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토익 시험보러 가는 보람이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했지요. 아침 차려주고 가는 것을 본 다음
다시 잠들기도 ,무엇을 시작하기도 어설픈 시간이라서 로스트로포비치 연주로 첼로곡을 들었습니다.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 그 순간의 기분이란 !!
자켓을 정리하려다가 김창완 밴드를 만났습니다. 오래 전 음반이 나왔을 때 사서 몇 번 듣고는 먼지만 묻고 있는
상태였는데 비오는 아침, 갑자기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지네요.
첫 곡의 제목이 바로 내가 갖고 싶은 건인데요, 내가 갖고 싶은 건 무엇일꼬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생각해보니 갖고 싶은 것보다 가고 싶은 곳이 많구나, 나는 그렇게 자신의 색깔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everymonth의 carol님이 지금 딸들과 함께 뉴욕에 있습니다 .딸들의 연수에 함께 가서 뒷바라지도 하고
그녀 혼자 시간을 즐기고 있기도 한데요, 이것이 여행이 아닌지라 시간이 넉넉해서 좋은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어요. 뉴욕은 언젠가 한 달 정도 가서 살면서 미술관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미루어 두었던 곳인데
모마의 그림들을 보다보니 마음이 저절로 동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서점에 가서도 뉴욕에서 꼭 보아야 할 그림 100선,혹은 뉴욕의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 저절로 눈길이 가고요.
한 번 촉발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아서 여기 저기서 뉴욕을 만나게 되는 재미있는 현상을 겪기도 합니다.
모네가 본 암스테르담입니다. 이 곳도 역시 가고 싶은 곳이지요. 마음속에 담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저로서는 이렇게 그림속에서 만나는 지역만으로도 상상의 날개를 펴게 되네요.
내가 갖고 싶은 건 역시 조금 더 많은 시간이구나 ,내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쓸 수 있는 ..
마음을 자극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시간, 제대로 원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강사와 만나는 시간
초보적인 실력이라도 그 안에서 기를 끌어내어 오케스트라 연습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음악강사와 만날
시간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
지금도 일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하는 편이라 더 욕심을 내는 것은 탐욕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연달아 쓸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없어서일까요? 갑자기 내가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가 확연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노래가 쑤석인 마음 한 자락을 제대로 마주 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