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의 일입니다.
월요일 불어 모임에 참석했던 조르바님으로부터 문자 메세지가 왔는데요
행복한 왕자의 공간에 딱 맞는 그런 그림이 한 점 생각나서 월요일에 들고 가고 싶다고요
그 그림은 그녀 자신이 그린 것인데 딱 맞는다고 말하고 나니 웬 자화자찬하면서 웃으면서 끝나는 메세지였습니다.

감사히 받겠다, 그리고 월요일이 기대된다는 통화를 하고, 실제로 오늘 아침이 되니 어떤 그림과 인연을
맺게 될까 궁금했지요.
수업이 시작하기 전 그림을 풀어보니 아, 즐거워라가 그림의 제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난 것이 바로 마티스의 그림을 보았던 때의 느낌이라서 오늘 밤에는 저절로 마티스 그림에
손이 가네요.

방스 성당에서 포즈를 취한 마티스, 2009년 겨울 마침 생일날에 그 곳에 가게 되었지요.
신앙이 없는 제게도 그 공간은 저절로 기도가 우러나오는 공간이었습니다. 마침 동행한 보람이에게 엄마
생일 선물로 그 공간을 찍은 사진을 세트로 사달라고 해서 지금도 방안에, 그리고 도서관의 제 방안에
두고 자주 바라보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평소라면 넘길 사진을 한참 바라보게 되는 것은!!

아마추어 화가가 자신의 그림을 공적인 공간에 걸어놓으라고 선뜻 주는 일이 쉽지 않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럿이서 함께 볼 수 있도록 선뜻 내 준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녀의 열린 마음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끼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녀를 알고 있는 우리들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었는데요. 그림을 걸어놓고 자꾸 바라보면서 여러 갈래로 생각이 번졌습니다.

덕분에 그 자리에 원래 걸려있던 그림을 누구에게 줄까 고민하다가 오늘 저녁 만날 수 있는 사람에게
제안을 했지요. 그림이 필요하면 가져가라고요. 그녀는 장소를 고민하다가 그래도 집에 걸어두고 보고 싶다고
그림을 들고 갔습니다.
조르바님의 선물로 인해 저도 덕분에 선물을 하게 된 셈인가요?

그리고 마티스 그림을 보러 모마에 들어갔다가 마티스 이외에도 막스 웨버란 이름의 화가를 새로 만나게
되었지요. 이런 뜻하지 않은 인연이 재미있어서 라캉 특강때문에 읽게 된 현대 철학에 관한 책들에서
우연성에 대한 것을 읽다가 아하 하는 소리를 내게 되기도 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