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없는 생존게시글이 왜 키톡에 있는지를 변명하는 허접음식사진 한장 딸랑~
아놔~~~~~~
아침마다 오늘이 며칠이냐고 묻는 정신줄 실종된 아짐이 왔네요
아침밥 하러 부엌에 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져 있는것이 느껴지더군요.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한참을 들여다 보고서야
대충대충 지지고 볶아서 차려지는 아침상...
남편도 애들도 알겁니다.
요즘 주방아짐마 바이오리듬은 바닥에서 율동중이구나..... 싶겠지요^^;;
이젠 햇볕도 무척이나 날카로운것이
여름엔 두리뭉수리하니 뜨겁기만 하던 햇볕이 오늘은 가만보니 방바닥을 후벼파듯 눈이 부십니다.
이런날 애호박 나박나박 썰어 하루해에 꼬들하게 말리시며 오지다 하실 할매들도 많으실듯합니다.
아해들은 모두 학교에 갔습니다.
요즘은 학교에 헬맷을 쓰고 다닙니다.
이사한후 두어번 가본 이동네 미용실이 후지다나 머라나... 그래서 머리잘라야 할 시기가 이미 지났지요.
고집쟁이 곱슬머리가 부시시 헬맷이 되어가지고는...
어휴~ 아침마다 떠버린 머리칼을 물 축여 죽이면서(절대 감지않음) 꼬라지부리는....
굳이 한달에 한번 할머니집 다니러 가는 길에나 예전 다니던 미용실에서 배시시 웃고 나오는 녀석들입니다.
유행을 모르는 미용실 아줌마가 있으니 절대 동네미용실은 안간다나요...
사실 큰넘은 이제 열두살이니 그녀석에게 슬슬 겉멋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근데 암껏도 모르는 작은넘은 왜 덩달아 날뛰는지 말이죠...
형이 목걸이 반지 팔찌하고 다닌다고 왜 저까지 뭔가를 하나 걸어야 하냐고요.
유행을 모르는것이 되어버린 미용실아짐한테 엄청 미안한 사람이 또 접니다.
이사온 첫달 어질러진 집만큼이나 어질러진 애들 머리칼이 유난히 거슬리던 어느날
살살 꼬드겨서 애들을 미용실 의자에 앉히고는
미용실 아짐을 또 살살 꼬드겼드랬지요.
"하이고~ 저넘들 머리 자르려면 내가 속이 두어번 썩어야하니깐
여름도 돌아오고 하니 시원하게 화~악 밀어줍서~~".................... 일케요.
물주가 주문하니 미용실아짐이야 맘놓고 신나게 가위춤을 추었고
점점 돌아가는 상황이 안좋아지자 울아들넘 눈도 점점 뱁새가 되더니
급기야 머리 맘에 드냐는 아줌마 말에 시무룩해서는.....ㅋㅋ
지들이 좋아하는 머리도 별거 없어요.
딴거 다 필요없이 구레나룻 머리칼만 없애지 않으면 돼요.ㅋㅋㅋ
그날밤에 머리가 이게 머냐고... 난 학교 안다닐거라고 꼬라지부리는 아들한테
그런줄도 모르고 아빠가 마지막 폭탄을 던졌어요.
"이야~ 저번에 군대간 현빈보다 더 멋진 미남이 여기에 사는고나..."
ㅋㅋㅋㅋ
그 후로 동네 미용실 앞길로는 다니지도 않는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이사오기 전 동네 커피친구한테 해줬더니
말도 말라고...
그집딸(울 준탱이 친구, 같은 나이 여학생)은 분홍머리끈은 다 없애버리고
분홍색 옷은 남동생한테 입으라하고
아가씨구두를 넘보질 않나... 머리는 삼복여름에 날마다 풀고 다니고...ㅋㅋ
핼멧은 그렇다치고
옷타박이 또 어찌나 심해졌는지...
이제 깨끗하고 이쁜옷 물려받았다고 좋아할일도 없어졌네요.
어느날 큰넘이 조용히 하는말이
"엄마! 이제 저도 제가 옷을 골라서 사고 싶어요. 옷은 그만 물려받을래요..."
쩌~~억~~~
가정경제이 금이 가는 소리를 드뎌 내뱉으셨습니다.
근데 또 뭘 알고 하는 소리냐...
이 녀석은 소매끝이 고무단으로 마무리 되어있으면 내복이라고 안입는답니다.
아무리 그 티셔츠가 휘황찬란 명품티셔츠래도 손목이 고무단으로 야물게 조여지면 그 순간 내복이 되는거예요.
이런 미치고 팔딱 뛸노릇.... 그래서 눈밖에 난 티셔츠들이 몇장인지...
그러고 나서 골라입는게 끝단 접어넣어 오버록 쳐진 셔츠들만 골라입는다는... 헐~
바지는 청바지만 바지고 나머지는 바지도 아니고...
야이눔아... 고맙다...
니가 그나마 바지만 입을넘이라 어찌나 고마운지...
치마까지 입어야 하는거면 또 어떤 핑계가 생겨났겠냐...
속상해도 그래 니맘대로 입어라 내비둘라치면... 으윽~ 그 불쌍한 코디네이숀~
하다하다 말싸움이 되면 지는 사춘기라 엄마가 이해해야 한답니다.
기가 막혀 제가 마지막에 부르짖는 레파토리...
"야~ 머리도 안감는 사춘기가 어딨냐!!!"
"야! 이 패션에 'P'자도 모르는 넘들아~~~~"
(흥! 준탱어멈 알고보니 무식한 아짐일쎄... 오해하지 마십셔~ 고고장 가서 말춤추고 다닐때 한참 써먹은 우스개소리입니다.키득~)
머리도 세번 네번 잔소리해야 감으면서 사춘기는 어디다 갖다 붙여!
그 모냥만 사춘기께서 며칠전 동생과 나누던 모냥빠지는 대화!
과자를 두봉지 사다가 야금야금 먹다가 준탱이가 먼저 떨어졌습니다.
민탱이의 남은 과자를 얻어먹으려고 계속 기다리는데 그녀석도 흔들리지않고 계속 먹다가
마지막 하나 남은 과자...
드뎌 준탱씨 드립칩니다.
"의리를 택하느냐! 이기심을 택하느냐! 설마 마지막거는 형을 주겠지?"
종결의 달인 민탱씨
"치이~ 지도 의리 택한적 한번도 없으면서............"
난 아직 옛날 그대로라고, 아직 안죽었다고 우기고 싶지만
애들이 이렇게 커버려서 어른흉내를 내고 있으니 어떻게 우겨요.
그냥 말을 말자구요.
우리식구는 낼모레 핼멧 벗으러 할머니집 갑니다. 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