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의 일입니다. 수유너머에서 공부끝나고 늦은 밤 집에 들어오는 버스속에서
mp3로 라디오 음악 방송을 듣던 중 어라, 스페인 노래로구나, 아는 단어가 몇 개씩 들려서 신기한 마음에
귀기울이고 듣다가 그렇군, 스페인어 노래 모음집을 하나 구해서 듣다보면 노래도, 그리고 언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노래가 끝나고 방송 진행하던 담당자가 소개한 음반이 바로 세상의
모든 음악 6 이었습니다. 방금 나온 음반이라고요.
일주일에 두 번 서울나들이를 하는 제게 월요일은 공부가 주목적인 날이라서 한가하게 무엇을 구경하기 어려운
날이고 그나마 금요일 오전 역사모임 후에 시간나면 영화관도 한 편 보고, (어제 본 킹스 스피치는 널리
알려서 함께 보고 싶은 영화였답니다. ) 강남교보에 가서 새로 나온 책 구경도 하고, 마음이 동하는 책은 구입도
하고요, 그리고 조금 일찍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면 음반점에 가서 듣고 싶은 곡을 살펴볼 여유가 있는 날입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6과 키신이 연주하고 지휘하는 모짜르트 (드디어 그가 지휘자로 등장했다는 소식에 놀랍기도
기쁘기도 한 날) 이렇게 두 장을 구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토요일 아침은 세상의 모든 음악과 모짜르트 연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겠지요?
아직 깨지 않은 몸으로 소파에 누워서 음악속으로 들어가는 여행, 그 시간의 평화가 제 하루에 주는 질서와
울림이란 상당한 파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그렇게 많은 일들을 소화하면서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어제 밤 연주중에서 모짜르트가 어쩐지 미진하게 느껴져서일까요?
오늘 키신의 연주로 모짜르트 협주곡을 두 곡 듣고도 다시 듣게 되네요.
그리고 아직도 오지 않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여러 날 연속해서 모네의 그림을 보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어제는 강남 역사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everymonth라는 카페를 열고 메니저 일을 맡아주고 있는 머라여님, 몸이 좋지 않다고 한참을 못 보았는데
어제 다시 나왔고 뒤이어 정각심님도,그리고 새로운 얼굴 lovelygirl이 등장해서 캘리님을 뺀 전 멤버가 다
나온 날이었습니다.함께 공부한다는 것, 마침 히틀러와 스탈린이 등장하는 대목이라 마음이 무거운 장면을
공부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들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다양하게 번져가기 때문에 역시
함께 한다는 매력을 느낄 수 있지요. 아직 두 세 자리 정도는 여력이 있으니 나도 무엇인가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환영합니다.(공부하는 공간의 제한성때문에 무조건 누구나 와도 좋다고 할 수 없게
되어서요 )
영화관을 찾으러 가던 길 lovelygirl님을 만났는데 친절하게 영화관을 알려주어서 덕분에 킹스 스피치를 볼
수 있었답니다. 한 번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이런 즐거움을 하면서 속으로 기뻐했는데요 스터디를 통해서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들과 만나서 새로운 인연을 맺고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은 상당히
깊은 인연이 된다는 것, 참 매력적인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