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녁을 열심히 차리고도 의기소침했던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메뉴 고민은 오후부터 했어요.
오후부터 한 거면 신경쓴겁니다. 평소엔 저녁 차리면서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무굴밥을 메인으로 일단 정했고...
냉장고에 가지, 오이, 깻잎이 있어서
최고의 요리비결 홈페이지에 들어가 재료별로 레시피 검색 후 메뉴 결정...
돼지고기 가지볶음.
정미경 선생님 레시피예요.
연기 펄펄~~~ 조리과정 먹음직스럽고~!
맛은 괜찮은데... 좀 짜다... ㅠㅠ
가지 세 개로 해야하는데 두 개밖에 없었고...
그래서 양념장을 적게 넣긴 했는데... 그래도 좀 그랬나봐요.
갑자기 고기소를 넣은 깻잎전도 먹고 싶어서
후딱 준비했어요.
그 날은 큰 애랑 아점을 먹고...
중간중간엔 과일과 간식 등으로 때웠더니 저녁 준비하는데 배고프다고 난리예요.
마음이 급했어요.
마음이 급해서 그랬나. 소금을 너무 자신있게 넣었나봐요. 얘도 짰어요. ㅠㅠ
오이유자무침.
역시 넘 바빠서 오이를 넘 오래 절였어요.
그 날 반찬 중에 최고 짰어요. ㅠㅠ
함께 들어간 양파만 먹으면 유자와 레몬향이 나는 것이 맛있는데... 오이를 먹으면... ㅠㅠ
그래도 무굴밥은 잘 되어 천만다행이었어요~~~
휴~~~~
무채 넣고 밥하다가...
뜸들일 때 굴 넣어주기.
아이들 먹을 땐 반찬들이 짭짤하니 무굴밥엔 양념장을 아주 살짝씩만 넣어주었어요.
딸래미는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가지도 맛있고, 가지에 들은 고기는 더 맛있고, 깻잎전도 맛있다고 엄지손 올려주었어요.
제가 만들면서 속상한거 듣고 일부러 그랬을까요? ^^;;;;
아무튼 저는 "정말 고마워~~~~" 대답! ㅋㅋㅋㅋ
아이들 먹이자마자 남편이 왔어요.
제가 처음부터 얘기했어요.
"오늘 반찬이 좀 짜요. 양념장은 아주 조금만 넣고"
"깻잎전은 한 입에 3분의 1씩만 먹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막 웃으며 그 정도냐고... ^^;;;
그래도 돼지고기 가지볶음은 가지찜보다 먹기도 편하고 맛이 괜찮다고 하네요.
평소에 남편이 먹을 땐 제가 맛있지? 맛있지? 물어보는데....
그 날은...
머...먹을만 해??? 이러고... 완전 의기소침모드였어요. ㅋㅋㅋㅋㅋ
남편이 "그럼~~~~" 이라고 대답하고는 싹싹 다 먹어주어 무지 고마웠던...
그런 날이 있었지요. ^^;;;
그리고 평범했던 저녁밥상도 있습니다.
여덟 가지 나물 사다가... 비빔밥.
요건 큰 아이가 먹을 것.
빡빡하게 끓인 구수한 청국장 곁들였고요.
저는 요며칠 입맛이 없어서... 그래도 안 먹으면 혹시 쓰러질까봐 (!)
이왕이면 다이어트식으로 샐러드와 두부 약간 먹었습니다.
드레싱은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귀찮아서 올리브오일+발사믹식초 휙~ 뿌렸어요.
마지막 밥상은 어제 딸아이와 함께 먹은 점심이예요. 잔치국수. ^^
슉~~~~~
촤아악~~~~~~~~~~~~~~
맑게 거른 육수 보글보글...
육수엔 멸치, 다시마, 건표고, 양파 반 개 넣었고요.
국간장 약간과 소금으로 간했지요.
고명으로는 계란지단, 호박볶음, 표고버섯 올렸어요.
요건 딸아이꺼.
제 양념장엔 매운고추 넣고 칼칼하게 먹었답니다.
근데요...
제가 정성껏 고명도 만들어 얹었는데...
친정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김가루만 얹고는 양념장 올려먹는 그 국수가 왜 더 맛있는건지...
나도 엄마인데 왜 그 엄마손맛이 안 나는거예요???
진정 궁금... ^^;;;
몇 살 쯤 되어야하는지 알려주세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