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손사장네 식탁에도 봄날은 왔다.

| 조회수 : 7,970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3-23 22:09:57

"냉이무침" 맛 한 번 못 보고 봄날은 가는구나..-.-이렇게 생각하며  어느 늦은 컴백홈 하던 날!!

저 멀리에 불을 밝히고 있는 마트가 있었으니..

무슨 나방이들도  아니고  저 말고도 불빛을 찾아 서둘러 몰려드는 사람들 많터라구요.

(저희 집 근처엔 12시까지 영업하는 마트가 이곳 하나라서 12시가 가까워지면 사람들이 꽤 많아요.)

이리저리 앞,뒤로 둘러봐도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었는데 알뜰코너에서 앞에 계셨던 아저씨가 옆으로

밀어둔 냉이 한 봉지가 보이더군요.

가격은 453원..(원래 가격은 2200원이었다지요.)

상태도 그럭저럭 괜찮구 한 접시 분량은 될 듯 양도 괜찮아서 일단 품에 안았지요.



집에 와서 다듬고,다듬고,씻고,씻고...

봄나물이 맛은 있지만 손질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라서 사실 큰 마음 먹어야 하기에 

이왕 싸게 샀으니 꾸욱 참았어요.

끓은 물에 잎부분부터 데쳤는데..?
냉이는 데치는 게 아니라 뿌리 때문에 삶아야 되더군요.

잎만 보고 적당히 데쳤더니 뿌리가 딱딱하더라구요.

엄마가 해주셨던 냉이무침은 뿌리도 부드러웠는데 잎도 색깔이 살아있었던 거 같은데..

제가 샀던 냉이는 뿌리가 꽤 질긴 거 보니 오래된 거라 그럴까요?


그래도 갖은 양념해서 무침하니 넉넉한 한 접시가 됐네요.


냉이 한 접시 무치고..

부추김치 담그고 남긴 부추,애호박,당근 썰어 넣고..

 

부추전도 한 장 큼직하게 부침하고..



오랜만에 콩나물도 한 접시 무치고..

설마 제가 이렇게 허전하게 밥을 먹겠습니까?어쩌다 먹는 집밥인데..


나중에 다시 포스팅 하겠지만 제가 요즘 원플러스 원 때문에 냉장고가 넘쳐 납니다.

홈쇼핑은 아무리 30초 남았다고 호스트가 요란을 떨어도 안 넘어가는데 마트에 갈 때마다

원플러스 원 ,그 유혹을 못 뿌리쳐서 삼계탕용 닭 2마리가 있어서 닭개장을 끓여 봤지요.


요렇게만 먹었음...?

"아..빈혈?" 했을텐데..


대파는 국물에 듬뿍 넣고 끓이고 부추는 뜨거운 국물에 숨만 살짝 죽여서 먹었어요.

 

닭냄새 없이 잘 끓여진 닭개장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닭개장 아주 잘 먹었다지요.

기름기 제거에 신경 썼더니 기름기도 별로 없이 깔끔했구요..

살짝 오랜만에 무침했던 냉이가 밀렸어요.

닭개장,끓일려고 해서 끓인 건 아니고요, 제가 요즘  "1†1"때문에 냉장고가 숨이 막힙니다.

"4,980원에 닭이 두 마리라니...두 마리.."

딱히 필요한 게 없어도 자주자주 가다보니 원플러스원의 유혹에 넘어갈 확률이 높고 그렇게 사다보니

제가 젤 싫어하는 삼계탕용 닭을 2마리 구입하게 됐네요.

저는 삼계탕을 좀 싫어 하거든요. 냄새 때문에..

근데 2마리를 샀으니 어쩌겠어요. 맛있게 먹어야죠.


닭개장 이렇게 끓였어요.

삼계탕용 닭의 뱃속에 있는 노란 기름까지 다 떼어내고 물에 넣고 한 번 살짝 끓여낸 후..

