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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대화 도서관 오고 가는 길

| 조회수 : 1,557 | 추천수 : 89
작성일 : 2010-07-12 00:02:55



일요일 오전, 평소보다 조금 더 자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빨리 눈이 떠졌습니다.

오늘 책 반납하는 날이라서 고민하다가 그렇다면 비가 오기 전에 카메라 들고 일찍 나서볼까?

서둘러 나갔는데요 벌써 꾸물꾸물한 것이 우산을 챙겨야 할 날씨더군요.






후곡 성당앞의 꽃이 탐스럽게 피어난 모습이 보기 좋아서 우선 그 앞에서 구경을 했지요.

뒤로 보이는 김대건 신부상앞에서 마음을 모아서 절하는 신자들이 보이길래 앗, 이 시간에 이렇게 서서

카메라 들고 있는 것이 실례인가? 갑자기 그렇게 놀고 있을 기분이 아니더군요.



평소에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빌릴 책을 정하고 이렇게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어슬렁 거리면서

동네 주변에 핀 꽃들을 구경하고 카메라에 담고 했지만 오늘은 자료실이 여는 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섰기도 하고

언제 비가 올지도 모르고 해서 우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일부터...





같은 공간이라도 지나다닐 때마다  조금은 새로운 꽃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네요.

그래서 늘 기대를 갖고 두리번 거리게 되기도 하고요. 도서관에서 무슨 책을 만날까 설레는 마음과

오늘은 무슨 꽃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가 두 겹이 되어서 일요일 나들이가 더 즐겁다고 할까요?







장미가 지천에 피어있을 때는 뭐라고 할까요? 조금 질린다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데 거의 다 지고 나서도 아직도 피어있거나 몽우리가  올라오는 장미를 보는 것은 상당히 경이로운

기분이 듭니다. 이르거나, 늦거나 식물에 대해선 그런 상황에 더 애정이 가는데 우리는 아이들에 대해선

늦는 것을 못 견뎌하고 그저 일찍 피어나길, 남보다 앞서가길 바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꽃밭에 서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사는 공간이 아닌데도 이 주일에 한 번  이 긽을 오고 가다 보니 참 친숙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일요일 날이라서 그런지 어느 집앞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다른 집앞에서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진동하기도

하고, 막 외출하러 나선 사람들, 혹은 편안한 옷 차림으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 오늘은 두 여성이 카메라를

들고 꽃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처음 발견한 날이기도 하네요. 무엇을 찍는가 슬며시 궁금해져서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기도 했고요.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저도 덕분에 여러 컷 찍게 되었으니 행복한 감염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이 빌라에서 제가 눈여겨 본 것중의 하나가  노인들을 위한 공간앞에 나무가 참 다양하게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꽃밭의 나무도 나무이지만 화분에 심어 놓은 나무도 다양해서 한 번 더 발길이 머문다고 할까요?

그들이 꾸리는 노인정은 어떤 모습일까 공연히 좋은 쪽으로 상상이 되더라고요.






누구의 손길이 가고 있는지 , 한 공간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이 있을 수 있겠지요?

제겐 이 길을 지날 때마다  화분을 가꾸는 손길에 대한 공상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하게 될

공간이란 생각이 들고  내겐 거의 없는 혹은 너무 부족한 식물을 살리는 손이란 기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이번에 새로 만난 아주 작은 꽃, 나무에 비해서 꽃이 너무 작아서 오히려 눈길이 가는 이름도 모르는 이 꽃이

무엇인가요?



이리 저리 해찰을 하면서 다니다가 도착한 도서관, 빗방울이 조금씩 비치기 시작했네요. 그러니 오늘 일찍

움직인 것은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좋아하면서 책을 골랐습니다.

월요일 일본어 시간에 읽는 책에 사르트르가 자주 인용되어서 그에 관한 책 한 권, 뉴턴에 관한 것, 하버마스

그리고 푸코, 마지막에는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여행기 한 권 이렇게 빌렸습니다.

작정한 것이 아닌데도 우연히 들어간 청소년 자료실에서 만난 책들이 마음에 들어서 이것 저것 들여다보다가

빌리게 되었지요. 오늘은 여행기를 뺀 나머지 책이 전부 청소년 자료실에서 뽑아들고 온 책이네요.



대화도서관 주변에는 유독히 무궁화가 많이 피어있었습니다 .그러나 비가 와서 결국은 포기하고

그냥 돌아오던 중  잠시 비가 개더군요.



금요일에 실패한 능소화가 보이길래 다시 카메라를 꺼내들면서 아니 이런 극성이 있나, 그러니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힘이 쎄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찍은 능소화와 핑크색 장미

사진과의 인연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한 날이었습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7.12 12:47 AM

    꽃밭에서-조관우

  • 2. 캐드펠
    '10.7.12 2:56 AM

    인투님께서 옮으신 행복한 감염덕분에 저두 눈이 행복해졌네요
    글 읽다 제가 잠시 반성을 했어요
    딸아이 때문인데요
    제 생각에 흔치 않은 기회라서 강요를 했더니 싫다하는 아이와 몇 일을 신경전을 벌이다가 제가 포기를 했는데요 뒤돌아 생각해보니 저의 욕심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남들보다 조금은 더 앞서길 바라는 그런 욕심요...

  • 3. 마실쟁이
    '10.7.12 10:28 AM

    너무도 아름다운 꽃들에 잠시 넋을 놓아 봅니다.
    인투님은 언제나 진행형이셔서 참 부럽습니다.

    캐드펠님 누구나가 부려볼만한 욕심이지 않나요?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더욱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면은요.....^^

  • 4. wrtour
    '10.7.13 1:07 AM

    불두화에 얘기부처(대충 이런 이름인데 생각이 안나네요,,,흰꽃잎이 후광처럼 서있는 사진)가 눈에 들어 옵니다.
    저 책 언제 다 읽으시나요.속독법이라도 하셨는지요???

  • 5. 하늘재
    '10.7.13 9:51 AM

    "수만 페이지의 책을 쓰더라도 꽃한송이가 주는 감동을 능가할수가 없다는~~ 중략~~"
    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들을 보니 이외수님의 글귀가 생각이 나서요,,,,

    와~~

    ~언제 다 읽으시나요?? 속독법 이라도 하셨는지요?? 222222 ㅎㅎ

  • 6. intotheself
    '10.7.13 11:22 PM

    언제 다 읽는가, 이 주일 동안 읽는 분량이라서요.

    속독법을 배웠느냐는 말이 재미있어서 웃게 되네요.

    계속 읽다보니 아무래도 속도가 빨라지고 선행하는 지식이 힘이 되어서

    독서를 더 자극하고, 그래서 제겐 밥이 된 독서라고 할까요?

    덕분에 지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 음악과 더불어 감사하고 있는 대상이기도 하네요.

  • 7. wrtour
    '10.7.15 1:41 AM

    정정합니다요~~
    노란 장미 위가 '스파디 필룸'입니다.
    화악약품 냄세를 제거해주기에 실내에 두면 좋은.
    비숫하게 생긴 거로 '얘기앉은 부채(처)'가 있어요.
    꽃의 형태가 후광을 발하고 있는 부처상같지않나요?

  • 8. 공작
    '10.7.15 12:46 PM

    저도 한그루 라일락이 되어 연보라빛 향기를 내뿜으며 인투님의 눈길에 찍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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