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오페라 맥베드,소리에 흠뻑 취하다

| 조회수 : 1,698 | 추천수 : 202
작성일 : 2010-03-13 11:02:04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three murders in the opera house란 타이틀로 2010년에 세 번의

공연이 있습니다.첫 공연이 어제부터 시작한 멕베드,그리고 4월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신영옥 주연)

그리고 11월에 lulu라고 처음 들어본 제목의 공연이 있네요.더구나 두 번째 공연과 세번째 공연을 함께

묶어서 구입하면 25%할인이 된다고 크게 선전하고 있더군요.

악기연주라면 교향곡이든 협주곡이든,소나타이든 가리지 않고 즐겨 듣지만 아직 성악곡과 오페라는

확 몰입이 되지 않는 상태인 제겐 어제 공연이 새로운 문을 열어준 날이었습니다.

멕베드역의 고성현의 연기와 노래도 좋았지만 레이디 멕베드역의 알렉산드라 어쩌고 하는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연기와 노래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은 레이디 멕베드,그리고 멕더프역의 이정원의 노래

더하여서 국립합창단의 노래도,무대와 오케스트라 반주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좋았던

마음가득 흡족한 시간이었으나 한가지 흠은 연기의 흐름이 다 끝나지도 않은 장면에서 자꾸 터져나오는

박수였습니다.청중의 마음을 전달하는 그 기분은 알겠으나 갑작스럽게 터져나오는 박수에 오케스트라가

잠깐 호흡을 골라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요.



마침 옆자리에 일본인 여성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가 도대체 자막을 읽지 않고 이 오페라를 볼 수 있는가 궁금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한국인과 결혼하여 이 곳에 산지 2년째라고 하는데 어렵지만 자막을 따라가면서 이해는 가능하다고 하네요.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도중 간혹 한국어를 섞어 쓰기도 하는 그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휴식시간에 하면서

우연한 계기로 배운 언어로 이상하게 자주 기회가 생겨서 다른 나라 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

재미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공연이 다 끝나고 일어서기 전 그녀와 그녀의 남편 두 사람이 일본어로 하는 대화중

이 곳에 와서 본 공연중에서 최고였노라고 남자분이 이야기를 하네요.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함께 간 ak님이 이야기를 꺼냅니다.이제까지는 음반을 듣다가 오페라가 나오면

슬그머니 다른 곡으로 교체를 했는데 이제는 제대로 들어보아야겠다고요.

저도 마찬가지였는데요,오페라를 일부러 집에서 듣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멕베드를 다른 버전으로 구해서

다시 들어보고 싶다고요.제대로 된 공연은 사람의 마음속을 휘저어서 이렇게 새로운 문을 저절로 여는

힘이 있구나를 느낀 밤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멕베드와 휘슬러의 그림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요?

루오 전에 갔을 때 색의 대조를 화면에 다양하게 실험한 그의 그림을 보면서 그것과는 다르지만

휘슬러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루오그림을 집에서 제대로 검색해서 볼 수 있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지만

루오 그림을 제대로 못 보게 되니 자연히 손길이 휘슬러의 그림쪽으로 옮아가네요.



아들이 시험에 실패하고 꼼짝없이 재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정해진 날,2010년 한 해는 정말로 내게

위로가 필요한 해로구나 생각을 했습니다.물론 가장 힘든 것은 당사자이겠지만

오랜 기간의 양육이 드디어 끝나고 2010년에는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까 혼자서 마음 부풀었기 때문에

1년 더 연장된 기간이 무겁게 느껴지던 날들이었거든요.그래서 캘리님에게 말을 했지요.올해는 정말

위로가 필요한 해라서 가능하면 금요일 음악회를 매주 다닐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요.

그랬더니 지난 번에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들으러가자고 권하더군요.

처음에는 노래를? 하고 망서렸지만 새로운 레파토리에의 도전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좋다고 했습니다.

