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수업을 하다보면 배고파요, 선생님, 하고 하소연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간단한 주전부리를 구해서 함께 먹곤 했었는데 그 날도 배고파하는 아이들에게 떡 종류를 먹을 수 있게 하고 저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물어보더군요. 선생님, 오늘은 왜 안 드셔요?
아, 선생님 요즘 절식중이야, 그랬더니 한 녀석이 먹으면서도 확실한 다이어트가 있노라고 자신있게 말을
하네요. 그래? 그것이 무엇인데?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면 확실하다고, 자신도 친구랑 함께 시도했더니 금방 살이 빠졌다고 합니다.
20층을 한 번 오르내리려면 힘이 들지만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아주 자신있게 말을 하더군요.

그렇다면 나도 하고 마음을 먹긴 했어도 이상하게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기 해보겠다는 결심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에 18층은 조금 무리다 싶어서 조금씩 나누어서 오늘은 5층,내일은 10층 하는 식으로 세 번에
걸쳐서 전체를 올라갔다 내려오는 방법을 썼는데 그 이야기를 하니 마리포사님이랑 호수님이 옆에 있다가
그냥 걸어다니는 것보다 발꿈치를 들고 다니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오늘 새벽 첫 출근을 하는 보람이때문에 6시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준비해주고, 먹는 동안 이야기를 듣다가
배웅하러 나간 김에 바로 아파트 계단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곤 18층까지 갔다가 다시 일층으로 내려온 다음
5층인 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 더 올라가보았지요. 그랬더니 비오듯 땀이 줄줄 흘러내리면서
한참 운동한 효과를 내면서 몸무게를 재보니 동네 한 바퀴 운동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효과를 보이더군요.
새벽에 한 번, 밤에 집에 들어올 때 한 번 이렇게 하루 두 번이면 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흐믓했습니다. 2주 동안 무려 4kg을 감량했는데 몸이 가벼우니 기분도 좋아져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할까요?
샤워하고 나니 잠도 달아나서 새롭게 빌린 음반을 들으면서 아침 신문을 읽고, 그리고 다시 아침 준비하기 전
잠깐 짬을 내서 이 글을 쓰면서 신기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토요일로 바뀐 바이올린 레슨시간에 선생님도 놀라더군요. 처음 레슨받으러 왔을 때 바이올린 들고 서자
배가 출렁였는데 다 어디로 갔는고 하시면서요.
헬스 클럽이나 혹은 다른 운동기구를 이용한 운동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파트 계단 걷기
어때요? 처음 시작은 어렵지만 조금 지나면 변화하는 몸, 변화하는 마음으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 확실한
방법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