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치열하게 살았었습니다.
휴일이 되면, 장보기, 1주일동안 먹을 것 갈무리하기, 집안 정리하기, 집안의 행사 쫓아다니기...정말 정신없었죠.
그때 참 많이 써먹던 수법이 같은 양념으로 여러가지 반찬 하기였습니다.
불고기 양념을 커다란 볼에 잔뜩 만든 후, 그걸 덜어서 불고기 양념해서 얼리고, 섭산적 양념해서 얼리고, 갈비도 양념해서 얼리고...
고추장 불고기 양념도 마찬가지였어요. 돼지고기도 재우고, 오징어도 재우도, 황태도 재우고..
회사를 그만 두면서, 제일 먼저 하지 않게 된 일이..바로 한꺼번에 같은 양념으로 각기 다른 여러가지 음식하기 였어요.

금요일날 불광동의 하나로 클럽에서 닭고기랑 돼지 등갈비를 사가지고 들어왔어요.
살때는 등갈비는 바베큐립 하고, 뼈를 발라낸 닭허벅지 살은 라조기나 깐풍기를 해야지..하고 마음 먹었어요.
막상 사가지고 와 보니까, 닭고기는 깐풍기를 하기에는 너무 많이 샀고, 바베큐립을 하자니 소스만들기 귀찮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불고기양념을 잔뜩 했습니다.
제가 하는 방법 아시죠?
그까이꺼 대~~충~, 맛술에 간장 맛간장 국간장 타서 간을 보고 (짜지않을 정도),
여기에 핫소스 파 마늘 후추 설탕 꿀 참기름 깨소금 넣는 방법이요.
이렇게 해서 먼저 양념장을 덜어내 닭고기 살을 재웠습니다.
이 닭고기 살은 어제 저녁 오븐에 구웠어요. 닭고기 살도 이렇게 구워먹으면 맛있어요.^^

오늘 점심은, 금요일날 핏물 좀 뺀 후 만들어둔 불고기양념장에 재워뒀던 돼지갈비를 오븐에 구웠습니다.
실제로는 많이 타지 않았는데..사진으로는 좀 많이 탄 것처럼 표현됐네요.
돼지갈비 요만큼이 1만2천원 정도...외식에 비하면 많이 싼 거죠?
바베큐립도 아니고, 그냥 돼지갈비를 구워주니까, 어떨까 싶던 가족들의 반응, 뜨거웠습니다.
먹을 만 하던걸요. 전..가족들이 하도 잘 먹길래, 먹는둥 마는 둥 하고 일어섰어요.
kimys가 다 먹고나서는 ,"맛있는데..근데 좀 부족한 듯 싶은데...하도 잘들 먹어서..."
맞아요, 담엔 저것보다 더 많이, 2만원어치 정도는 사야할 것 같아요..^^
바베큐립 소스 만들기 귀찮다 싶은 분들은, 이렇게 그냥 불고기양념해서 구워보세요, 먹을만 하답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은 굽는 방법, 아무래도 오븐이 있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전 가스오븐에서 구웠어요. 200℃에서 40분간. 첨에는 호일을 씌우지 않고 굽다가 나중에 호일을 씌웠어요.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호일을 씌우고, 200℃보다 낮은 온도에서 더 오래굽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