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감동의 도가니탕~ ㅡ.ㅜ

LaCucina 조회수 : 925
작성일 : 2003-01-28 01:23:35
사실 결혼한지 4개월도 안 됐기 때문에 김치는 2달 전에 처음 담궈 봤거든요.
그냥 겉저리 김치야 뭐 쉬우니까 몇번 해 봤지만 어디 김치를 담구는게 쉽나요. 제대루 할 줄도 모르는 상황에..   또 여긴 배추랑 무우는 왜 또 비싼지 ㅡ.ㅜ

어찌어찌해서  한국 가게서 싸게 가격 부르셔서 걍 대충 12포기 정도 했는데요.(이눔의 한국 가게는 맨날 야채값이 바껴요. 맨날 야채값이 달라지고 비싸진다나 ㅡ.ㅡ;;) 준비 과정에 부엌이 난장판이었답니다.
저희 남편 평소에 뭐 하겠다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하는 스타일이지만 집안 일은 굉장히 귀찮아 하는 스탈이라 기대도 안 했는데...설거지만 빼면 의외에 잘 도와주더라고요.

그날도 무우, 양파, 파 다 썰어주고 어찌나 열심히 거들던지 만약 한국에 살았다면 옆집 아줌마랑 하는 기분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했답니다. ^^;;  배추도 하루 꼬박 절여 놨는데 여기서 굵은 소금을 못 봐서 그냥 보통 소금으로 절였더니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ㅡ.ㅡ;

하는 방법도 잘 모르지만 그냥 대충 고추가루, 생강즙, 마늘 갈아 놓은것,  찹쌀 가루로 풀 만들고 대충 대충 이거저거 설탕, 젓갈은 새우젖이랑 멸치액적 두가지로 했더니 김치가 완성이 됐지요.

처음하는데 무슨 노하우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김치가 생각 외로 맛나게 됐어요.
남편은 "엄마가 이렇게 하셨어. 김치맛이 시원한게~"(진지하게)
윽.....들어서 기분 좋으라고 한건지 진짜 그런건지....안 그래도 헷갈리는 판에 언니들(시누이)도 와서 먹을 때 시원하다고 하시면서 맛이 먹으면 먹을 수록 맵고 맛있다고 하는데...김치를 담군지 1달도 못 채우고 다 먹었답니다. 손님도 으찌나 자주 오시게 됐는지....
저 정말 실수라고 표현하고 싶거든요.  다음부터는 실수 계속 하면 될 것 같은데 다시 하라고 하면 이제는 실수하기도 어려울 것 같네요.  

음....말이 넘 많아졌네요 ㅡㅡ; 본론은 뭐였냐면요...힉 (^^)
한국 가게는 맨날 가격 바껴서 배추 도매 가격으로 살라고 하면 한 박스에 70lb 정도 라는데...거의 스므 몇포기 있나봐요.   저 그거 다 할 자신이 없어서 몇 포기 사서 할라고 마음만 먹은지 한달이 또 되어가고....(몇포기만 사면 정말 비싸거든요)

그런데.......

어제 4째 언니(저 친 언니 없어요. 시누에요 ^^;)가 배추랑 무랑 그외에 식량을 엄청 사다 놓으셨더라고요. 저더러 김치 없지? 하면서 오이 소박이 담근 것 조금 주시고 배추 엄청 큰거 4포기에 무우도 제 허벅지 만한거 ㅡㅡ;; 2개..........정말 감동이었죠. 거기다가 게 무침 해 주셔서 밥도 맛나게 먹고 왔어요~
아줌마 되니 정말 배추랑 무에 감동하는거 있죠. 제가 딱 원하는 만큼이라서 더 좋았고!
이게 감동의 도가니였다고요 ㅡㅡ;;;;;;;;;;;;;;; 이해 못하시겠지만 타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봐요~
이제 김치 담글 일만 남았는데 그래도 기분이 좋네요. ^^;


구정이 언젠지 정확히 몰라서 한국 달력 들쳐 봤더니 이번 주일이네요.
다들 바쁘시고 하실 일들이 많으시겠어요.
전 미국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저희 시댁은 워낙 그런거 간섭 안하시고 한국 구정이라고 여기서 구정 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 시아버지는 또 다른 주에 사셔서 전화만 드리면 되거든요.
그래도 늦게 보신 며느리라고 이뻐해주기만 해주셔서 전 정말 축복 받은 거 같아요.
그냥 어리다고 다들 이뻐해주시거든요. 하지만 어린 취급은 안하시고 무조건 너도 니 남편이랑 같은 나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시면서 세워주시고요~(제가 남편이랑 나이 차이가 좀 ^^....)
그래도 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 또 다른 이유들 등등해서 여기 주에 사시는 언니 가족은 꼭 저희 집에 오셔서 지낸답니다. 그런데 구정에 떡국이라고 끓여서 초대해야하는지...
어짜피 3째 언닌 거의 매주 토욜날 저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시지만 ㅎㅎㅎ~

