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분들 메주 만드는거 보면서 내가 할수 있을까? 메주를 만들어서 어디다 말리지?
라는 의문 때문에 선뜻 시작을 못했던 메주 만들기를 폭설과 한파로 인한 장기간의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친듯이 일을 벌렸습니다. 메주콩 550g을 씻어서 불렸습니다.
욕심 안부리고 하루에 한개씩, 콩 550g 불려서 딱 한개씩만 만들기로 했습니다.
http://kyoungjju.blog.me/20041354788
메주도 청국장 만들기와 같은 방법으로 콩을 잘불리고, 푹 찌기만 하면 될것 같습니다.
압력솥이 늙어서 거품을 품어내고 난리도 아닙니다. 4.5L 용량의 압력솥인데도
콩양이 많았나봅니다. 물을 200ml로 줄여서 넣고 했더니 거품이 덜났습니다.
물 없이 콩찌기
http://kyoungjju.blog.me/20175472070
불끄고 1시간 정도 지난 다음 뚜껑을 열었습니다. 잘쪄진 콩의 구수한 냄새가 좋습니다.
압력솥에 남아있던 물을 버리고,삼발이에 담긴 콩을 냄비에 붓고 국자로 으깨주었습니다.
잘쪄진 콩이라 큰힘 안들이고 쉽게 으깨졌습니다. 감자 으깨기 튼실한 놈으로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뭔일을 하면 구비해야하는 장비가 먼저인 이 놈의 장비병 ㅋㅋㅋ
메주의 각을 잡으려면 도구가 필요합니다.
주방을 뒤집어서 찾아낸 글 라스락 1200ml 정사각통입니다.
사각통에다 면보 깔고 콩 으깬걸 꼭꼭 눌러서 담았습니다.
비닐 덮어서 발로 꾹꾹 눌러주었습니다. 정성을 다해서 꾹꾹 많이 눌러주었습니다.
왼쪽은 첫날 손으로 대충 모양을 만들어서 만든 메주고, 오른쪽은 발로 꾹꾹 눌러서
만든 메주인데 손으로 만든 메주하고 하루차이인데 갈라짐의 차이가 큽니다.
왼쪽 메주는 따뜻한 실내에 두면 더 빨리 마를줄 알고 볏짚과 함께 방에 두었더니 흰곰팡이가
피면서 꼬리한 냄새까지 납니다. 메주가 잘마를수 있는 시원한 곳에 두어야하나봅니다.
처음 만들어보는 메주라 몇 개 실패해서 버릴 생각으로 만드는 중입니다.
친정에서 무상으로 원조해주는 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콩을 돈 주고 사서는 이 짓 못할 것 같습니다.
최대한 빨리 말려줘야 할것 같아서 한겨울에 선풍기 꺼내서 돌리는 중입니다.
자주 자주 뒤집어가면서 열심히 말리고 또 말리고 있습니다.
메주 만들기는 끝냈고 이제 메주를 어떻게 잘~ 말려야 할지가 해결과제입니다.
지난 겨울부터 메주를 어떻게 말릴것인가 머리속으로 생각만 잔뜩했습니다.
1년간의 고민의 결과물인 볏짚과 노끈과 코바늘입니다.
뜨게질 하실 줄 알면 이거 설명 안해도 알것 같은데... 글로 설명하려니...
볏짚 한가닥씩을 코바늘로 한땀씩 떠준건데 하다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처음 생각은 양쪽을 두줄로 뜨게질 하려고 했는데 막상 해보고는 한줄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적당히 마른 메주를 볏짚으로 묶어주고
가위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볏짚을 깔끔하게 잘라주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이 메주가 얼면 안된다고 해서 실내에서 선풍기로 말리는 중입니다.
언젠가는 꼭 메주를 만들어보겠다고 모아놓은 양파망을 드디어 써먹고 있습니다.
연습 삼아서 몇 개 만든다고 시작한 일인데 이러다가는 몇 년간 먹을 된장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남편이 언제까지 만들거냐고 물어보는데 만들고 있는 제 자신도
메주를 몇 개나 만들건지 그게 걱정입니다.
제가 중간이 없는 사람이라 뭘해도 참 부담스럽게 한다는게 문제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