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올려놓은 두 영화는 정말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영화제목입니다.
3월 28일 일요일에 LG아트센터에서 상영되는 두 편의 영화,갈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요,어제 수유공간너머 일본어 수업이 끝나고 저녁을 먹는 자리에 우연히 옆에 앉은
총각이 말을 겁니다.(자본세미나에서 얼굴은 보았지만 이야기는 거의 나누어보지 못한 사람인데요)
선생님,음악 좋아하시지요?
그런데요.
그러면 이런 영화 하는 것 알고 계세요? 저는 그 날 두 영화 다 보려고 예약을 해놓았거든요.
그러면서 알려주는 정보가 바로 두 영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알고는 있지만 시간을 낼 수 없어서 못 가서 유감이라고 ,혹시 가서 디브이디를 팔면
꼭 구해서 전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고나니 자연히 음악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요,우연히 요즘 음악을 듣게 된 그 사람은
모짜르트와 베토벤은 얼추 다 뗐는데 그 다음에 무엇을 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리고 좋아서 다시 들으려고 하면 번호가 생각나지 않아서 곤란하다는 말을 합니다.
저는 마치 수학정석을 풀듯이 작곡가의 곡을 다 뗐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갑자기 웃음이 나왔지만
웃음을 참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바흐나 브람스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사실은 모짜르트나 베토벤도 연주가 다양하니까
들을수록 다른 느낌일 것이라고 만약 디브이디를 볼 수 있는 기기를 갖고 있다면 모짜르트 요즘 듣고 있는
좋은 연주가 있으니 월요일에 이 곳에 올때 빌려줄 수 있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연구실에 있는 스피커로 노트북을 이용해서 들으면 되니 빌려달라고 하네요.

자본 세미나는 끝났어도 이렇게 음악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은 같은 조의 조장이기도 하고 세미나 전체의 조장이기도 했던 청년이 먼저 베토벤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해서 굴다가 연주한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빌려준 것이 먼저였는데요
어제 돌아오는 길,광화문 한 가운데서 바로 그 청년을 만났습니다.
정말 반가워하면서 머리 자르셨네요 하고 인사말을 하더군요.정말 반갑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그에게 커피 한 잔이라도 함께 하자고 권하고 싶었지만 영화관에 가느라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냥 어디 가는 중이냐고만 물었더니 교보문고 봉투를 보여주면서 서점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새로운 방식으로 공부만이 아니라 삶도 함께 꾸려가고자 실제로 노력하고 있는 한 집단과 만난 것이
제 인생에서 앞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으나 조그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부산에 있는 대학에 다니다가 지금은 휴학하고 그 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 여학생이 있는데요
딸보다 한 살 아래인 어린 여학생이지요.수줍어하면서도 정말 적극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서
하고 있는 것이 보기 좋아서 어제 다 읽은 영어소설책을 한 권 들고 가서 전해주었습니다.
돌려주지 말고 (저는 다 읽은 책이라서) 꼭 다 본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라고 했더니 그래도 되냐고
놀라면서도 좋아하네요.

사실 제목을 적었을 때는 그런 영화를 하니,두 작곡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정보라서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것인데 역시 엉뚱한 방향으로 글이 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재미아닌가 혼자 멋대로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29일,남산에 가면 그 공연물을 구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으면 더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