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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의 다큐3일...보셨나요?

| 조회수 : 3,038 | 추천수 : 138
작성일 : 2010-03-15 03:07:38
kbs2tv의 다큐3일...보셨나요?

창신동에 3천여 봉제공장이 있었군요....

많은 생각에 잠못들고 있습니다....괜히봤어...괜히봤어....




저 역시 공장일을 시작한지 4년에 접어듭니다....

어렸을 적 동네에 공돌이들이 모여있으면 커서 저런 사람이 되지말아야겠다...라는

생각조차도 안했죠....저와는 아주 먼나라 사람이라 생각했거든요....




성인이 되었습니다...

전공과 다르게 기획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품기획, 공연기획, 마케팅, 광고 등....재미있고 저와 잘 맞았어요...

어느날 부동산관련 일을 하는 친구들이 저에게 부동산 기획을 제안했습니다....

때마침 아파트 광풍이 불고있었는데...머리가 나쁜건지 저는 이해가 안되는 겁니다....

왜 3억짜리 아파트를 사두면 5억이되느냐....제 거절의 이유는 "상식적이지 않다"였습니다....

그런데 아파트는 오르더군요....ㅋㅋ




제가 공장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좀 거창할 지 모르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에 대한 반발이었던 것 같기도합니다...

누군가는 생산을 해야합니다...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하고 누군가는 화장지를 만들어야합니다....

kbs2tv의 다큐3일에 나온 창신동에 3천여 봉제공장 마지막에 현재 일하는 사람이 40대 이상이라하는 군요

그 곳 처럼 제가 일하는 공장에도 또 주변 공장에도 40대를 보기힘들 정돕니다....




생산...공장...참 멋은 없습니다...제 경우엔 본드냄새와 화공약품냄새를 하루종일 맡아야하거든요...

앞치마엔 본드자국이 항상 얼룩덜룩하구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좀 공감하기 어렵네요....그건 그냥 각자 판단할 일이고

보편적으로 볼때는 세련된 직업군이 있는데...그들이 멋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전...이상하게 공장일에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첨엔 공장일 20% 나머진 기획이었는데...지금은 공장일을 80% 나머진 기획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공장일은 망치질을하고 본드를 바르는 그런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 다큐3일이 공감이 가요....실제 생산일이 밖에서 보는 것처럼

죽지 못해 하고 배운게 없어서하고...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한 후 보람이라든가...다른일 보다 휴식 같은 것이 더 달콤하다든가...등등...

그런 생산일에 대한 매력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흠...




현재 젊은 사람이 없는데 뭐...시장원리에 의해서 언젠간 공장에도 지원 인력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그러나 몇년 전 부터 주변 공장들이 새로 생기는 곳 보다 하나하나 문닫는 곳이 많습니다...

이해됩니다...주문은 줄고....공장임대료는 해마다 오르고 일 할 사람은 없고....

저희 공장도 언제 문닫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버티는 걸 보면 운이 좋은 모양입니다...

티비프로 하나 보고 밤늦게 독후감 쓰듯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박한 밥상
    '10.3.15 7:15 AM

    노동의 고귀함보다 엉틀티티님의 정체(?)가 궁금했었는데
    기획을 주로 하시다가 땀 흘려 일하는 원초적인 만들기에 관심을 가지셨군요.
    사진도 잘 찍으시고 (제화)기술도 있으시고...... 노후 걱정은 안하셔도 될 듯 ^ ^
    생활의 달인이란 방송을 보면 잔잔한 감동은 항상 리얼 현실에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 2. 살림열공
    '10.3.15 7:48 AM

    몸으로 체득한 깨달음이 아닌 지혜는 뜬구름 같으며,
    몸을 써서 생산해 낼 줄 모르는 인생도 사실은 허망하지요.
    정확히는 입만 살아서 나불 대는 것일 수도 있고요.
    생산직에 끌리고 결국 거기에 기운 심정이 십분 이해 됩니다.

  • 3. 간장종지
    '10.3.15 7:48 PM

    저도 봤어요.
    어떤 아주머니가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에 차츰 차츰 환경이 개선됐다고 하는데
    짠했어요.
    어릴 적 고향 떠나 돈벌어 오빠 등 도왔다는 이야기 정말 뭉클했어요

  • 4. 환쟁이마눌
    '10.3.15 9:56 PM

    님께 감사드립니다...님 같은 분들이 계셔 저도 먹고(?) 살수 있었습니다....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 고 살아갑니다...

  • 5. 여진이 아빠
    '10.3.15 11:16 PM

    저는 이대목에서 조금 웃었습니다.
    왜 3억짜리 아파트를 사두면 5억이되느냐....제 거절의 이유는 "상식적이지 않다"였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마눌은 아직도 타박을 합니다.
    제조야 말로 정직한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제조가 죽고 서비스업이 판을 치면 사회가 죽은거라 생각하는 1명입니다.
    그리고 너무 좋은 프로였어요..

  • 6. 엉클티티
    '10.3.16 12:46 AM

    제가 마치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글을 올린 것 같아요....부끄......
    우리 공장에 3~40년 생산에 몸담으신 분들이 인터넷을 하지 않는 게 다행입니다....ㅋㅋ
    미안함에 이번 주에 삼겹살이라도 한번 쏴야겠습니다....

  • 7. 미야
    '10.3.16 10:47 AM

    그 프로 보면서 초등때 듣던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미싱은 잘도도네 돌아가네~~"
    그 노래가 생각났어요.

    밝은 듯 슬픈 노래처럼, 창신동 봉재공장분들의 삶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들어요.
    귀화한 동남아 여자분이 있던데, (농촌의 경우처럼), 그런 분들이 뒤를 이어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육체노동과 기술력이 더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 8. Clip
    '10.3.16 11:45 AM

    미국의 모기지사태를 보면서 금융과 서비스에 치중해 온 미국 자본시장의 위험성에 대해
    배우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어요.
    그것들을 지켜내는 거친 손들 - 장인의 힘인가 싶어요.

  • 9. 말물질몸
    '10.3.17 1:26 PM

    엉클티티 같은 분과 그의 동료들에게 박수 보냅니다
    짝 짝 =100000000 ...

  • 10. 차돌바위
    '10.3.17 2:19 PM

    얼클티티님, 글 잘 읽었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ㅉㅉㅉㅉ

    함께 힘 내자고 제주도의 시원한 바람 띄워 올려 드립니다.

    휘이이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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