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결혼한지 4개월도 안 됐기 때문에 김치는 2달 전에 처음 담궈 봤거든요.
그냥 겉저리 김치야 뭐 쉬우니까 몇번 해 봤지만 어디 김치를 담구는게 쉽나요. 제대루 할 줄도 모르는 상황에.. 또 여긴 배추랑 무우는 왜 또 비싼지 ㅡ.ㅜ
어찌어찌해서 한국 가게서 싸게 가격 부르셔서 걍 대충 12포기 정도 했는데요.(이눔의 한국 가게는 맨날 야채값이 바껴요. 맨날 야채값이 달라지고 비싸진다나 ㅡ.ㅡ;;) 준비 과정에 부엌이 난장판이었답니다.
저희 남편 평소에 뭐 하겠다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하는 스타일이지만 집안 일은 굉장히 귀찮아 하는 스탈이라 기대도 안 했는데...설거지만 빼면 의외에 잘 도와주더라고요.
그날도 무우, 양파, 파 다 썰어주고 어찌나 열심히 거들던지 만약 한국에 살았다면 옆집 아줌마랑 하는 기분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했답니다. ^^;; 배추도 하루 꼬박 절여 놨는데 여기서 굵은 소금을 못 봐서 그냥 보통 소금으로 절였더니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ㅡ.ㅡ;
하는 방법도 잘 모르지만 그냥 대충 고추가루, 생강즙, 마늘 갈아 놓은것, 찹쌀 가루로 풀 만들고 대충 대충 이거저거 설탕, 젓갈은 새우젖이랑 멸치액적 두가지로 했더니 김치가 완성이 됐지요.
처음하는데 무슨 노하우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김치가 생각 외로 맛나게 됐어요.
남편은 "엄마가 이렇게 하셨어. 김치맛이 시원한게~"(진지하게)
윽.....들어서 기분 좋으라고 한건지 진짜 그런건지....안 그래도 헷갈리는 판에 언니들(시누이)도 와서 먹을 때 시원하다고 하시면서 맛이 먹으면 먹을 수록 맵고 맛있다고 하는데...김치를 담군지 1달도 못 채우고 다 먹었답니다. 손님도 으찌나 자주 오시게 됐는지....
저 정말 실수라고 표현하고 싶거든요. 다음부터는 실수 계속 하면 될 것 같은데 다시 하라고 하면 이제는 실수하기도 어려울 것 같네요.
음....말이 넘 많아졌네요 ㅡㅡ; 본론은 뭐였냐면요...힉 (^^)
한국 가게는 맨날 가격 바껴서 배추 도매 가격으로 살라고 하면 한 박스에 70lb 정도 라는데...거의 스므 몇포기 있나봐요. 저 그거 다 할 자신이 없어서 몇 포기 사서 할라고 마음만 먹은지 한달이 또 되어가고....(몇포기만 사면 정말 비싸거든요)
그런데.......
어제 4째 언니(저 친 언니 없어요. 시누에요 ^^;)가 배추랑 무랑 그외에 식량을 엄청 사다 놓으셨더라고요. 저더러 김치 없지? 하면서 오이 소박이 담근 것 조금 주시고 배추 엄청 큰거 4포기에 무우도 제 허벅지 만한거 ㅡㅡ;; 2개..........정말 감동이었죠. 거기다가 게 무침 해 주셔서 밥도 맛나게 먹고 왔어요~
아줌마 되니 정말 배추랑 무에 감동하는거 있죠. 제가 딱 원하는 만큼이라서 더 좋았고!
이게 감동의 도가니였다고요 ㅡㅡ;;;;;;;;;;;;;;; 이해 못하시겠지만 타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봐요~
이제 김치 담글 일만 남았는데 그래도 기분이 좋네요. ^^;
구정이 언젠지 정확히 몰라서 한국 달력 들쳐 봤더니 이번 주일이네요.
다들 바쁘시고 하실 일들이 많으시겠어요.
전 미국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저희 시댁은 워낙 그런거 간섭 안하시고 한국 구정이라고 여기서 구정 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 시아버지는 또 다른 주에 사셔서 전화만 드리면 되거든요.
그래도 늦게 보신 며느리라고 이뻐해주기만 해주셔서 전 정말 축복 받은 거 같아요.
그냥 어리다고 다들 이뻐해주시거든요. 하지만 어린 취급은 안하시고 무조건 너도 니 남편이랑 같은 나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시면서 세워주시고요~(제가 남편이랑 나이 차이가 좀 ^^....)
그래도 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 또 다른 이유들 등등해서 여기 주에 사시는 언니 가족은 꼭 저희 집에 오셔서 지낸답니다. 그런데 구정에 떡국이라고 끓여서 초대해야하는지...
어짜피 3째 언닌 거의 매주 토욜날 저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시지만 ㅎㅎㅎ~
다들 정말 수고하실텐데 혼자 이야기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
그런데요~ 명절이 다가 오니까 괸히 한국에서 지낸 설이나 추석 등이 그립네요. 송편 빗고 만두 빗고~
전도 부치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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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도가니탕~ ㅡ.ㅜ
LaCucina 조회수 : 925
작성일 : 2003-01-28 01:23:35
IP : 172.165.xxx.7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박혜영
'03.1.28 2:14 AM (219.241.xxx.75)저두 첨에 김치 담궛을땐 남편이 맛있다고 해주더니, 담글때마다 담엔 좀더 나아질거야라는 말만 하더라구요..저두 이제 결혼 3년차네요.그럭저럭 담그긴하지만 담글때마다 다른맛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세월이 지나면 나아지려는지...열심히 김치를 담궈봅시다..^^
2. 김수연
'03.1.28 3:42 PM (211.204.xxx.120)대단하시네요. 전 그즈음엔 정말 아무것도 못했는데.. 아이디가 심상치 않았다니까요.
3. 여니
'03.1.28 6:19 PM (211.204.xxx.94)김치맛은 커리어를 쌓는 수밖에 없어요.
나이 든다고, 다른 음식 많이 해봤다고 맛있는 김치가 나오는게 아니더군요.
부지런히 트라이 하세요. ^^4. 김혜경
'03.1.28 10:47 PM (211.212.xxx.244)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도 안담그는 김치를... 시누이에게 얻어다가만 먹어도 시원치않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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