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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우져 모모 이야기

| 조회수 : 2,174 | 추천수 : 109
작성일 : 2010-07-08 20:03:09
4년 전쯤 (우리 딸아이 임신중일때)양평의 문화센터에서 한 아이엄마를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도 졸업 전에 지금의 큰아들을 임신해서 저보다 어린 나이에 벌써 유치원 다니는 아들이 둘이나 되는 동네아이엄마를요.....사는 것도 근근히..... 살아가는 주부였는데...
어찌어찌 대화를 하다가 개 이야기가 나왔고 나도 그 아이엄마도 개를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만나면 수다도 많이 떨고....그러다가 유기견이야기까지 나왔죠...
'개 버리는 인간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그 아이엄마는 자기는 똥개들만 키운다면서
자기도 예쁜 개 분양 받을 수 있겠냐고...

마석의 한 사설보호소를 소개시켜주었고 임신 중이었지만 직접 운전해서 데리고 다녀왔는데...
가정방문을 한 보호소사람은 한 번에 분양을 거절하였답니다.
전 막달임산부였지만 전화로 참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사는 것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라...으리으리한 주택에서 잔디 망가진다고 구석에서 주인의 손길 한번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개보다 조금은 초라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느끼면서 사는 개가 더 행복할 수 있다....'
그 이후 제가 알던 다른 동물단체를 통해 2년이나 동물병원케이지에서 입양이 안 되고 있던 슈나우져를
그 아이엄마에게 분양을 하게 도와줬답니다.차후의 모니터링도 약속하고요....

그리고 몇 달 뒤....아이백일상도 잘 차려주고 시아버님제사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모가 옆 집 진돗개에게 물려 죽게 생겼다는....
집도 초라하고 대문도 부서지고 해서 고쳐라 고쳐라 했는데....
그 사이로 나간 넘이 옆집 개한테 크게 물린거죠--;;
죽지 않았으면 일단 병원으로 가자 하고 지갑까지 가지고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한쪽눈만 잃고 생명은 건졌답니다.
그 때 조금 후회는 했습니다.
괜히 오지랖을 떨어서...
그래도 사랑으로 모모를 감싸주는 아이엄마가 고맙기만 했구요...
죽을때까지 잘 키우겠다는 그 심정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난 지난 화요일...
아이아빠와 아이를 데리고 가족여행 중이었는데....
모모아빠와 통화를 했다는 동물단체 간사의 전화였네요...
아이엄마가 집을 나가서 개를 더 이상 키울 수 없다는...
나머지 여행 일정을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도 모르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개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그 사람이...
집을 나갔다니...
거기다 그 아이엄마의 남편은 도저히 애도 키울 수가 없어서 어디로 보내야 하고...
개들도 나가라고 문을 열어놨는데 안 나간다는.....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멀쩡한 개도 가족을 찾지 못해 안락사 되는 수가 1년에 수 천마리가 넘는데....
이제 애꾸눈인 모모를.....
당장은 저도 데리고 오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작년 여름 제 출산 며칠 전 옆집 시어머니께서 사고로 코카새끼를 낳게 한 뒤...
제가 사산을 한 뒤라....
제 남편은 제발....
다시 임신해서 이제 6개월이니...출산까지는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이번엔 무사히 출산하고 백일이라도 지난 뒤 데리고 오더라도 하자....

제가 주선해서 간 집에서 사고로 애꾸가 되고 이제 버려질 위기에 처한 모모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습니다.
저 어찌해야 하나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omo
    '10.7.8 9:15 PM

    흑~
    제 닉과 같은 모모가 불쌍합니다....

    잘 살았으면 좋으련만,,,,ㅠㅠ
    하해와 같은 마음을 가지신 따듯한 분이 제발 거두어 주시기를,,,,,

    저는 외국이라,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보탭니다.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2. 냥냥공화국
    '10.7.8 10:02 PM

    ..........
    저라면.. 데리고 오겠습니다. 제가 개입한거라서요.
    어떤 경우든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상황은 아니네요.
    편한말씀 못드려서 죄송해요 ㅠ.ㅠ

  • 3. 토비
    '10.7.8 11:25 PM

    주변에 4개월+100일이면 7개월쯤 되네요.
    위탁이라도 알아보시면 어떨까요...
    좋은 님이 나타나셨으면 좋겠네요...에휴
    저도 유기견 관심 많지만, 점점 알면 알수록 가족,절친 아니면 못보내겠더라구요.ㅠ.ㅠ

  • 4. 양평댁
    '10.7.9 12:08 AM

    (남편입니다) 그간 글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집은 유기견 장애견 이런 애들 포함해
    이미 서른마리 가량의 개가 있고 지금은 더이상 들여놓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멀쩡한 애를
    분양시키고 저 아이를 데려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만, 그것도 몇 개월은 걸릴 거 같아요.
    얼마 전 우리 애 사산한 것도 개들이 늘어서 그런 거라고들 그러는 사람들이 많아, 시선도 신경이
    쓰이네요.

  • 5. 양평댁
    '10.7.9 10:52 AM

    위탁처를 구했습니다.^^;;;;;;;;;;
    아이아빠와도 아침까지 상의해서 출산 무사히 하고 산후조리 끝나면 데리고 오기로 했어요.
    걱정해 주셔서 빨리 구해진 것 같습니다.
    나중에 모모사진 예쁘게 찍어서 올릴께요^^
    그리고 모모님^^;;;;;원래 이 강아지의 이름이 모모가 아니고 다른 이름인데요..
    혹시나 원 이름으로 올렸다가 누구 하나라도 피해가 갈까봐 저희 부부가 바꾸기로 한 이름으로 올렸어요....죄송합니다^^;;;;;;

  • 6. 방울방울
    '10.7.9 1:53 PM

    다행이네요. 저도 슈나들 키우다보니 더 맘이 짠하네요..
    언젠가 우리개들 무지개다리건너면 캔넬에서 혈통좋은 개 입양해보고싶었는데
    음... 아무래도 가여운 아이들 먼저 살펴야겠어요.

  • 7. emile
    '10.7.9 9:50 PM

    양평댁님...
    글구 남편분...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 8. momo
    '10.7.9 10:09 PM

    이제는 진짜 맘이 놓입니다.
    강쥐이름은 죄송하게 생각 안 하셔도 됩니다, ^^;

    양평댁님과 가족분들 모두 행복하세요~~~~^^

  • 9. 콩새
    '10.7.10 9:39 AM

    양평댁님. 저도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데 그 심정 잘 알아요.
    감사합니다.

  • 10. 여차하면
    '10.7.11 5:59 PM

    양평댁님네 늘 언제나 축복이 넘치시길 기도드립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큰 푸대의 맛난 사료라도 사들고 찾아 뵙고 싶습니다.

  • 11. 마실쟁이
    '10.7.11 11:18 PM

    저도 예쁜 강쥐를 키우고 있어요.
    애기랑 온 몸으로 얘길하다보면 참 으로 감사하단 생각이 들곤 하지요.

    가끔은 성질도 내고 가끔은 삐짐도 하는 애교덩어리 애기거든요.

    양평댁님과 짝지님께 존경의 맘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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