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하러 갔다가 그냥 못 오고 하나, 또 하나 이렇게 그동안 못 본 영화를 자꾸 빌려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처럼, 아니면 용불용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도 되나 할 정도로
무심코 지나치던 곳을 자꾸 가게 되니 어라, 이 영화도 아니 이 영화도 이렇게 자꾸 집어 오게 되더라고요.
파이터, 소셜 네트워크에 이어 어제는 EAT,PRAY LOVE를 빌렸습니다.
새벽에 보람이 출근하고 나서 보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졸음이 쏟아지고 초반에는 영화의 매력을
잘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이 상태로는 영화에게도 실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잠을 잤습니다.
자고 나서 생각을 했지요. 그냥 반납할까? 아니면 그래도 로마 장면에서 그쳤는데 경치라도 볼까?
망설이다가 다시 보는데 아니 이게 아까 지루해하면서 보던 그 영화 맞아? 싶더라고요.
다 보고 나서 보람이에게 오랫만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돌아오고 나서는 한 집에 살게 되니 글로 소통하는 일은 뭔가 묘한 기분이어서
일본에 있는 동안 줄창 보내던 메일을 그만 둔 상태였는데요 집에서 말로 하긴 어렵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서요.

그리곤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나서 레슨받으러 간 길, 레슨 선생님이 스즈키 1번의 마지막까지
제대로 도와준 덕분에 혼자 연습한 곡을 마지막까지 배울 수 있었지요. 게다가 2권의 첫 곡도 복사를
해 놓았더라고요. 가보트 연습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여름이 돌아온 기념으로 레슨 끝나고 옛 날 빙수 한 그릇 먹으면서 잠시 쉬다 들어오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일단 집으로 왔지요.
체력단련장에 가기 전 약간 남는 시간에 해금 연주를 걸어 놓았습니다.
이런 날씨에 이 곡이 참 어울린다 싶네요. 강 은일의 오래된 미래...

며칠째 르네 마그리뜨 책에, 그림에 붙들려 있습니다.
해금 연주가 끝나면 가볍게 일어나서 운동하러 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