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혹은 내일부터 시험이 시작되는 학교가 많아서
어제 일요일에는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상하게 어제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사회,국사,그리고
일본어까지 내용을 물어보는 아이들이 많아서
(일본어 책으로 학생의 질문에 대답을 한 것은 처음
있는 날이라서 재미있더군요) 정말 분주한 하루였는데요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정말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재미없는 문장이라 제가 오히려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국사책을 읽다가 사회책을 읽다가 말의 뜻을 몰라서
계속 물어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려서부터 공부 공부
매진하지만 과연 공부의 폭은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는가 문득 슬픈 생각이 든 날이기도 했지요.
그렇게 바쁜 일요일을 보내고 나니 밤에 아무래도
한 시간 정도 일찍 잠들게 되었고 덕분에 월요일 오전에
조금 일찍 몸이 완전히 깨어서 그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토요일 선물받은 책에서 본 화가중에 평론가가 화가중의
화가라고 격찬한 사람이 있길래 이름을 메모하여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요 화가 김명식입니다.

그림을 보면서 골라서 듣는 음반은 now classics 2001인데요
오래 전 구해서 그 당시 부지런히 듣던 음반입니다.
세월이 쌓여서 먼지가 풀풀나는 음반을 다시 듣는
재미가 있군요.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한국 경제사가 그 분야의
전공자의 손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글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미건조하게 사실만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여 조금 더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는
글이 있다면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세계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조금은 더 흥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이상하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좋은 책들은
쏟아져나오다시피 하는데 정작 제대로 된 독서가
필요한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배려는 덜 한 것을 보면
그것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출판사의 판단때문인가
우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요.


지난 겨울부터 대학생 형하고 국사와 경제 공부를 꾸준히
했던 승태의 수업이 끝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수업을 끝내고 셋이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지요.
처음보다 많이 좋아진 집중력을 칭찬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라고 당부하는 대학생 형에게
저도 한가지 부탁을 했는데요
수업이 끝났어도 가끔씩 문자로 ,전화로
아이에게 격려해달라고,그리고 그동안 수고했노라고.

지난 겨울방학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승태의
여러 모습을 지켜본 학생이라 그동안 제가 도움을 많이
청하기도 하고 ,(엄마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는 심정이 참 쓰라린 적도
여러번 있었지요) 수업의 결과가 아주 좋아서
지난번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아들을 마음껏 칭찬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고
몸을 만들어가라고,(공부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게)
엄마가 문자메세지에다 교훈적인 이야기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 심정을 헤아려서 앞으로 일년 서로
노력하자고 당부하는데 덜 뾰족한 반응이 나와서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르네요.이 아침에

집과 꽃 그림의 변주가 계속 되는 화가의 그림을 보다가
사람이 갖고 있는 어떤 바탕은 변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그대로가 아니라 변주해나가면서 사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인것일까?
나는 무엇을 변주하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변주의 폭을 넓히는 즐거움과 더불어 미지의 것을
품어보고 발을 대딛어보는 대담함이 함께 하는
삶을 꿈꾸는 월요일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