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지만 그래도 일단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자 -연습이 가능한 곡이 늘었습니다.
오늘 집에서 나비야와 주먹쥐고를 연습하다 보니 어린 시절 그 노래를 부르던 때가 기억나서 혼자
웃게 되네요.
낮시간에 연습할 악기가 하나 더 늘면서 사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시간을 쓰지 않으면 곤란한 지경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낮시간에 약속을 덜 만들고 시간을 확보하려고 하는 편인데요, 사람 살이가 그렇게
꼭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생각해낸 방법이 조각시간을 잘 이용하는 것인데요
바이올린 활에 송진을 묻혀 케이스에서 꺼내 놓은 상태로 보이기 쉬운 곳에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조각 시간을 이용해서 짧게 짧게 연습을 합니다.그렇게 하다 보니 시간의 부담이 덜하고 평소보다
더 자주 시간을 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어제 길담서원에 갔을 때의 일인데요, 선생님 방안에 기타가 보여서 물었습니다.
악기 연습하시는가 하고요. 그랬더니 선생님 말씀이 악기를 못 배운 것이 평생에 후회되는 일중의 하나라고요.
그래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서 길담서원 안에 피아노를 장만해놓고 피아노 교습소에 배우러 갔더니
난색을 표했다고 하네요. 결국 피아노 배우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하시길래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저도 사실 어깨 너머로 배우다가 어른이 되어서 겨우 피아노를 배울 기회를 마련했고 이상하게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배우다 말다 되풀이되는 바람에 제대로 연습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거든요. 이제야 조금 안정적으로
연습이 가능해서 그런 사연을 들으면 꼭 내 이야기처럼 느껴져서요.
피아노 바이올린 둘 다 이상하게 사무라이라면 이런 소리를 낼까 싶은 그런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소리를
내지만 그래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소리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혼자 즐거워 하고 있는 시간
언제 길담에 다시 가는 날 아주 쉬운 악보를 골라서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피아노의 경우 페달에 관해서 배우고 연습을 하다 보니 모든 곡이 페달의 사용에 따라 그렇게도
다른 곡이 된다는 것이 정말 놀랍더군요. )
나비야와 주먹쥐고 연습에 지쳐서 조금 쉬려고 찾아보고 있는 그림, 평소에 못보던 마케의 그림들을
찾아서 기분좋게 잠깐의 한가한 시간을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발레에 관심이 생겨서일까요? 평소라면 쓱 지나갈 그림앞에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네요. 역시 관심이 사람의 시각을 바꾸기도 하고
무심하던 시선을 확 끌기도 하는 매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