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음악제, 말로만 듣던 그 음악제에 처음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운전을 못하는 저로서는
사실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음악제인데, 이번에 캘리님의 옆지기께서 운전을 해서 함께 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약속 장소인 수서역까지 월요일 발제를 맡은 유토피아를 읽으면서 가니 먼 길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
순식간 순간이동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 곳에서 만나서 차속에서 그녀가 골라온 음반을 들으면서 수다 만발, 아마 운전하는 사람의 귀는 꽤 시끄럽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차가 생각보다 덜 막혀서 시간여유가 있다고 월정사에 들를 수 있다고 하네요.
아니, 이것은 무슨 서프라이즈인가, 마치 여름휴가가 없는 제게 깜짝 선물처럼 다가온 시간이었습니다.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절 경내에 사람들이 많더군요.

틱낫한 스님의 걷기에 대한 글이 걸려 있더군요,반가운 마음에 찍어왔습니다.
몇 년 전 그의 책을 영어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렇게 쉬운 영어로 그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다니 놀라서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 다른 언어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가
그것에 대한 해답이 그 안에 들어있었다고 할까요?
요즘 아침에 눈뜨면 밖으로 나서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걷기 전에 아파트 층계를 까치발로 오르내리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것이야말로 몸에 땀을 흥건하게 해주는 기본 운동이 되더라고요.그렇지만 그것은 걷는다는
본연의 일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렇게 한 번 하고는 동네 산책을 겸해서 걷고 근린공원의 운동기구를 이용하는데요
그것도 매일 하다 보니 여러가지 방식을 생각해보게도 되고 몸도 조금씩 가벼워져서 신기해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기와 불사에 여러나라 언어로 소원이 적혀 있어서 카메라를 꺼내게 되더군요.


금요일 집에 돌아와서 늦은 밤 사진을 정리하면서 잘 여문 하루를 보낸 기쁨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느낌을 정리해야지 하고 그냥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컴퓨터 부팅이 전혀 되지 않더군요.
이상하다, 이리 저리 시도해보았지만 별무 소득이라 ,한글 파일에 글도 써야 하는데 고민이 되어서
연락을 했더니 일요일 아침에도 기사분 방문이 가능하다고요.
오늘 아침 점검하러 온 분이 부팅을 돕는 파워 서플라이가 망가진 것이라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 전에는 그래픽 카드가 이번에는 파워 서플라이가, 3년된 컴퓨터가 이렇게 시름시름 아프다니 참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동안 쓴 것을 생각하면 사실은 훨씬 더 긴 시간 고생한 것 아닌가 싶어서 마음을 달리 먹고
기다렸습니다, 다 고치고 본체안의 청소까지 다 해주신 다음 인터넷 상의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고 부탁을
드렸더니 전부 들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그것이 오늘의 서프라이즈가 되었네요.

그동안 줌인 줌아웃에서 곡명만 읽고 들을 수 없었던 곡들을 들으면서 월정사 사진을 추려서 글을 쓰고 있자니
이것이 바로 여름휴가로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전나무 숲 그 길지 않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여러가지 표정의 사람들을 보는 일도
숲길을 걷는 것만큼이나 재미있는 일이었지요.



내년에도 대관령 음악제에 하루 오기로 했으니 그 때는 슬립퍼를 준비해서 맨발로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여럿 있더군요.

미리 계획하고 간 장소라면 그렇게 즐거웠을까요? 물론 좋았겠지만 전혀 뜻밖에 가게 된 곳이라
더 마음에 파장이 큰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