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감탄부호를 붙이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거창한 일이 아니지만 제겐 너무나 반가운 변화라서요.

2주일간 낮시간을 거의 반납하다시피 하고 체력단련장에 갔었지요. 다 합쳐서 10번을 갔으니
얼마나 열심히 갔었는지가 증명이 되는 셈인데요, 덕분에 드디어 그 곳에 있는 윗 몸 일으키기 기구에서
손으로 붙잡지 않아도 처음 10번에서 15번 정도는 윗 몸 일으키기가 가능해졌다는 것,
언젠가는 몸이 훈련이 되어 가능해지겠지 느긋하게 마음 먹었지만 그래도 빠른 시일안에 몸의 변화를
확인하니 너무나 반가운 겁니다.

다른 한 가지는 일본 드라마중에서 골동품이나 일본 미술에 관련된 오래 된 용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지난 분기에 포기하고 만 드라마가 있었는데요, 우연히 혹시나 하고 다시 들어보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속일까요?
조금 낯설어서 패스하는 곳은 있어도 의미가 파악되어 이제는 자막없이도 이해가 가능해졌다는 것

그러고 보니 수요일에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슬픈 외국어도 이제는 한 주일에 한 챕터를
읽어가서 모르는 곳을 물어보는 수업이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중의 하나랍니다.

신체의 변용, 정신의 변용, 이런 것을 느끼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물론 그런 변용이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것,
헬스클럽에 다닌 적이 있어서 스트레칭을 혼자서 하기도 하고, 땀을 흘리면서 느끼는 상쾌함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는 보람이에게 제가 요즘 그런 즐거움을 자꾸 이야기하니까 다 아는 이야기를 왜 엄마는
내게 하는 것일까 하는 표정이더라고요.

엄마 인생에서 이렇게 지속적으로 ,이렇게 시간을 많이 들여서 운동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신기해서 그래
너는 20대에 그 맛을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니!!

그러고 보니 새로 시작한 바이올린, 드디어 스즈키 1권의 마지막을 연습하고 있는 중입니다.
진도보다 마음이 앞서서 한 권을 매일 한 번씩 연습하고 있는 중인데요, 레슨 선생님과 수요일에 만나는
희영씨에게 부탁해서 한 번 곡을 연주해달라고 하고는 귀로 들은 음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하다 보니
어느새 전 날 보다 조금씩 곡의 느낌을 살려서 연습하는 기분이 드네요.

수요일 아침의 아주 짧은 시간, 희영씨랑 둘이서 같은 곡을 켜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데요
그녀 왈 바이올린은 고독한 악기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연주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요.
아직 제 경우는 연주라고 이름 붙일 만한 수준은 아니라도 그런 시간 자체가 주는 묘한 울림이란!!

이제와서 무엇하러 새로운 것을 배우는가 이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꼭 무엇을 이루지 않아도
순간 순간 좌절감이 밀려와도 그것을 넘어서면 새로운 즐거움이 샘솟는 것은 역시 배움에서 오는 것이
가장 크고 지속적인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제 경우에는

요즘 마그리트에 관한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뉴욕의 모마에서 볼 수 있는 마그리뜨를 찾아보는
중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