다들 정말 수고하실텐데 혼자 이야기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
그런데요~ 명절이 다가 오니까 괸히 한국에서 지낸 설이나 추석 등이 그립네요. 송편 빗고 만두 빗고~
전도 부치고..... ㅡ.
IP : 172.165.xxx.7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혜영
    '03.1.28 2:14 AM (219.241.xxx.75)

    저두 첨에 김치 담궛을땐 남편이 맛있다고 해주더니, 담글때마다 담엔 좀더 나아질거야라는 말만 하더라구요..저두 이제 결혼 3년차네요.그럭저럭 담그긴하지만 담글때마다 다른맛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세월이 지나면 나아지려는지...열심히 김치를 담궈봅시다..^^

  • 2. 김수연
    '03.1.28 3:42 PM (211.204.xxx.120)

    대단하시네요. 전 그즈음엔 정말 아무것도 못했는데.. 아이디가 심상치 않았다니까요.

  • 3. 여니
    '03.1.28 6:19 PM (211.204.xxx.94)

    김치맛은 커리어를 쌓는 수밖에 없어요.
    나이 든다고, 다른 음식 많이 해봤다고 맛있는 김치가 나오는게 아니더군요.
    부지런히 트라이 하세요. ^^

  • 4. 김혜경
    '03.1.28 10:47 PM (211.212.xxx.244)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도 안담그는 김치를... 시누이에게 얻어다가만 먹어도 시원치않을 것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161 다들 명절 잘 보내셨나요? 4 박혜영 2003/02/03 903
10160 공부하면서 밥해먹기 7 학생 2003/02/02 1,024
10159 다들 배탈은 안나셨는지.. 1 상은주 2003/02/02 902
10158 약식 성공했어요. 4 1004 2003/01/30 920
10157 새벽에... 6 LaCuci.. 2003/01/30 922
10156 시댁에 설 선물을 고기로 준비하려구여..도와주실분. 2 아씨 2003/01/29 903
10155 [re] 꾸벅..감사합니다. 1 아씨 2003/01/30 916
10154 살림 2주차.. --; 5 이종진 2003/01/29 908
10153 '아름다운 가게' 아세요? 2 나혜경 2003/01/29 903
10152 저녁에 해먹은 매운 순두부. 1 상은주 2003/01/28 896
10151 질문 하나 더 있는데... 3 원선희 2003/01/28 1,446
10150 냉동했던 국이니 찌개는... 2 원선희 2003/01/28 1,523
10149 우울한 설...댁에선 어떻게 하세요? 12 다미엘 2003/01/28 930
10148 용평에다녀왔습니다 7 김지연 2003/01/28 929
10147 윽...또 눈이라니... 1 박연주 2003/01/28 909
10146 감동의 도가니탕~ ㅡ.ㅜ 4 LaCuci.. 2003/01/28 925
10145 [re] 수연님 만드시는 주먹밥 궁금해요. 1 초록부엉이 2003/01/28 919
10144 저희집에두 하츠 생선구이그릴이 입성했습니다. 2 김수연 2003/01/27 928
10143 기름진 그릇 맥주로 닦는거 저만 몰랐나봐여~ 6 버터누나 2003/01/27 903
10142 주말과 휴일의 저녁 메뉴 4 김효정 2003/01/27 961
10141 요리와는 관련안된 질문인데.. 2 풍경소리 2003/01/27 891
10140 행님 너무 귀엽워요 ㅎㅎㅎ 1 1004 2003/01/27 912
10139 [re] 침대랑 쇼파 소독했어요.. 1 현승맘 2003/01/27 922
10138 침대랑 쇼파 소독했어요.. 1 현승맘 2003/01/27 908
10137 다가오는 설날 7 김효정 2003/01/27 890
10136 스타수퍼에 가보니... 3 ym 2003/01/27 923
10135 오늘의 주저리.. 주저리.. (plus 잡다한 사진들..) 5 제민 2003/01/27 894
10134 제맘대로 삭제했습니다. 2 김영주 2003/01/27 900
10133 시댁가서 왕만두 250개 빚고 왔습니다~ 1 꿀딸기 2003/01/26 930
10132 연수기 쓰시는분~ 2 다현맘 2003/01/26 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