물을 버리고 다시 찬물을 넣고 통마늘,생강,대추,양파,대파,통후추를 넣고 푹 끓여 줍니다.

어느 정도 끓이냐면요, 살이 뼈에서 분리 될 때까지 푹 끓인 후..

닭을 건져내 살을 발라내고..

고춧가루,다진마늘,파,후추,소금을 넣고 무침해 준비해 둡니다.

기름기를 제거 했어도 이 정도 기름기가 뜨는데요, 이 기름도 양념을 넣기 전 수저로 떠내세요.

물론 닭의 뼈도 건져낸 상태예요.


국물에 양념해 둔 고기를 넣고...


숙주가 있었음 좋았을텐데 저는 없어서 콩나물과 애기새송이를 좀 넣었어요.


그외 큼직하게 썰은 대파와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좀 더 하고 큼직하게 썰은 부추를 넣고 마무리 했어요.


 

냉이무침,올봄이 가기 전 맛을 봤으니 이 봄이 간다고 해도 아쉬움은 없을 듯 하네요.


냉이무침을 해 보니 두 가지 조리팁을 알게 됐는데요,

1. 냉이는 데치는 게 아니라 삶아야 되더군요.(시금치처럼 살짝 데치면 뿌리가 너무 딱딱해요.)

2.되도록 양념을 과하게 하지 않아야 냉이의 향을 제대로 느끼겠더군요.

(고추장,된장에 무침을 하기도 하시던데 저는 갖은 양념을 약간만했더니 향이 많이 남았더라구요.)

이 두 가지만 신경 쓰면 맛있는 냉이무침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닭개장이 있어서 그거 먹느라 나물 찬을 못 먹어서 다음 날은 남은 냉이무침,콩나물 넣고 쓱쓱..


남들은 봄엔 식욕이 없다고들 하는데...

"식욕" 그거 어찌하면 없어지나요?

없어지지 않아서 다행인지? 아닌지? 어이됐든 제 식탁에도 봄날은 왔었네요. 며칠 전에..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헤헤
    '13.3.24 3:25 AM

    눈으로 너무 맛나게 먹고 갑니다
    정말 그리운 냉이향 쑥향.. 아~ 눈물나요 흑흑흑~

  • 손사장
    '13.3.30 6:19 PM

    냉이는 이제 끝물인 거 같더라구요. 올봄이 다 가기 전 한 번 더 맛 보면 좋겠는데 말이죠.

  • 2. 치로
    '13.3.24 4:09 PM

    솜씨가 정말 좋으세요. 닭계장은 저도 수저 꽂아서 먹고 싶으네요..

  • 손사장
    '13.3.30 6:19 PM

    닭개장도 누가 끓여주면 더 맛있을텐데 말이죠.ㅋ

  • 3. 둥이모친
    '13.3.25 8:33 PM

    닭계장 맛나겠어요. 저두 함 따라해봐야지.
    손사장님꺼 따라할꺼 많은데..언제 다 해보냐?ㅎㅎ

  • 손사장
    '13.3.30 6:18 PM

    닭개장이나 육개장, 둘다 비슷한데 저는 그래도 육개장이 더 낫더라구요.

    아이들이 있으시니 간식으로 해 주시면 금방 바닥 나실껄요?ㅋ

  • 4. 간장게장왕자
    '13.4.1 3:38 PM

    우와 정말맛있어보이네요 침이 꼴까닥 넘어가내여 대박입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8 파이야! 2 고독은 나의 힘 2024.11.30 543 0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1 코코몽 2024.11.22 8,572 2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44 ··· 2024.11.18 14,141 7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38 Alison 2024.11.12 15,827 6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10,585 4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1 필로소피아 2024.11.11 8,486 5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6 백만순이 2024.11.10 9,144 4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630 6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6,010 4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10,084 5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873 8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817 4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0,405 8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385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646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203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246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241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218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90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721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149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517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341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236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935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610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651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