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일요일 시간날때마다 구텐베르크의 조선을 읽느라
조선,명나라,사마르칸트,마인츠 그 다음에 피렌체까지
여러 나라와 도시에 몰입하는 시간을 보낸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상하게 몸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일요일 밤 12시조금 넘으니 몸이 솜처럼 무거워져서
일찍 잠이 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침에 전화를 받느라
일어나 보니 해가 환한 것이 이상했습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열시,수업시작할 시간이네요,
일어나려고 하니 허리가 삐끗하면서 어라,어라 소리가
절로 납니다.
다행히 시험기간이라 아직 집에서 나가지 않은 딸을
깨워서 일단 도서관에 열쇠를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전화연락해서 사연을 말한 다음 보람이가 올 때까지
바닥에 반듯이 누워 있었습니다.
혹시나 디스크가 오는 것일까 갑자기 무서운 공상이
시작되고 머릿속이 복잡해지자 이러면 곤란하다 싶어서
생각을 차단하고 그냥 누워있다보니 몸이 진정이 되네요.

오늘 하루 수업에 결석을 하고 그냥 누워 있어야 하나
아니면 그래도 나가야 하나 고민하다보니 오늘 새롭게
일본어시간에 회화도우미로 와주시기로 한 사람에게
결례가 될 것 같아서 늦게라도 출발을 했지요.
이미 첫 수업은 끝나고 세계사 시간이 시작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주 내내 소설책에 빠져서 오늘 진도나가는 곳을
읽지 않고 그냥 수업에 참여하니 막상 설명을 하니
버벅거리는 느낌이더군요.
얼마나 정직한가,그런 생각을 했지요,일주일만 쉬어도
언어를 읽는 감각이 느려지고,읽지 않고 참석하면
그 장의 이야기가 입에서 맴돌지만 매끄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어시간,통신대학에 다니는 사람이 시험기간이라 빠지고
둘이서 한시간동안 책을 읽은 다음
회화시간이 되었습니다.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그녀가 와서 수업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말이 어설프게 나와서 고생을 했지만
막상 서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이정도면 처음 수업으로는 성공적이다 싶었고
입떼기를 불편해하던 다른 한 멤버의 말하는 솜씨가 늘어서
그것도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일본어 수업을 취소하지 않고 나갔던 것이 이런 즐거운
결과를 가져왔구나 싶으니 공연히 마음이 가벼워져서
돌아오는 길에 발걸음이 흥겨워지더군요.
집에 오니 벌써 세시가 넘어버려서 탁구레슨 가는 것은
내일로 미루고 자리에 앉아서 everymonth에 올라온
하이든의 곡을 듣고 있는 중인데요,
베토벤의 황제와 같은 제목의 현악사중주입니다.


거의 열시간이나 잔 날이라 그런지 여러가지 일을 하고
들어왔어도 몸이 가볍다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군요.
함께 보는 그림들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