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소개받은 인문학서적을 파는 서점이 있습니다.혜화동에 있는 이음이란 이름의 서점인데요
아직 한 번도 못 가 본 곳이지만 연결되어 있는 홈페이지로 들어가보니 아니,서울에 이런 아름다운 공간이
있구나 놀라운 마음에 메모를 해놓았습니다.(02-766-9992)
그 곳을 단순히 서점이라고만 하기엔 무리가 있는 그런 곳이네요.
그 곳에서는 수익금을 전부 후원금으로 쓴다고 하네요.아니 그렇다면 어떻게 운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혼자서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책을 할인해서 팔지 않는 대신 ,책을 사는 사람들은
그 곳의 후원에 몫을 보태는 셈이니 일부러 무슨 일인가 찾아하기엔 부담을 느끼지만 그래도
나도 무엇인가 동참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겐 하나의 작은 발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저도 덕분에 3권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이런 작은 인연으로 앞으로 혜화동에 가면 그 곳 서점을 찾아가보게 될 것 같아요.
그 곳은 단순히 손님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곳이 아니라 서로 생각을 나누고,차를 나누고,시간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홈페이지에서 무럭무럭 풍기고 있더군요.
더구나 금요일 밤에는 여러가지 행사가 있길래 그렇다면 음악회가 없는 금요일 밤에 방문하면 아주
좋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겠구나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오르세 미술관의 모네 그림에서 일부만을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몸담고 살아가는 곳에서 정작 주민들과는 소통하지 못하고
행복한 왕자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런 저런 공부모임으로 만나는 사람들과만 어울려 살아가고 있구나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후곡마을 길거리만 지나다녀도 상점을 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또 하나의 홈플러스가 문을 열었는데요,맞은 편 편의점은 그로 인해 아무래도 가게 문을 닫아야
할 모양이라고 하더군요.
젊은 부부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분식점이 있어요.그런데 자본이 모자라서 그런지 겨울이어도
난방을 제대로 못해서 썰렁한 분식점안에 앉아 있을 때 이래서야 오래 장사를 할 수 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에 요즘 새롭게 단장한 작고 깨끗하고 맛도 좋은 새로운 분식집이 생겼네요.

저절로 그곳으로 발걸음이 가는 저를 보면서 누구를 나무랄 수 있는가,스스로도 맛좋고 편한 곳
조금이라도 값이 싼 곳으로 향하는 것을 ,참 마음이 복잡합니다.이렇게 작은 거리에서도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거나,적은 돈으로 시작한 가게가 금방 문닫을 것 같은 상황에서 그렇다면 그들은 그 다음
어떨게 되는 것일꼬,그저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으면서 마음만 무거운 상태가 되네요.

금요일 역사시간 발제때문에 글을 읽다가 사회주의에서의 수정주의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베른슈타인이 영국에 갔을 때 페이비언 협회에 관해 알게 되면서 마르크스를 비판하게 되었고
수정주의 노선을 걷게 되었노라고 하면서 저자가 설명한 내용이 중산층이 몰락하고 노동자는 더욱
가난해지게 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은 현실에 대한 적합성이 없다고 보았다는 인용문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는 그랬을지라도 지금은 어떻게 보면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휩쓸면서 정말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더군요.

글속에서 읽고 있으면 그저 사실에 불과하지만 그 상황을 직접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것이 갖는 의미가 얼마나 놀랍고 두려운 것인지 느껴집니다.
그렇게 작은 일로 무엇이 바뀌겠어? 그런 우리들의 냉소가 기존의 단단한 벽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인문학 서점 이음의 홈페이지를 나오면서 그렇다면 우선 소개글이라도 하고 늦은 시간,글을 쓰게 됩니다.

카루소님이 올려놓은 글렌 굴드의 피아노 소리가 백뮤직이 되어서 더 무엇인가 쓰고 싶어진 덕분이기도 하고요.

드디어 오늘 사진정리가 다 끝났는데요 (미술관 사진을 포함해서) 이상하게 잠들어 있는 모델이
여러 명 찍혀있더군요.아마 늘 잠이 조금 모자란듯 싶게 살고 있는 사람이라서 더 그런 그림에 끌리는
것일까요? 아무리 굴드의 음악이 좋아도 오늘은 프레임속의 모델처럼 잠을 자야 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