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사천가 보러 가는 길

| 조회수 : 1,987 | 추천수 : 123
작성일 : 2010-07-10 14:11:20

  
어느 날  한겨레신문을 보다가 예솔이란 노래를 부르던 꼬마 가수가 어른이 되어

번안 뮤지컬의 음악감독겸 주연을 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뮤지컬만이 아니라 그 사이에 밴드고 구성해서 활동을 했다는 다양한 이력의 그녀가  아직은 국악에서

할 일이 더 있다고 생각해서 뮤지컬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더구나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한국식으로 번안했다는 말에 그렇다면 이  공연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날 이미 공연 예매가 되었다는 것인데 그래도 혹시 해서 캘리님에게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흔쾌히 사천가로 표를 바꾸어 예약을 했더군요. 그런 기민함이 ,그런 배려 덕택에 몇 년간 금요일 밤의

행복을 함께 누리고 있는 것이 가능하겠지요?



양재역에서 내리면 예술의 전당 버스 타러 가는 곳에 담벼락을 수놓은 능소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서 찍어보았지만 역시  처음 카메라를 잡을 때의 기분이 아니다 싶더니

집에 와서 보니 건질만한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 아직 멀었구나를 실감해서 조금 기운이 빠지더군요.

버스대신 걸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보자 싶어서 지나다가 만난 담입니다.



사천가를 보기 전에 영국 근대 회화전을 보려고 했습니다.



시간이 나면 이 사진전도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요. 처음에는



문제는 의도대로 되지 않는 사연이 자꾸 생기게 마련인데요, 사실은 그 날 그 시간에 다른 의도가 생길

만한 것이란 역시 책밖엔 없지요.

낮 시간  커피숍에서 사람들과 헤어진 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  지난 금요일 그 곳에서 만나서

뒤적이다가  그냥 두고 온 the 100이란 책이 역시 궁금해서 (제국을 쓴 네그리와 하트의 그 하트가  자신에게

있어서 세계사를 바꾼 100명의 인물을 중요도 순으로 순위를 매겨서 설명한 책인데요 1위가 무하마드 2위가

뉴턴이었던 책이었습니다 .3위는 예수,4위는 붓다 이런 식으로요. 문제는 중,고등학생이 읽기엔 책이

폼나지 않아서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과연 읽으려고 할 것인가 망서리다가 두고 온 책인데 어른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저 자신도 그가 어떤 식으로 인물을 평가했는가가 궁금하기도 해서요 )

그 책을 구한 다음 옆에서 손짓하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와 이택광의 인문 좌파를 위한 가이드를 샀습니다.

무엇을 택배로 보내고 무엇을 들고 갈 것인가 고민하다가 역시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가방에 넣었는데



역시 조금 맛 만 보려던 것이 그만 그 속에 빠져버려서 두 전시회는 물건너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뭐 그래도 그 시간이 좋았으니 그것으로 된 것이지만  역시 정서는 더 강한 정서에 꼼짝 못하는 것일까

스피노자의 글귀가 생각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다가 음악 소리가 나서 둘러보니 분수쇼를 시작하네요. 아이들이 즐거워라 반응을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을 보니 역시 아이들이구나 싶어서 사진기를 들고 다가갔지요.



음악회 시작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만나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가족과 함께 와서 즐기는 사람들,혼자서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 누워서 잠들기도 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속에서 소음이라고 느끼지 않고

혼자서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읽언 시간이  떠오르네요. 아련하게..



열중하던 순간 울리는 휴대폰 , 캘리님이 도착을 알리는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다가왔는데도 아직 책장을 덮기가 아쉽더라고요. 그 때 다시 울리는 전화소리, 누군가 싶어서

보니 보람이입니다. 엄마, 나 붙었어.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금요일 2차 면접보러 간 월트 디즈니 한국지사의

인턴 면접이 붙었다는 소리였습니다.아니 그 날 면접에 바로 그 날 결과를 알 수 있다니 참 빠르다 싶었지요.

축하한다고 인사를 한 다음 사천가를 보러 자유 소극장으로 갔는데 그 곳은 제겐 처음 가 보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 않아서 한 장 찍었는데 그것도 안된다고 사진 촬영불가라고 하네요.

아직도 왜 곤란한지 저는 납득이 되지 않지만요.

