쨈도 잘 먹질 않는데요..
갠적으로 처음 맛을 봤지만 딸기쨈보다는 살구쨈이 훨씬 향도 맛도 낫더라구요.
살짝 새콤한 맛이 살구쨈에 포인트가 되더라구요.
살구 크기,모양 상관 없이 섞어서 싸게 파는 거 있으며 구입해서 살구쨈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저도 처음엔 살구쨈이 있을까 싶어 검색을 해 봤는데 진작부터 살구쨈은 있었더라구요.저만 몰랐던 거예요.
살구쨈도 우유에 타서 먹으면 살구우유가 되지 않을까요?
아님 물에 타서 얼음 넣고 시원한 살구음료로 응용하면 어떨까요?
"착한 팥빙수"
가 여기 있습니다.
국산 팥을 직접 삶아서 조림팥을 만들고..
100%우유를 얼렸구..
직접 100% 살구로만 쨈을 만들었구...
아끼고 아끼기만 하던 그릇도 준비했구..
위생,저를 믿으세요.
그럼 착한 식당의 또 다른 조건..? 가격이었나요?
사실 가격은 조금 비싸야 할 것 같아요.
우선 국산 팥이 비싸구,조림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착한 식당" 이 타이틀을 갖는 게 결코 쉽지는 않을 듯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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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쨈"을 만들었었잖아요....
살구를 안 먹는 사람들이 살구쨈이라고 잘 먹겠습니까?
저는 제가 만들었다는 의무감에 빵에 발라 한쪽 맛을 봤는데 의무감(?) 안 느끼는 다른 식구들은...
"나는 살구쨈 모르쉐......."-.-
조카들이 왔길래 짜잔 빵에 발라줬더니..
자기들이 지금껏 먹어 왔던 딸기쨈에 비해 덜 달고 시큼하니 얼른 옆에 계신 할머니에게 애교를 부리더군요.
어떻게 해서든 저는 이 살구쨈을 먹어야 하기에 밤새 잠을 못 이루며 맛있게 먹을 방법을 찾았지요.
그렇게 뒤척이며 찾아낸 방법은 우유에 넣어서 살구 요플레로 먹고,그걸 얼려 빙수를 만드는 거였어요.
이건 우유에 살구쨈을 넣어서 하룻밤 얼린 살구 아이스크림(?)이 이예요.
진한 노란색깔의 살구살 보이시죠.
천연아이스크림(?)이라고 말하기 있기 ?없기?
우유 200ml 하나에 이 정도의 살구쨈 두 숟가락을 넣고
설탕 따로 넣지 않고 그대로 먹으면 살구맛 요플레가 됩니다.
살짝 시큼한 맛도 나면서 부드러운 시중에서 파는 요플레보다 조금 덜 달지만 맛은 비슷했어요.
살구쨈을 한 스픈만 넣고 얼음과 꿀,올리고당으로 단맛의 정도를 맞추면 맛있는
우유 음료가 됩니다.
우유와 살구쨈 섞은 걸 랩을 씌워 냉동고에 하룻밤 얼리면 이런 상태가 되는데..
이걸 실온에 30여분 그대로 놔 두면 숟가락으로 떠집니다.
이걸 우유 빙수에 얼음으로 대신 사용하면 됩니다.
우유를 얼리면 "서걱서걱" 한 느낌이 갈은 얼음과 느낌이 다릅니다.
이 얼린 걸 그대로 먹으면 살구맛 아이스크림이 됩니다.
(아이스크림이라고 해서 보통 시중에서 우리가 사서 먹는 단맛과 색깔 좋은 그런 아이스크림은 아니고요..
덜 달면서 살구의 맛이 적당히 맛 좋게 나는 집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이 됩니다.)
여기에 팥을 삶아 설탕을 넣고 조림을 한 단팥을 올리면 팥빙수가 됩니다.
(팥빙수 팥 조림 만드는 방법은 다음에 다시 알려 드릴게요.
사실 아주 간단해요,아주...)
살구쨈을 넣고 얼린 우유를 숟가락으로 잘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팥조림을 얹으면 살구맛팥빙수가 됩니다.
팥빙수에 쓸 그릇은 미리 냉장고에 넣어서 차갑게 하시는 게 좋구요..
저는 갠적으로 유기에 담아보고 싶은데..
혹시 집에 유기가 있으시면 활용해 보세요.
유기가 뜨거운 건 뜨겁게 차가운 건 차갑게..얼음을 덜 녹게 한다고 하더군요.
단맛 조절하시고 얼음 서너 개 띄워 음료로 드셔도 맛있어요.
저는 살구쨈이 있어서 살구쨈을 넣고 우유를 얼렸는데요..
우유만 얼려서 팥이랑 좋아하시는 과일,콩가루,연유,견과류 등등 얹어서 드시면 됩니다.
내가 만든 팥빙수의 장점..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토핑으로 올릴 수 있고,맛 조절 가능하다."
휴일에 식구들 다 모였을 때 짜잔하고 후식으로 팥빙수 이렇게 내 놓으면 얼마나 좋아들 하시겠어요.
팥조림 만들기가 조금 번거로워서 그렇지 이렇게 만들면 저렴하면서도 믿을만한 착한식당표 팥빙수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