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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을 다녀와서...

꾸미타샤 조회수 : 312
작성일 : 2008-06-26 10:39:36
어제 갑작스런 고시강행에 대한 여러가지분석의 뉴스프로그램을 듣다가  KBS어느기자의 4가지 분석 요인중 하나에 촛불시위의 인원이 몇백명 정도로 사그러지고 있다는 말에 일손을 멈추고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젠 다끝났어 내가 아무리 이래도 달라지지않아 "  하는 생각으로 음악 방송으로 채널을 돌렸을텐데 말입니다.

모전교 앞에서 합류한 82회원들과 함께 광화문으로 가며 지난10일의 수많은 촛불을 기대한저는 약간의 실망과 불안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내일아침이면 관보게재가된다는데 ...... 당장 내일아침이면 모든게 끝나는건데.......
지난번 고시강행 소식에 절대 않된다며 농림부에 전화하고 촛불들고 거리로 뛰쳐나가고..  
그래서 그나마 관보게재도 미뤄놓게했었는데..
그때하고 지금하고 무엇이 달라졌길래 마음을 놓은걸까??
아니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포기해버린걸까??
우리가 이시점에서 할수있는 것은 그들에게 보여지는  촛불의 " 갯수" 가 중요했던것이 아닐까요?
물론 지난 50일 매일 거리로 나올수는 없었겠지요 저만해도 주말에만 겨우 참석했을 뿐 평일에는 집에서 가까운 KBS앞에만 며칠 나가봤었습니다
그러나 어제밤은 관보 게재를 미루게 할수있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낯에 경복궁앞에서 연행되가는 시민들을 보며 약간의 겁을 먹기도 했지만 바로 이게 그들이 노리는 수법이라는 판단에(시사 프로그램을 많이 듣다보니 서당개가 되었습니다^^) 당당하게 광화문 앞에 섰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오셨지만 이정도로 촛불의 위력을 알릴수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복궁앞에 고립된 시민들과 합류해야한다는 다급한 요구와 청와대로가야한다는 의견으로 인원이 반으로나눠져 서대문으로 향하고 우리는 아이들도 있고 광화문을 지키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광화문에 남아있었습니다.
10시 40분쯤 서대문으로간팀이 새문안교회담에 토성을 쌓고 넘어가려 하고.. 벽이 무너지고..지원인력이더필요하다는둥....  뭔가 긴박한 사태가 돌아감을느낄때쯤  우리도 전경버스에 밧줄을 걸어 방어벽을 뚫어 경복궁으로 합류하자며 어느시민이 밧줄을 가져오며 버스에 묶고... 옆에 서계시던 아저씨들이 밧줄을 땡기러 앞으로 나가고..
소화기가 분사되고...
전경버스에서나오는 방송소리   "여러분은 영웅심리에 빠져 이러고계십니다, 한사람의 영웅심리에 우리 선량한 국민이$$#@#$$........."    
  그에 맟서는 대책위 마이크의 분노의 목소리  "시민을 자극하지 마십시요. 우리는 청와대앞에서 이멍박대통령에게 우리의 소리를 알리려고 할뿐입니다......"

계속 뿜어내는 소화기에 밧줄잡고 계시는 아저씨들은 얼굴과 몸이 온통 가루투성이고....
뒤에있는 우리에게 손수건이나 마스크가 있으면 아저씨들에게 가져다주라는 소리에 얼른 가방을 뒤져 기다란 스포츠수건을 가지고 앞으로 뛰어가 아저씨얼굴에 묶어주고 .................

뉴스에서만 보았던 일들이 실제로 내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11시에 아이를 데리러가야할 시간이되어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발길이 떨어지질않더군요.
저앞에서 밧줄잡고 계시는 분들은 우리가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고 있으리라는 기대에 힘입어 저기서 고통을 참고 밧줄을 잡고 계시는 건데 저는 제살길만 챙기려 발길을 돌려야 하다니......  저분들이 누굴위해 저고통을 참는건데.........
가방을 뒤지니 물티슈가 있더군요.    뛰어가 아저씨의 주머니에넣어주며 이따 이걸로 얼굴 닦으세요..............
제가 할수있는 일은 겨우 여기까지였습니다.

집에 오는 버스안에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앞에서 힘겹게 밧줄땡기시던 분들이 뒤돌아 봤을때 횡~해진 시민들의 자리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집에 돌아와 또 컴퓨터를 켜고 이자리에 들어와 보니 앞에는 전경, 뒤에는 또라이 뉴라이트들,  시민들은 막아야될게 너무많다는 얘기에 내가지키지못하고 돌아온자리에 그들이 자리를 잡았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더욱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바로 이자리에 앉아 횡설수설 이야기를 해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젯밤은 제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분수령이 될듯 싶습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기권리를 행사함에 소홀히 함이 얼마나 큰 불행을 가져오는가를 새삼깨닫게 되었습니다.
IP : 59.16.xxx.23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08.6.26 10:44 AM (220.65.xxx.2)

    죄송합니다. 지방사는 것이 원통합니다.

  • 2. 깨밭
    '08.6.26 10:53 AM (61.74.xxx.116)

    오늘도 모전교로 가면 될까요?
    도저히 발길이 집으로 향해지질 않습니다.

    어제 조선일보 측면 게시판에서 웅성웅성 소동이 있기에 가 봤더니
    동그란 항의스티커를 붙이려는 시민과 전경들이 언쟁을 하고 있더군요.

    한 여자 분, 어찌나 강력하게 어필하던지
    속으로 '82님일거야...'했습니다.

    저는
    오늘도 또 갑니다!

  • 3. 달팽이
    '08.6.26 11:02 AM (116.121.xxx.97)

    타샤님 11시까지 계셨군요..
    네...멀다는 핑계로 좀 일찍 돌아가면서,
    계속 마음에 남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있더군요.

    촛불 이외에도 우리가 할 일을 찾아야 할 때 인거 같습니다.
    말씀대로 시민들이 막아야 할 것이 너무 많고,
    그들은 교활 합니다.
    우리도 다양한 전술과 아이디어가 필요하겠죠.
    몸도 바쁘고 머리도 바쁜 나날입니다...

    꾸미타샤님도 힘내시고, 전 토요일날 뵐께요.

  • 4. 요정의 눈물잔
    '08.6.26 1:38 PM (125.178.xxx.153)

    꾸미타샤님.. 달팽이님.. 호빵님.. 또다른 82회원님들..(닉넴을 까먹었네요 ^^)

    어제 수고많으셨습니다..
    저도 집이 멀다는 핑계로.. 아이들이 피곤해할거란 핑계로 일찍돌아와서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중계를 보며 가슴졸이고 눈물흘렸습니다..
    피곤에 지친 아이들을 보며 가슴아팠습니다..
    진정 우리아이들에게 못난 부모가 되어버리는건 아닌지..


    토요일날 뵙겠습니다.. 힘내자구요!!!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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