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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학습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날

| 조회수 : 1,647 | 추천수 : 52
작성일 : 2010-10-13 17:27:21


학습, 배우고 익힌다 ,아주 간단한 말같지만 습의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기회가 된 날이었습니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서두가 거창한가?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요?

오늘은 수요일, 요리 교실이 있는 날입니다. 그러니 아무런 감각이 없이 지나치기 어려운 날이기도 한데요

오늘따라 어쩐지 썰기가 뭔가 부드럽게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켜보고 있던 호수님, 마리포사님도 그것을 느꼈는지 선생님, 이제 써는 일을 제대로 하네요 하고

놀림겸 칭찬겸 웃으면서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더구나 마리포사님은 한 번 해서는 도저히 그 음식을 손에 익히기 어려우니 집에 가서도 해보고

그 다음 시간에도 해 보고 이런 프로그램으로 훈련에 나선 사람이라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고 오늘 이 음식, 다음 번 저 음식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아직 머리속에 요리의 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제게는 학은 가능하지만 습은 불가능한 프로그램이 되고 말 것이니까요.



물론 이것은 요리의 초보자인 제게 일어난 변화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난 변화는 영어 문장을 머릿속에서

그리면서 암기하는 일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영문법 설명도 몇 번이나 반복을 하다보니

어디선가 그 구문이 나오면 어라, 어디서 본 것인데 하고 바로 기억하게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서로

습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 날이었지요.



몇 년 지나서 이 시기를 되돌아보면 얼마나 좋은 추억이 될 것인가 서로 밥먹다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수요일 마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게 되니까 저녁이 되어도 전혀 배고프지 않다는 사람부터 내 배가 부르니까

음식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사람, 오늘 한 음식을 저녁에 아이들에게 해주겠다는 사람, 반응도 가지각색인

것도 재미있더군요.

오늘은 일부러 스트레칭을 시범으로 보여준 마리포사님 덕분에 집에 와서 스트레칭을 해보았지만

역시 현장에서는 따라 하는 것이 가능했던 동작이 뭔가 빠진 느낌입니다. 스트레칭도 습이 될 때까지

여러 번 눈으로 보고 몸이 그대로 가는 지 확인해 볼 작정입니다.



배도 부르고 혹시 길거리에서 뭔가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중간에 내려서 걸어오던 길

오마 초등학교 앞의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벽을 유심히 보게 되었지요.  평일에 일부러 경치를 찾아서

멀리 나들이를 갈 수 없는 제게는 그렇게 걸어다니는 짧은 시간이 카메라와 동행하는 좋은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화요일 오전의 경험이 있어서 그럴까요? 평소에는 30분 정도 연습하면 힘들다고 느끼던 제가

바이올린을 한 시간 내내 연습을 하게 된 것도 오늘 느낀 특이한 경험중의 하나로군요.

둘이서 연주하던 비틀즈 곡에 자극받아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두 종류의 yesterday를 연습한 것도

그렇고요.



집에 중고등학생이 있는 경우 학습의 의미에 대해서 부모와 아이들이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문법을 공부할 경우 늘 새로운 분야를 나가지만 과연 아이들에게 그 이전의

것들은 그대로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일까요?

선생의 입장에서도 맨 날 앞의 것을 복습할 여유가 있기 어렵고 아이들도 매 번의 과제가 바쁜데 지나간 것을

다시 보기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아요. 그랬을 경우 한 가지 방법은 지나간 것을 조금이라도

(간단한 예문이라도 ,아니면 개념을 설명해보는 것만으로도 ,혹은 새로 나온 지문에서 앞에서 배운 것을

찾아서 스스로 줄을 그어 보는 것만이라도 ) 다시 보는 것,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배운 적은 있지만

잘 모르겠다는 것으로 끝나기 쉬운 것이 아닐까 생각을 깊이 해보게 됩니다.

이것은 제가 학생이 되어서 공부를 하게 된 이후의 상황에서 역으로 추출해서 느끼는 심각함이기도 하고요.



오늘 아침 오랫만에 아르헤리치와 키신의 연주를 들으면서 저렇게까지 피아노를 칠 수 있기까지 아무리

그들이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 하더라도 얼마나 노력했을꼬, 덕분에 나는 집에 앉아서

이렇게 멋진 하모니를 그냥 즐기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웃음으로 주고 받는

자연스런 조화, 이상하게 마음속을 환하게 밝히는 소리에 반해서 저절로 카메라를 들던 시간의 기쁨도

생각나고요.우리들 각자에게 습이 필요한 분야가 다 다르겠지만 습이 단순한 복습이 아니라 몸에 스며들어

자신과 하나가 되는 경지 .생각만 해도 힘이 들면서도 마음에 등이 하나 켜지는 기분이 드네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10.13 5:59 PM

    Yesterday-古琴과 바이올린으로 연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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