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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약속 펑크

김효정 조회수 : 918
작성일 : 2003-08-02 12:58:25
21살에 결혼한 친구가 있어요.
저는 28살인데, 이상하게 제 친구들은 다들 결혼을 늦게하네요.
그래서 결혼한 친구는 그친구 한명 뿐이지요.

그 친구는 어릴 때 결혼해서 당연히 시부모랑 같이 살았어요.
그사이 시아버님 오랜 병끝에 돌아가시고,
남편은 학교 졸업하고 취직 제대로 못하다가 요즘 겨우 다니는듯 하고,
시동생 두명 뒷바라지 당근, 그중 한명 결혼시키고 등등 그랬죠.
식구들 중에 돈 버는 사람이 제 친구 한명뿐이었어요.
그나마도 유치원교사라 월급 얼마 되지도 않았죠.

힘든 시기동안 남편이 힘이 되어주면 좋은데
너무 어릴때 결혼해서 그런지 부모님 특히 엄마한테 많이 의지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을 때도 힘도 못되어주고..
특히 돈을 못버니 경제적으로도 갈등이 많았었나봐요.
그래서 지금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거 같아요.
20대 후반인데 부부사이는 아주 오래된 사이처럼 되버린거죠.

저는 친구라 걱정하는 마음도 많았고, 안쓰러운 마음도 많았고..
암튼 전화도 가끔 하고, 만나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근데 작년부터는 통 만나지를 못하겠는거에요.
시동생 결혼하는데 동서될 사람이 지방 사람이라 주말마다 결혼준비하는데 서울에 온대요.
근데 그 준비를 시어머니가 나서서 하고, 친구도 덩달아 맨날 바쁘더라구요.
저는 시동생 결혼하는데 친구가 바쁜걸 이해할수 없었지만 그래도 할 수 없었죠.

그러다가 정말 오랜만에 오늘 만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오전에 전화해서
집에 일이 생겨서 못만나겠대요.
(시어머니가 어디 가자고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무리 친구지만 갑자기 다 싫어지네요.
점심 뭐 사줄까 맛난거 사줘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매번 시댁과 관련된 일때문에 약속 했다가도 취소해버리니
이젠 내가 먼저 만나자는 말 하지 말아야겠다 싶어요.
그럼 아마 평생 만나지 못하겠죠.
걔가 먼저 만나자고 하거나 먼저 전화한적 한번도 없거든요.

저는 그래두 친구가 안쓰럽고 그래서
가끔 밖으로 불러내서 맛난것도 사주고 그러고 싶었는데...
남편은 니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 힘들거 같은 상황이지만
친구 나름대로 그 상황에 잘 적응해가며 살고 있는거 아니냐고 그러네요.
맞는 말인거 같아요.

에휴~
늘 괜히 저 혼자 걱정하고, 저 혼자 챙기고 그러는거 같아요.
저는 걔 생일에 불러내서 선물 사주고, 밥 사주고 그랬는데
제 생일에는 전화 한통 없었거든요. -_-;;
물론 뭘 바란건 아니지만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없으니 섭섭하더라구요.

원래 시댁식구들이랑 살면 친구까지 신경쓸 여력 없겠죠?
저두 지쳐서 이젠 그냥 친구는 친구대로, 저는 저대로 살아야할까봐요..
IP : 61.251.xxx.1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3.8.2 5:42 PM (218.236.xxx.43)

    저랑 비슷하네요..시댁이 무척 엄한 ㅌ친구가 나름대로 안타까워서
    전화 몇 시간을 푸념해도 다 들어주고 자기 생일 때는 밥사주고..오랫동안 그랬는데..다 소용 없더군요..그 친구는 어느 틈에 자기 시댁 사람들 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었더라구요.

    요즘 제가 아퍼서 고생하는데 전화 한마디 없고 어쩌다 전화해도 자기 시집 식구 이야기 뿐이랍니다..사고 방식이며 말하는 투도 어느 틈에 자기 시어머니랑 똑 같아졌더군요.
    저는 이제 그 친구 잊어버리려구요!

  • 2. 이예선
    '03.8.2 9:25 PM (220.86.xxx.25)

    그러지 마세요
    그래도 그 친구는 자기를 걱정해주고 생각해 친구가 있다는게
    맘으로 얼마나 큰 언덕인지 모르시죠?
    친정에는 할 수 없는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친구는
    힘든 일 견디어 나갈수 있을꺼예요
    그리고 자기를 걱정해주는 친구에게 아무것도 해 줄수 없어서
    더 가슴 아플지도 모른답니다.

  • 3. shu
    '03.8.2 11:59 PM (61.48.xxx.191)

    사는게 너무 힘들고 바쁘면, 친구도 별로 만나기 싫어진대요.
    친구들 사는얘기 들어도 자기처지랑 비교만 되고 한숨만 나오고..
    또 궁색한 모습 보이기 싫다구요.
    제친구 중에도 그런애가 있는데.. 아마 님이 멀어져서라기보다 여유가 없어서일거에요.
    너그러운 맘으로 이해하세요~

  • 4. piglet
    '03.8.3 1:55 PM (211.119.xxx.211)

    친구 관계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특히 결혼을 하고, 각자 신경써야 할 가족이 생기면 더 그런 것 같구요.

    shu님 말씀처럼, 자기가 힘들면 친구들하고도 만나기가 싫어지더라구요.

    친구분에게 기회를 주세요. 먼저 연락 안하는 것도 방법인듯 해요.

    정말 전화 한통도 없다면 그 친구와의 인연도 다 한 것 아닐까요?

    애정과 마찬가지로 우정에서도 어떤 균형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한쪽이 일방적으로 챙기고 베풀고 신경쓰고, 그런 관계는 부부관계처럼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그냥 좀 내버려 두심이...

  • 5. 쌍둥맘
    '03.8.3 4:42 PM (219.241.xxx.175)

    친구분도 시댁일 때문에 약속 취소할때마다 너무 속상할 것 같아여..
    제 친구는 님의 친구분처럼 시댁에 매여 사는데,
    그 친구와는 아예 만날 엄두도 못 낸답니다. 제 친구는 거의 자기의 시간이
    없거든여..
    살다보면.. 전화 연락해주고,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들어주었던 님을
    너무 고마워할때가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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