어제 오페라속의 노래가 마음속으로 흘러넘치고 나니 겨울 나그네가 기다려지네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3.14 12:21 AM

    비밀의화원(Swan)

  • 2. intotheself
    '10.3.14 12:10 PM

    카루소님

    사람의 목소리가 주는 감동을 느끼는 날들에 올려주신 노래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늘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있다는 것,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계시겠지요?

    일요일 아침 재수하는 아들이 학원 모의고사 치른다고 일찍 일어나서 나가니

    늦잠자는 것을 기켜보느라 늘 마음아프던 다른 일요일과는 다르게 마음이 가벼운 기분이 드니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외부적인 조건과 결합되어 있는가를

    실감하는 아침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밀린 이런 저런 글들을 찾아읽고,수업하러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노래를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감사,감사

  • 3. intotheself
    '10.3.14 11:41 PM

    쉐익스피어의 작품을 그림으로 표현한 화가들이 많더군요.그것을 책 한 권에 담은 것을

    구해서,멕베드를 그린 그림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중에 만난 그림 한 점인데요



    마녀,초자연등을 믿었던 시대에 그런 설정이 대중에게 준 느낌은 어땠을까요?

  • 4. 카루소
    '10.3.15 12:50 AM

    intotheself님!! 나중에 휼륭한 사람들은 한번에 패스한 사람들이 아니랍니다.
    이런 아픔과 시행착오를 거친 당금질로 인해서 태어나는것이에요...
    인지 하건데... 아드님은 미운오리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거듭날것입니다.
    intotheself님의 사랑으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2854 게오지/ 제주도 망장포에서 5 차돌바위 2010.03.16 2,721 182
12853 최고의 승차감! 이보다 좋은 것은 있을 수 없다!!! 4 철리향 2010.03.16 2,242 193
12852 제14화-"반장선거" 3 무니무니 2010.03.16 1,503 119
12851 서로 서먹함을 줄이려... 9 카루소 2010.03.16 2,957 174
12850 아네모 사진모임 3/19 금요일입니다. 8 안나돌리 2010.03.15 1,815 155
12849 호모 에로스,호모 쿵푸스,그리고 건투를 빈다 3 intotheself 2010.03.15 2,173 210
12848 kbs2tv의 다큐3일...보셨나요? 10 엉클티티 2010.03.15 3,038 138
12847 어제는... 6 카루소 2010.03.15 2,750 231
12846 아 페이퍼 타올이 요기잉네 7 꿀아가 2010.03.14 2,343 133
12845 남녘의 봄소식 5 백만순이 2010.03.14 1,888 144
12844 내가 떠나가거든 날 기억해주렴... 6 카루소 2010.03.14 3,103 224
12843 다비식 11 여진이 아빠 2010.03.13 1,905 103
12842 오페라 맥베드,소리에 흠뻑 취하다 4 intotheself 2010.03.13 1,698 202
12841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1 intotheself 2010.03.13 1,866 219
12840 Motherland... 8 카루소 2010.03.13 2,721 248
12839 관점에 대해 & 2010.3.9눈온날 사진 몇장 8 노니 2010.03.13 1,456 115
12838 눈덮인 제주의 돌담 5 차돌바위 2010.03.12 1,912 124
12837 맑아지시나요?? 12 wrtour 2010.03.12 1,841 116
12836 哀 想 7 안나돌리 2010.03.11 2,336 294
12835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6 향기처럼 2010.03.11 2,000 143
12834 터너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5 intotheself 2010.03.11 2,133 151
12833 프랑스 말고(ㅋㅋ) 다른 대륙 이야기 1 17 열무김치 2010.03.11 2,440 132
12832 춘설이 내린 날에~福과 壽를 드립니다. 10 안나돌리 2010.03.10 1,773 127
12831 메리는 누가 죽였을까? 7 카루소 2010.03.10 2,805 184
12830 모짜르트를 찾아서,베토벤을 찾아서 7 intotheself 2010.03.09 2,279 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