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경복궁 근처에 있는 류가헌에서 만나기로 한 은유님이 길담서원에 있다는 연락이 왔는데요
길담서원을 길상서원으로 잘 못 알아들은 저는 아마 길상사에 있는가 보다 ,그렇다면 성북동까지 어떻게
가나 고민을 했는데 그게 아니고 경복궁 근처에 있는 곳이라고 일단 경복궁까지 와서 연락을 하라고 하네요.
알려준대로 경복궁 2번 출구로 나가서 우리은행을 찾아서 걸어가니 그 앞에 꽂집이 보이고 골목을 도니
길담서원이 보입니다.


광화문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미리 알았더라면 교보문고가 문을 닫았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련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은유님만이 아니라 고병권샘이랑 박정수샘도 함께 있더군요.
알고 보니 수유 위클리 편집회의차 모여 있었다고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앉아서 이야기하다가 공간이 궁금해서 사진기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우카이 사토시 책이 있느냐고 물으러 그녀에게 갔더니 직원이 아니고 손님이라고요. 그래요?
죄송합니다 하고 돌아섰는데 그렇다면 손님이 앉아서 책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저렇게 따로 있구나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거든요 ) 눈독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한구석에 있는 공간에 우선 MOMA라는 말이 눈에 띄어서 다가가보니 현대미술관이 아니라 겸손한 미술관이더라고요.

어라? 저절로 궁금해서 다가갔습니다.
그 곳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와서 작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은
그런 공간, 꼭 아이들과 함께가 아니어도 미술에 대한 조금 먼 거리감을 줄이면서 내 안의 것을 꺼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좋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잘 들여다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들리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그 공간을 구경하는 중에 나이가 지긋하고 마른 남자분이 들어섭니다. 갑자기 세 사람이 인사를 하더군요.
누군가? 그렇게만 생각하고 마저 사진을 찍고 자리에 앉으니 은유님이 이야기를 하네요.
박성준선생님이라고. 박성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서울 시장 후보 한명숙님의 부군이라고요.
아하, 그래서 귀에 익은 이름이었구나 ,그렇다면 ? 길담서원이 바로 그 분이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정독도서관 오고 가는 길에 들러보고 싶은 공간이 또 하나 늘었구나, 이 공간이 단순히 책을 사러 가는 곳이
아니라 문화의 향기를 함께 나누는 그런 공간이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좋은 예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