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것도 봄동을 이용한 요리랍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겁 없는 요리!!
저 시퍼런 채소가 바로 "봄동" 이라고 ,"봄동 " 이라구요.
그러니 이것도 봄동을 이용한 요리라구요...
보기엔 그냥 잘 끓고 있는 큼직한 감자가 들어간 감자탕처럼 보이시죠?
감자탕에 분명 봄동이 들어갔으니 이건 봄동을 이용한 감자탕이 되겠습니다. 맞죠?그쵸?
여차저차(젤 밑에 감자탕을 끓이게 된 이유가 있긴한데요, 어젯밤 10시에 감자탕을 끓였었지요.
감자탕!! 이젠 사먹는 음식이 아닌 끓여 먹는 음식으로 바꿔 보세요.)
감자탕!! 이렇게 끓이면 맛있어요.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
살도 많이 붙어 있고 뼈 크기 절단도 적당하게 된 등뼈를 운좋게 구입하게 됐지요.
(어디서 샀냐? 궁금하시면 쪽지 주세요.500원 안 받아요.ㅋ)
밤 10시에 동동거리며 들고 들어와서 끓이기 시작
1.등뼈 2.5k를 흐르는 찬물에 담궈 핏물과 뼛가루를 제거 한다.
(핏물은 담궈두면 빠지는데 뼈를 절단할 때 묻어있는 뼛가루는 손을 좀 써야 합니다.)
그런 후 넉넉한 물을 넣고 한 번 데치듯 끓여준다.
2.1이 끓어 지저분한 거품이 생기고 고기의 색깔이 연한 갈색깔로 변하면
찬물에 깨끗하게 다시 한 번 닦아준다.
그리곤 고기가 잠길 정도의 물과 냄새 잡는 재료를 넣고 푹 끓여준다.
돼지 잡냄새 잡아주는 재료들..
양파,생강,통후추,통마늘,대파,베트남 매운고추..그외 된장
소주가 있었음....대신 마시지 않는 와인이 있어 와인도 콸콸 넣고..
그래도 냄새 걱정스러워 현미녹차까지...
녹차가 없어서 대신 현미녹차를 넣었는데..
마치 밥을 먹다가 재채기를 해서 밥풀이 튀어 들어간 듯 현미가 신경 쓰였다.
현미녹차 사용시 주의바람
집에 있는 냄새 잡는 거 다 넣어 봤어요.
이 외에 소주,월계수잎도 있음 넣어 주세요.
냄새 잡는 거 넣고 고기가 적당히 익을 때까지 익혀 줍니다.
위에 적힌 것만 넣었는데도 잡냄새 정말 거의 없었어요.
고기가 뼈에서 완전히 떨어지기 전까지 푹 끓으면..
된장을 좀 더 풀고,양념 다데기(고춧가루,마늘,후추)를 풀고 데친 봄동,콩나물(나중에 넣었어야 하는데 너무 서둘렀어요.)
통감자를 넣고 폭 끓여 줍니다.
봄동,여기에 등장합니다.
시래기가 없어서 대신 봄동을 넣었는데..
살신성인한 봄동한테는 미안하지만 감자탕엔 시래기가 진리더군요.
"미안혀 봄동!! 널 이용해서..미안"
마지막에 들깨가루를 넉넉히 넣고 마무리..
깻잎이 있으면 먹기 전 수북히 얹으세요.
바라깻잎(작은 줄기에 달린 깻잎순)도 괜찮아요.
내가 감자탕에 정성 한 스푼과 사랑 열 스푼을 넣어 끓인 이유!!
친구가 아주 많이 아팠었어요.
3차례의 수술을 하는 동안 저도 참 여러차례 울었었고, 지금은 "울었었다."라고
말도 하지만 그때는 속시원히 울지도 못했었어요. 친구는 생사의 길을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했었거든요.
친구가 3차례의 수술도 잘 견디고 재활치료도 잘 받아서 지금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친구가 문병 오는 걸 마다해서 저는 진심인 줄 알고 친구를 위해 일부러 문병을 가지 않았었죠.
(3차례의 수술로 퉁퉁 부었을 얼굴 보여 주고 싶지 않아서가 이유였는데..)
왠지 진심이었어도 얼굴 한 번 보러 갔어야했는데, 그게 맞는데 요즘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 옵니다.
그래서 미안함 때문에라도 먹고 싶은 게 없냐고 거의 고문하듯 여러차례 물어봤거든요.
시간 지나니 얼굴 한 번 안 보러간 미안함의 크기가 눈덩이 처럼 점점 커지더라구요.
여러차례 물으니 "매운족발찜"이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족발이라..? 내가 족발 요리를 또 좀 하지.."이렇게 대답을 자신있게 해놨는데..
요즘 다른 곳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엔 "생족발" 파는 정육점이 없더라구요.
여러군데 갔다가 결국 예약을 하고 족발을 가질러 갔는데..?
하얀 털이 잔뜩 있는 족발을 주시면서 저 털은 면도기로 밀어야 한다더군요.
면도기도 없거니와 그 털을 면도기로 깎을 생각을 하니 영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족발 대신 감자탕 끓여 갖다 줬지요.
밤 열시에 들어와 밤새 끓이기 시작했던 감자탕!!
참 다행스럽게도 맛있게 잘 끓여졌더라구요.냄새도 없고,짜지도 않고,고기도 적당히 잘 물렀구요.
오늘 전해줬어요. 부디 맛있게 잘 먹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얼른 부지런히 맛있는 거 해주며 미안함의 크기를 좀 줄여야 제 맘이 편할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