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연세대 음악대학원이 이를 기념하는 추계 국제 학술심포지엄을 최근 열면서 관련 연주회를 두 번이나 개최하였습니다.
오늘은 그 두번째 음악회가 서울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렸지요.
바로크 바이올린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연주가로 손꼽히는 헤이그 왕립음악원의 료 테라카토 교수의 협연과 독주, 지휘가 함께하는 아주 좋은 음악회였습니다.
연주곡은 헨델 작곡의 합주협주곡 op. 6-10 dekswh, HWV 328, 게오르그 필리프 텔레만이 작곡한 무반주 바이올린 환상곡 제 1번 Bb장조, 헨델 작곡의 소프라노 이중창 '아니에요, 이제 당신을 믿지 않겠어요' 그리고 헨델 작곡의 저 유명한 곡 시편 110 '야훼께서 내 주께 선언 하셨다'HWV232 등이었습니다.
연주가 평일 연주치고는 이른 시간인 7시 반에 시작 되어 헐레벌떡 겨우 시간 맞춰 도착 하여 어찌 어찌 오른쪽 좌석 맨 앞에서 세번째에 비집고 앉아서 들었습니다.
와~~~ 너무나 좋았습니다.
성공회 대성당은 오늘 처음 가 본 것인데요 오늘 연주된 헨델의 곡들이 기본적으로 종교음악 이라서인지 듣고 있자니 성당이라는 그 공간에 딱 맞게 소리의 크기와 구성을 이룬 곡이로구나는 느낌을 얻었습니다.
클래식 전용 극장에서 보다 더 큰 울림을 얻었지요.
소리가, 허공을 휘돌아 다시 내려와 내 몸을 톡톡 치거나 쓰다듬고 지나가더군요.
연주는 전부 좋았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곡 '시편 110 '야훼께서 내 주께 선언 하셨다'HWV232'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담고 있다는게 아주 확연 하더군요.
곡 전체가 정말이지 너무나 완벽하게 구성 되었고 무엇보다 교만한 느낌이 단 1그램도 없는 겁니다.
이 곡은 료 교수가 지휘하고 바로크 성악곡 전문 합창단인 바흐 솔리스텐 서울과 역시나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자들의 모임인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 등등이 한자리에 모여 협연 하였는데 저로서는 이런 대규모의 고음악 연주를 처음 만나는것이라 시종 감격에 겨워 했답니다.
고음악 연주는 대부분 단촐 하잖아요.
제가 이 연주회에 가게 된 것은,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단장이신 김지영 선생님께 지난 봄에 고음악 감상을 주제로한 강의를 들은 인연 때문입니다.
그때 강의를 같이 들었던 이들과 좋은 고음악연주를 같이 예매하여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
얼결에 들었던 강의가 제게 새 세상을 열어 준 격이지요.
오늘 공연에 대한 감동이 너무 커서 연주자들에 대한 사진도 같이 넣으며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연주장면은 찍으면 안되어서 관련 사진이 없네요. 그래서 그냥 집 안에 꽂아 두었던 꽃들 사진을 올려 봅니다. 지금의 제 마음 같아서요.
음악도 링크 걸고 싶지만, 그런 재주는 아직 익히질 못했답니다.

...좋은 음악을 만날 때면 거기에서 비할바 없이 크고 훌륭한 휴식의 느낌을 얻습니다.
특히 오늘 만난 이런 곡들은 개똥밭에 구르던 정신을 일순간에 어떤 수승한 영역으로 잠깐 이나마 점핑 시켜 주는 기분이 다 듭니다.
언젠가 이 생에서의 삶을 접는 그 순간, 오늘의 이 느낌을, 지체없이 떠올릴수만 있다면...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