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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은 음악의 날?

| 조회수 : 1,664 | 추천수 : 23
작성일 : 2011-03-22 14:12:35

지난 해, 우연한 기회에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바이올린 선생님이 계시다는 말에

그렇다면 하고 한 번도 가르쳐 본 적이 없는 일본어이지만 영어 수업처럼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원해서  가르치고 배우고 하는 품앗이 수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마음에 품고 있던 악기는 첼로였지만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서 집에서 혹은 다른 사람들과 합주를 할 수 있는 실력까지 갈 수 있게 노력해보고 싶다고 시작한 일

그러나 중간에 선생님 사정으로 중단하게 되었지요.



겨울이 다 되고 여행도 가야 하니 새롭게 선생님을 구하는 절차를 알아보기도 번거로워서 그냥 혼자서

연습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여행 다녀와서도 방학이라 수업은 늘고

마루는 춥고 이래 저래 바이올린 케이스에 손대는 일이 없이 겨울이 다 지나가고 마음은 무거운 상태였는데

어느 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동네 사람을 만났지요.

혹시 바이올린 배우시나요? 어디서요?

물어보니 자신이 아니고 딸의 바이올린이라고 그런데 동네 음악학원에서 배우는데 만족스럽다고 하네요.

그래요? 일단 마음속에 접수를 하고  또 한 주 어물어물하다가  마음 먹고 찾아가보았습니다.



어머니는 피아노를 딸은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서로 번갈아서 서울과 일산에서 레슨을 하고 있다고요.

화요일 시간을 맞추어보니 레슨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레슨비도 저렴한 편이고요.

이왕 시작한 악기, 손에 익어서 누군가와 소리를 맞추어서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등록을 했고 오늘로  3번째 레슨을 받고 왔는데요, 미리 부탁을 했습니다. 피아노 악보도 조금 질문해도

되는가 하고요. 피아노 바이올린 두 가지 레슨을 다 받는 일은 아무래도 지출이 너무 많아서 곤란해서요.

그랬더니 흔쾌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네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역시 한 번 두 번 세 번 레슨을 거듭하다보니

이전에 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되어서 집에서 연습하다 보면 지난 번 진도의 끝까지는 연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세상에 불필요하거나 무용한 경험이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30분의 레슨을 위해서 한 주일 내내 연습을 하고 특히 화요일 오전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시간을 조금 길게

내서 연습하고 레슨을 받고 돌아오는 길, 이런 일상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마음 깊숙히 감사하는 마음이

차오르네요.



그 곳에서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레슨을 통해서 음악을 할 수 있고 합주도 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하니 어른들은 시작은 하지만 꾸준히 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사정은 알지만 조금 더 권해보시면 어떨까, 그래서 이 곳에서 어른들,아이들이 모여서 합주하는 연습도

하면 좋겠다고 일단 운을 뗐습니다.

조금 더 친숙해지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계속 이야기해나가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상한 학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방식에 대해서 눈 뜰 수도 있고

그런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 것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그동안의 삶을 통해서 느껴서일까요?

지금 당장 거절당하거나 반응이 없어도 계속 두드리면 어떤 형태라도 움직임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움직임이

살아있는 실감을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드림을 계속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1.3.23 1:37 AM

    저도 가만 있으면 아무 것도 생기지 않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아무 것도 생기지 않고, 있던 것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아,... 자꾸 마음에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하네요.

  • 2. 장미
    '11.3.23 9:06 AM

    마음속에 뭔가 꼬물꼬물거리는 요즘.....그림과....음악과...마음속에 가득스며듭니다.
    감사하네요....

  • 3. coco
    '11.3.23 10:45 AM

    인투님, 다음 기사를 한번 더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프랑스 시간 새벽 두시고요, 한국 시간 아침 열시일 겁니다. 뉴욕타임즈 기사는 삼십 분 전에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Spent Fuel Hampers Efforts at Japan Nuclear Plant.고요, 일본엔 많은 방사능이 나와서 열 이틀쩨 오염이 심합니다. 그리고 매애일 이렇게 계속 한동안 나올겁니다. 인투님이 읽으시고 한번 더 판단을 하시길 바래요. 도저히 일본을 떠날 수 없다면 도쿄가 아니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가도록 설득하시고요.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일 겁니다. 피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안전이 최우선이겠지요. 방사는 오염은 미래에 나타나는 거기 때문에 현재에 급급한 젊은사람들은 제대로 학교와 사회에서 그 위험에 대해서 배우지 않았으면 그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 모를 수 있다고 보여서요. 이런 댓글을 쓰기가 매우 부담스럽지만 안전에 대한 문제라면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야 하기에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최소한 지금까진 한국이 일본보다는 확실히 더 안전합니다.

  • 4. intotheself
    '11.3.23 1:13 PM

    coco님

    관심과 걱정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보람이는 지금 오사카에 있고요, 아마 4월 초에는 돌아오게 될 것 같아요.

    도쿄의 모든 면접이 미뤄져서요. 그래도 아직 남은 오사카의 면접이나 시험은 치루고 오고

    싶다고 하네요. 그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비행기표를 4월 초로 확정지어서 오라고

    계속 당부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아는 분의 아드님은 도쿄에 있는데도 귀국을 하지 않아서 그 집도 걱정이 태산이더라고요.

    그 분 말씀도 젊은 사람들은 왜 말을 듣지 않는 것일까?

    심각하게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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