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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뛰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

다린엄마 조회수 : 906
작성일 : 2003-08-25 09:50:53
아이를 키우는 저의 철학이라면 철학을 그렇게 말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려서부터 또래 다른 아이들보다 뭔가 빠르고, 소위 영재의 가능성을 보이는 아이들. 사실 저도 제 남편도 그런 소릴 듣고 자랐습니다. (아래 '파도랑'님의 글을 읽고 공감이 되어요. ) 저나 남편이나 어릴때 글자도 빨리 깨치고, 책 읽는거 좋아해서 어른들 뺨치는 얘기 가끔 한마디씩 던져 어른들 놀래키고, 아무튼 영특하다는 소릴 듣고 자랐으나, 지금 별로 남들과 달리 사는것 없고, 남보다 뛰어나게 성공을 한것도 아니구요. 오히려 어려서부터의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의 큰 기대가, 커서까지 무의식적, 의식적인 부담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서로의 공통점이라는 걸 발견한게 저와 남편이 처음 만나 가까워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니까요...

아무리 객관적으로 보아도 내 아이의 어느면이 다른 아이들보다, 또는 그 연령층 중에서 뛰어나다는 걸 발견한 순간부터 부모는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기대를 하게 되고 자꾸 그 다음 단계의 뭔가를 시켜보고 싶게 되고...그렇게 되겠지요. 그게 혹시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이 되고, 앞으로 뭔가 결정을 해야 일이 있을 때 자신이 정작 하고 싶은 쪽으로가 아닌, 자기도 모륵게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하게 되는 (그게 꼭 나쁜 결과를 가져와서가 아니라) 그런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지 않은게 저의 바램입니다.

내 아이가 어디가 뛰어나지 않을까 항상 주시해서 지켜보기보다는, 힘들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기만 한다면 더 바랄 것 없고, 항상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그런 부모가 되는 것으로서 저의 역할을 다 하려고 한다면...아이를 키워보신 여러 선배님들, 제가 이 주관을 잘 지켜나갈수 있을까요?
IP : 210.107.xxx.8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요
    '03.8.25 11:51 AM (143.248.xxx.243)

    저희집 꼬마와 그 아이를 바라보는 저와 제 남편이 여기 고스란히 있네요.
    남편이나 저나 주위에 기대로 늘 버거웠고, 주위에서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줄 알고 자랐었습니다.

    기독교를 종교로 가진 분들은 저를 무척 답답하게, 아이는 무척 안타깝게 바라보십니다.
    아이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존재인데, 좋은 아이를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키우는 사람이 그 의무를 태만히 한다고요.
    영재 교육원 데려가 보라는 이야기 숱하게 듣습니다. 직접 연락처나 책자 등을 알려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학교 들어가서 아이가 공교육을 답답해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도 하고요.
    이런 말을 들으면 더럭 겁이 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영재교육 시킬 생각 전혀 없고, 외국에서 시키자면 유명한 음악가들 키우신 어머니처럼 식당일도 하고 그래야 될텐데, 저나 아이나 그게 행복할지 의문입니다.

    제가 지금 하는 것이라고는 다린 엄마님 말씀처럼 아이에 질문이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늘 살피고요.
    저저번주에는 잠자리 잡으로 다녔습니다. 요사이는 개구리를 잡아서 키우자고 하는데, 그건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책으로 때워보려고 하는데, 어제는 찰흙으로 올챙이를 만들어 무언의 압력을 넣더군요.
    그냥, 저는 이런 걸로 엄마 역할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습니다.

    다린엄마님 말씀처럼 시작은 달라도 끝은 다 비슷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그냥 그 사이에서 아이가 즐겁고 행복하게 느끼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2. 고참 하얀이
    '03.8.25 2:08 PM (24.66.xxx.140)

    님들 글이 계기가 되어서 남편이랑 저랑 육아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저같은 맞벌이한테는 자유를 주되 방치하지는 않는 육아가 많이 힘듭니다. (주로 방치 상태...)
    그러다보니 남들이 좋다고 하는 교재나 교육으로 많이 쏠리려고 하거든요. 원래 귀도 얇지만요.

    가끔 이런 글로 제 중심을 잡아주는 분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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