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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안오는 연습 없는 순간들

김흥임 조회수 : 2,109
작성일 : 2004-09-21 08:55:59


사람살아가며 어떤 순간에 대비하여
미리 연습이란걸 해 볼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한다.

결혼을 한후 첫아이 업고 시장통을 가노라면
누군가 등뒤에서 아줌마,라고
외쳐 불러도 그 아줌마라 불려지는 대상이
나란걸 받아 드리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 했었다.

그나마 아즘마,란 말은 몇십년을 반복하여 들을 말이니
적응이 되기나 한거지

적응도 연습도 없이 일생에 단 한번으로 치뤄지고 말 일들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도 순간 순간
이럴땐 어떤행동이 최선인건지
난감할때가 있다
아니 많다.

어제 늦은 저녁 볼일있어 출타했다가
돌아 오던길
동네 지하철역 공원에서 누군가 낮익은 아이 하나
날 아는척 한다.

큰놈이다

평소 제 아우놈이 여친과의 관계로 울고 웃고 할때면
담담하게
"얘야
그런건 대학가서도 충분이 누릴수 있는 일들이다.
지금은 그냥 학생의 신분에 맞도록 공부에만 전념해라,
하던놈이...

어느날 온라인 게임상으로 친해진 남의 귀한집 아들래미와
목하 열애중

심란 스럴만큼의 전화 통화에 밤도 낮도 구분 못하고 이어지는
문자팅에...

어디까지 지켜봐 주고
어느만큼 텃치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

조용히 큰놈 모르게 상대 아이에게 문자를 날렸었다.
자신이 내 아이에게 진정한 벗이고자 한다면
시기적으로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잘 알지 않느냐

세상에 절반이 남이고 여인 현실에서
이성교제를 말릴 생각은 없다.
다만 서로를 성장시킬수 있는 만남으로 키워 가길 바란다,라고..

신통한 남의 귀한집 아들
감사하다고
명심 하겠노라고
답문이 왔더랬다.

그랬던 큰놈이
그 딸놈이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귀가중
근처 공원에서 막간 데이트를 하고 있던
중이었던거다.

남의 집 귀한 아들은 쩔쩔매며
얼굴을 돌리고 있었고
딸놈은 용감무쌍하게도
"엄마,라고 외쳤다.

순간
안절 부절 하는 그 아이에게
덥석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남의 집 귀한 아들 순해빠진 첫인상에 마음이
놓였던건지 어쩐지...

그렇게 당황하며
연습할 겨를없이
닥치고
치뤄내고
지나간다.
IP : 221.138.xxx.61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겨란
    '04.9.21 9:03 AM (211.119.xxx.119)

    아 흥임님
    늘 그렇지만 요번에도 멋지셨어요!
    홧팅!!

  • 2. Happy
    '04.9.21 9:07 AM (218.159.xxx.66)

    정말 멋진 엄마.. 본받아야겠습니다.

  • 3. 건이맘
    '04.9.21 9:14 AM (211.188.xxx.164)

    휴..
    갈길 아직 먼 저지만 무쟈게 공감되네요.
    많이 많이 전수해주세요. 선배맘의 노하우를..

  • 4. 흠..
    '04.9.21 9:30 AM (211.201.xxx.208)

    멋있는 엄마..멋있는 부모..

  • 5. 김민지
    '04.9.21 9:38 AM (203.249.xxx.13)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네요.
    저도 김흥님처럼 멋있는엄마 되고 싶어요.
    많은 이야기 들려주세요.

  • 6. 열쩡
    '04.9.21 9:41 AM (218.153.xxx.181)

    십몇년 후에
    저도 흥임님처럼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 7. 마시오에
    '04.9.21 9:44 AM (221.168.xxx.152)

    멋있고.... 이곳에 이런분도 계시구나........뿌듯합니다.
    아주 좋은 기분으로 아침을 엽니다.
    감사합니다.

  • 8. beawoman
    '04.9.21 9:56 AM (169.140.xxx.38)

    악수를 하는 것이 더 인정받는 것 같지요
    항상 존경하는 마음입니다.

  • 9. 청포도
    '04.9.21 10:04 AM (203.240.xxx.20)

    멋있는 엄마의 모습이예요.
    하지마라 하지마라 하는 엄마 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지켜봐주시고
    믿어주시는 엄마가 계셔서 따님이 든든 하겠어요.
    흥임님은 꼭 제 언니를 보는 느낌이에요.
    흥임님의 모습에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

  • 10. iamchris
    '04.9.21 10:06 AM (218.49.xxx.224)

    멋진 엄마와 독한 엄마, 지혜로운 엄마와 막나가는 엄마 사이에 줄타기를 해야하는
    그 긴장감을 과연 잘 해낼(견뎌낼 ^^) 수 있을까요?

    그저 순간순간 기도할 밖에요...

  • 11. 다시마
    '04.9.21 10:13 AM (222.101.xxx.37)

    사랑이 전해지네요. 노력만으로는 힘든 커다란 사랑!
    아이들도 엄마의 큰사랑 아래서 잘 자라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12. 파아란 가을하늘
    '04.9.21 11:23 AM (211.44.xxx.201)

    언제나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정말 내 딸에게도 님처럼 지혜롭게 대처할 수있을는지....

  • 13. 헤스티아
    '04.9.21 11:31 AM (147.46.xxx.144)

    와 딸도 멋지고 엄마도 멋지네요.. 그리 당당할 수 있는 딸과 그렇게 키워내신 흥임님 대단하세요 0-0;;

  • 14. 벚꽃
    '04.9.21 11:50 AM (211.224.xxx.91)

    또 한수 배우고 갑니다.
    저라면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하고 계획을 하고 가도
    그렇게 못할거 같은데 역시. 역시!입니다^^

  • 15. 해보성우
    '04.9.21 12:00 PM (221.150.xxx.60)

    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그런 쿨~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 16. 강아지똥
    '04.9.21 12:42 PM (220.91.xxx.100)

    멋지십니다.^^

  • 17. 크리스티
    '04.9.21 12:51 PM (203.255.xxx.118)

    멋진 엄마^^ 저도 딸래미 남친에게 이럴수 있기를.......

  • 18. 쮸미
    '04.9.21 1:44 PM (220.90.xxx.215)

    전 얼마나 있어야 그럴수 있을지.........

    세월이 지나면 흉내라도 낼수 있을 까요...?
    그때까지 우리애는 얼마나 상처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건지...............

    우리애가 가엾어요......

  • 19. 누룽지
    '04.9.21 3:47 PM (221.151.xxx.209)

    멋지십니다....^^

  • 20. 은맘
    '04.9.21 5:30 PM (210.105.xxx.248)

    나두.... 그래야쥐. ^^

  • 21. 헤르미온느
    '04.9.22 10:20 AM (210.92.xxx.35)

    닥쳐서는 어리버리하고 지나고 나면 후회하는 저는 언제쯤 그런 멋진 대처를 할 수 있을까요...멋지세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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