사천가, 보는 동안 얼마나 웃었던지요. 이 자람의 연기,목소리는 판소리 명창들처럼 완전히 틔였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상당한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목소리보다 그녀의 변신하는 연기, 얼굴 표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몸속을 휘돌아다니는 가락이 일품인 공연이었습니다.

다 끝나고 여러 번의 커튼 콜에 응답한 다음 이 자람은 부탁을 하더군요. 돌아가셔서 판소리가 아직도

살아있다고 전해달라고요.

이번 일요일까지의 공연이 남았는데요, 주말 무엇을 할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갈까? 마음이 동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 어디서 본 듯환 사람이 들어옵니다. 한명숙씨다, 여기 저기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초대손님인지, 표를 구해서 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장소에서 만나니 공연히 반갑고 공연장에 오는 그녀라니

역시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순간 기분이 좋았습니다.

집에 와서 보람이에게 이야기를 하니 엄마 싸인 받았어? 아니 이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싸인이라니

그래서 마지막까지 웃고 말았네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꽃님
    '10.7.10 5:10 PM

    정말 좋은 하루 보내셨네요
    저도 그런날들이 오길 오늘도 열심 일하며 기다립니다
    좀더 여유로워 지길

  • 2. 진이네
    '10.7.10 9:00 PM

    시골살이하면서 가장 큰 아쉬움이 문화생활을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이에요ㅠ
    저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공연들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어요~~~

  • 3. 예쁜솔
    '10.7.11 8:59 PM

    예솔아~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이자람...
    저는 그 아이 이름이 예솔이인줄 알았어요.
    훌륭하게 컸네요.

    제 딸 이름이 예솔이에요.
    제 닉네임 예쁜솔은 우리 딸이름이죠.
    사실대로 닉네임을 짓자면 '예솔맘' 정도 했어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529 첫 미팅^^ 4 안나돌리 2010.07.13 1,651 132
13528 단.무.지. 장미에 푹 빠지다.. 2 망구 2010.07.12 1,626 84
13527 이 부부가 사는 법 - 아이즈 와이드 셧 회색인 2010.07.12 2,109 89
13526 무너진 농심 - 많은 비로 귀농 농부의 논둑이 무너졌다. 4 미실란 2010.07.12 1,932 92
13525 진정한 학자이신 내 스승님으로부터 인정받다. 3 미실란 2010.07.12 1,629 97
13524 환한 웃음으로 ~~~~~~~~~~~~~~~~~ 3 도도/道導 2010.07.12 1,685 143
13523 대화 도서관 오고 가는 길 8 intotheself 2010.07.12 1,557 89
13522 맛있게 보냈었어...Magique adolescence 6 카루소 2010.07.11 2,677 170
13521 내게도 필요한 콧 바람 11 여차하면 2010.07.11 1,894 150
13520 이 시간 지리산(속보^^) 6 진이네 2010.07.11 1,923 115
13519 날치날개 1 어부현종 2010.07.11 1,594 126
13518 휴우~~하고 잠에서 깨어난 일요일 아침^^ 7 안나돌리 2010.07.11 1,951 140
13517 설마 웃는 얼굴에... 10 1004sandwich 2010.07.11 1,906 176
13516 파란하늘뭉게구름 5 회색인 2010.07.10 1,529 184
13515 사천가 보러 가는 길 3 intotheself 2010.07.10 1,987 123
13514 everymonth 5 주년을 기념하다 3 intotheself 2010.07.10 1,891 133
13513 숲을 내 안에 두고~ 4 안나돌리 2010.07.10 1,657 83
13512 들꽃님 ,,,우리 인사해용,,~ 7 1004sandwich 2010.07.10 1,703 123
13511 함백산 주목 어부현종 2010.07.09 1,401 90
13510 달콤한 입 맞춤 ~~~~~~~~~~~~~~~ 2 도도/道導 2010.07.09 1,494 104
13509 슈나우져 모모 이야기 11 양평댁 2010.07.08 2,174 109
13508 kbs 파업뉴스... coolguy 2010.07.08 1,397 125
13507 art attack 1.2 2 intotheself 2010.07.08 1,540 123
13506 소 팔자 좋아졌다.-정겨운 우리 농촌 풍경 6 미실란 2010.07.08 1,824 95
13505 아버지... 7 카루소 2010.07.08 2,851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