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시달렸다.
‘꿈꾸는 일이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더 피곤하겠다’ 싶어 그냥 일어나고 말았다.
일찍 일어난 덕에 아침이 한가롭다.
H씨 춥다 웅크리고 있는 동안 아침을 준비했다. 이것도 오랜만 인 듯하다.
둥굴레 차부터 끓였다.
찬밥 있으니 데우면 되고 ‘반찬은 뭘 하나?’ 냉장고를 뒤적여본다.
부지갱이 나물 있고 두부, 여러종류 버섯등이 눈에 띄었다.
‘부지갱이가 좀 짜던데 양념장 심심하게 해서 나물밥 해야겠다.’
‘두부는 부치고 버섯으로 뭘 좀 해야겠다’
마음먹고 찬밥과 나물을 압력솥에 담아 낮은 불에 올렸다.
들기름 두른 팬에 두부는 부치고 자작하게 물 넣은 솥에 버섯을 넣고 살짝 데쳤다.
두부 부치고 열기 남은 팬에 팽이 버섯 한주먹 얼른 볶았다.
볶은 팽이 버섯은 가위로 잘게 자르고 부추와 섞고 아마씨 한숟가락 넣고 맛간장 심심하게 넣어 양념간장을 만들었다.
고춧가루를 넣을까 하다 왠지 붉은색이 싫기도 하고 칼칼할듯해 그만두었다.
총각김치와 생부추 한주먹, 살짝 데쳐 마늘과 후추를 넣고
기름기 없이 소금과 간장으로 볶아낸 버섯나물, 콜라비, 두부부침에 나물밥, 오랜만에 준비한 아침상이었다.
춥다
국물이 없는 게 좀 아쉬운 밥상이다.
‘콜라비 나박하게 썰어 동치미라도 꺼낼까 하다’가 귀찮아서 말았더니
국물이 아쉽다. ‘뜨거운 김칫국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내내 떠나지 않을 만큼 추운 날씨다.
따뜻한 둥굴레차로 아쉬움을 달랬다.
누군가에겐 추위만큼 반갑지 않은 설이네요.
그래도 추위처럼 다 지나가는 거니 기운내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많이 지으시길…….
*글 올리며 이런 명절 상차림은 어떨까하는 꿈을 잠시 꿔봤습니다.
ㅎㅎ 이런 꿈이라면 피곤하지 않겠죠?
아무쪼록 편안한 설 보내세요. 곧 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