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제형군의 고민입니다.
내 방 언제 만들어 줄것이냐!
사춘기가 벌써?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제형이랑 같은 또래 친구가 사춘기가 왔는지 동생들과도 자주 토닥거리고
말도 안듣고 뺀질거려 아이와 싸우느라 너무 힘들었노라
제형이는 어떻냐?며 교회자매가 하소연을 하더군요.
요즘 부쩍 자기 공간을 이야기하고
말대꾸하고 잘 삐지는 것을 보면 이 녀석이 뭔가 불만이 있구나.
친구 생일초대 다녀오면 친구네 집과 우리 집을 비교하고
친구방과 친구 놀잇감까지 비교를 합니다.
그래서 자기는 절대로!!! 절대로!!! 우리집에서 생일잔치 같은거 안하겠노라! 선언을 했습니다.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도 식구 많은 집에 살면서
내 방 하나 가져봤으면 하고 소원해 보다 결국 그 꿈도 못 이루고
결혼하면서 내 방 아닌 부부방을 가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 부부방도 수빈이가 태어나면서 한식구 방이 되어버리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올라오면 한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었어요.
하긴 ...요즘 가끔 미소가님도 자기방 타령을 종종 합니다.
혼자 책도 보고 서예 공부도 하고 생각도 하고 쉬기도 하고...
에효~~ 저도 제 방 하나 가지고 싶습니다!!!
건 그렇고!
형빈양과 제형군이 요즘 자기방 따로 해 달라 목소리 높이고 있어
한 두번 할때는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하도 자주 들으니 이거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다닥 다닥 붙은 건물 주위를 어디 방 하나 만들때 없나~~하고 둘러보게 됩니다.
수빈이는 작은 시동생이 시골로 내려가는 바람에 도배해서 자기 방을 만들어 줬는데
경빈이 형빈이는 컨테이너방에서 둘이 사용을 하고 있지만
겨울엔 난방비가 감당이 안되어 저희 부부와 제형이랑 같이 지낸답니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방하나 만들 공간도 없고
작은 콘테이너 가져다 놓을 공간도 안되네요.
괜시리 미소가님에게
"왜 아이는 많이 낳았가지고!." 라며 볼멘 소리만 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니 새로운 고민거리에 부딪히게 되니 맘이 그렇습니다.
한 번은 제형군이 할머니 방에 가서 삼촌 방을 반 막아달라는 둥 이러쿵 저러쿵 방타령을 하니
어머님이 그러셨나봐요.
"할머니가 얼른 죽으면 이 방을 제형이 방 만들어 주면 되는데 그쟈~." 라고 말했더니
"할머니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오." 라고 했다며 어머님이 웃으며 말씀하시네요.
자기 방이 필요는 하지만
할머니 이야기는 아니다 싶었는지 그런 말을 하는 제형이가 대견했나 봅니다.
어질름쟁이 경빈이
깔끔떨다 지쳐 언니 닮아가는 형빈이
이런 저런 모습 보기 싫어 두 딸에게 잔소리 하는 저.
이런 토닥거리는 모습이 언제까지 일지...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자기 겉모습만 뺀질 뺀질하고 자기 사는 집은 난장판인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거 아냐?." 했더니
그것도 자기가 괜찮으면 괜찮은거라 나요?
에효~~
가지 많은 경빈네 바람잘 날 없습니다.

텃밭 가장자리 황코스모스의 주황빛이 더 깊게 물들어 가는 가을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