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만두" 많이 궁금했었어요.
지역음식이라 아마도 지역 주민이시거나 특별히 먹거리에 관심 있으신 분 아니시면 모르실듯한데요,
저는 오래 전부터 지인이 납작만두 자랑(?)을 하도 해서 무척 궁금하던차에 맛을 보게 됐네요.
대구엘 가게 됐는데 대구엔 가격 싸고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터라구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납작만두인데요,이렇게 생겼어요.
이름 그대로 납작한 구운 만두에 고춧가루,간장,대파를 얹어서 먹는 겁니다.
이 납작만두에 곁들이는 양념이 3가지 따로 있어요.
간장,고춧가루,식초
이 3가지가 납작만두의 맛을(?) 좌우합니다.
두구두구...
그렇게 궁금했던 "납작만두"랍니다.
납작만두는 小-2,500원/大-3,000원
小주문 했는데 납작만두 9개더군요.
만두 위에 대파만 얹어져 나오면 간장은 본인이 취향껏 뿌려줍니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간장처럼 취향껏 뿌려줍니다.
저는 처음에 살짝만 뿌렸는데 이건 납작만두를 맛있게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며..
같이 간 친구가 고춧가루통을 빼앗더니...?
대구토박이인 친구가 납작만두 맛있게 먹을수 있을 만큼의 고춧가루를 뿌려줍니다.
친구도 넉넉히 뿌렸지만 그 가게 있던 사람들을 유심히 보니 다들 넉넉히 뿌리시더군요.
납작만두집에서 자세히 보니 대구사람과 타지사람의 구별법이 있더라구요.
테이블에 간장,식초,고춧가루통 이 놓여져 있었잖아요..
식초를 같이 나오는 단무지에 뿌리면 대구사람 아닌 타지사람 아닐까 싶게 식초를 만두에 뿌려 드시더군요.
저는 당연 단무지가 있으니 단무지에 뿌리는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구요.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저만 제외하곤 다 만두에 식초를 뿌려서 드시더군요.
이거 역시 취향이니까 만두,단무지...좋아하는데 뿌려서 먹으면 되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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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맛은 어떨까요?
저도 지인이 납작만두 얘길 하도 많이해서 궁금했는데, 맛보다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먹고 싶고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은 맛이었어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속재료가 들어있지는 않잖아요.)
친구 두 명이서 한 접시씩 먹고 쫄면 먹어도 만 원이 넘질 않으니 싼 가격에 푸짐하게는 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저는 납작만두 맛도 보고 서문시장에서 파는 납작만두를 사가지고 와서 집에서 해 먹어 봤지요.
시장에서 파는 만두도 1500원, 1000원 아주 싸더라구요.
그래서 사들고 와서 한참 지난 후 구워서 맛을 봤지요.
원래 만두가 쪄져 있어서 뜨겁게 달군 팬에 굽기만 하면 됩니다.
불맛이 포인트인데요, 불맛과 기름맛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 때 사온 두 종류의 만두 중에 이렇게 초록빛이 도는 게 있던데..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냉동실에 오래 넣어도 뒀지만 처음부터 이런 빛깔이 돌았거든요.
이건 기름 좀 넉넉히 넣고 튀기듯 구워서..
고춧가루,실파 넉넉히 얹고..
이게요..특별하게 맛있는 속맛은 아니거든요.
근데요,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생각나요.
또 다른 종류는 이렇게 비빔만두도 해서 먹었구요..
양념고추장 얹은 새싹을 만두에 싸서 먹어도 색다르게 먹을 수 있어요.
이번에 만두를 했었잖아요.
그 때 일부러 납작만두 생각이 간절해서 집에서 만들어서 맛을 봤어요.
따로 찌기 번거로워서 팬에 물을 붓고 뚜껑 덮어 찜을 한 후..
노릇하게 불맛이 아닌 고소한 맛이 나게 앞,뒤 구웠어요.
그리고 고춧가루와 간장을 뿌리고 냠냠!!
대구에서 먹을 땐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랬는지 그냥그랬는데 이게요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구요.
저는 가끔 납작만두 먹고 싶어서 냉동 만두로 이렇게 해서 먹곤 했었거든요.
이번에 만든 만두로 해 먹어 봤는데요..
불맛도 안 나고 무엇보다 속이 너무 많이 들어갔구 피가 너무 작아서
그 맛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다시 시도..
여기서 그치면 손사장이 아니죠.
다시 한 번 더....
이번엔 만두를 미리 찌고 기름 아주 살짝만 두른 팬에 불맛나게 구웠어요.
처음보다는 불맛이 좀 더 나긴한데 ......
여전히 아쉬운 맛이더군요.
역시 다시 해도 아쉽더라구요.
사실 잘못된 게 뭔지는 알거든요.
우선 만두속이 더 적게 들어가서 납작해야 하구..
만두를 찐 후 겉이 마르지 않게 부들부들 보관을 잘 해야 하구..
되도록 뜨겁게 달군 팬에 겉에 깜장빛깔이 나게 그렇게 해야 되겠더라구요.
그리고 간장이랑 고춧가루도 맛 좌우하는데 중요한데요..
고춧가루는 조금만 더 곱고 간장은 좀 더 덜 짜야 되겠더라구요.
정말 대구가 서울만 같아도 지금 달려가서 두 접시 먹고 오고
한 달 분 사갖고 오고 싶네요.
결국 남은 속으론 "만두속전"을 만들었어요.
먹기 좋은 크기로 동그랗게 빚은 후 마른 밀가루,계란물 입혀 노릇하게 구웠어요.
남은 만두속으로 만든 만두속전 완성!!
"더워 죽겠는데, 더구나 비까지 내려 가만히만 있어도 불쾌지수가 머리꼭대기에
앉아 있는데 왠 만두는 해서리...".이렇게 생각을 안 했던 거 아닌데
막상 만들어서 맛을 보니 만두만큼 먹을 때 뿌듯한 것도 드물지 않나 싶더라구요.
군만두,찐만두,만두국,굴림만두,미성당 납작만두.....마지막으로 만두속전까지 다 만들어 봤는데요
어떤 만두가 젤 맛있어 보이시나요?
의외로요, 저는 고향이 경기도인데도 납작만두가 자꾸 생각나네요.
사실 사진으로 보고 설명만 들으시면 "맛있을? 중독성이 있을 그 뭔가?" 는 없어 보이는데
납작만두엔 묘한 불맛과 간장맛,살짝 매콤한 고춧가루의 조화가 함,부,로...따라할 수 없겠더라구요.
대구에 사시는 분들은 참 좋으시겠어요?
"오늘 저녁엔 납작만두나 먹을까?" 휘리릭 가시면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