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이라 잠을 깨느라 소파에 한참 누워 있었습니다.
잠을 깨느라 소파에 누워? 언뜻 보면 모순어법이지만 소파에 누워 그 날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서
한참 듣다 보면 자연히 몸이 깨어나는 과정을 고스란히 느끼는 그 시간이 제겐
하루 중 어떻게 보면 가장 즐거운 시간인지도 모르겠네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11일 콘서트에서 협연자의 첼로소리가 좋아서 저절로 빨려들어가서
한동안 보람이 소식에 대한 걱정도 잊고 소리 속으로 여행한 곡이기도 해서 제겐 다시 한 번 제대로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었거든요. 월요일 아침 여러 차례 같은 곡을 듣게 만드는 소리의 향연이
펼쳐지네요.
아무리 머릿속에 잡념이 있거나 잠이 가득하게 시작해도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잡념이 없어지고
몸도 깨어나는 그 순간의 느낌이 좋아서 하루를 가능하면 음악과 더불어 시작하려고 하거든요.
새로 시작한 바이올린 연습, 아무래도 집에서는 주변에 신경이 쓰여서 행복한 왕자 도서관에 바이올린을
갖다놓고 거기에 한 시간정도 일찍 나가서 연습을 하는데요, 나가고 싶다와 조금 더 듣고 싶다
그리고 어울리는 그림을 보고 싶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그렇다면 한 두 점이라도 보면 하고 타협을 하고
앉아 있는 중입니다.
아침부터 이런 갈등을 하는 것을 보니 일상으로 확실히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고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