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이후에 동양사를 계속 읽게 되는군요.
일명 동양사의 바다에 빠지다? 그렇게 말할 정도로
손에 잡은 내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독서를 불러와서
갑자기 한,중,일 세 나라의 중세사를 붙들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상하게 아무리 읽어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서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것이 바로 일본드라마에서 역사극을 여러 편 접한 결과라서
신기해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우선 요시츠네
이 작품은 49부작이라서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았었는데
(사실 요시츠네가 누군지도 모르고 보기 시작한 작품인데
알고보니 가마쿠라 막부의 창설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나니 어라라 이것이 바로 하면서 달려들어서
본 드라마이지요.
천황,상황,법황,이런 복잡한 구조에 대한 이해도 생겼고
막부의 형성과정,백성들의 삶,무사들의 생활에 대해서도
감이 잡힌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곤 잊고 있었는데 이번 수업중에 다시 막부에 대해서
읽게되다보니 생각이 나더군요.
종횡무진 동양사,하룻밤에 읽는 일본사,그리고 연표로 읽는
일본사 이렇게 세 권을 펼쳐놓고 읽어나가다보니
서술을 하는 주체에 따라 어떻게 표현하는가도 재미있고
일부러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세 번의 독서에서
겹쳐지는 부분,특이하게 주목되는 부분들이 생기면서
머릿속에 중세가 그려지고 있네요.
아이들도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사회가 암기과목이란 소리는
쑥 들어갈 것 같은데요,글쎄 이런 즐거움을 어른이 되어서야
더 느끼는 것 같으니 참 어렵군요.
요시츠네를 보고 나서 일본사를 읽다보니 이 이름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그런데 그 때는 그렇게 주목하고 읽지 않아서인지
한 번도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었습니다.
사극의 주인공을 가무쿠라 막부의 창설자가 아니라
그의 배다른 동생으로 단노우라 해전에서 군신의 경지라고
할 정도의 역략을 보여주었던 요시츠네,그리고 결국은
반역이란 명목으로 제거된 인물을 세워서
한 인물을 형상화한 저력이 놀라웠습니다.
그 다음에 재미있게 본 역사드라마중의 하나가
풍림화산인데요 역시 이 작품도 다케다 신겐의 군사
야마모토 간스케가 주인공입니다.
다케다 신겐이 살았던 시기가 일본의 전국시대
그러니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사극속에 존재하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오다 노부나가가 힘을 얻어 전국시대를 통일하기
직전까지의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습니다.
야마모토 간스케도 어제 일본사속에서 군사라는 제목으로
따로 서술한 글에서 읽다가 이름을 만나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 중에서 다시 발견한 이름중의 하나가 한베라는 이름인데요
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군사였습니다.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된 것은 공명의 갈림길이란
역사드라마에서 만났기 때문인데요
공명의 갈림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밑에서 사무라이로
복무하다가 작지만 다이묘가 된 사람이
히데요시의 죽음 이후 갈등하다가 결국 도쿠가와 이에야스
휘하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인데
여기에서는 그의 아내가 상당히 현명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로 등장하여 (거의 주인공이 그녀라고 할 수 있는데요
)
그녀가 한베에게서 군사적인 문제를 제대로 보는 안목을
키우는 대목이 나와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다음에 본 드라마로는 신선조가 있는데요
그것으로는 막부말기와 메이지 유신이 시작되는 시기의
일본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중세사를 주로 보고 있는 중이라 여기까지
연결되는 끈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지난 일년의 드라마보기가 올 한 해의 일본사 읽기에
정말 재미있는 자극이 되고 있어서
이왕이면 시기마다 제대로 된 극과 글을 연결해서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혹시 여기서 제가 보았다고 한 드라마말고
다른 시기,예를 들어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이야기라던지
군국주의로 치닫던 시절 그들 내부에서 갈등하는 지식인의
이야기,그런 드라마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리플로
알려주시면 도움이 되겠지요?
그리고 추천할 만한 역사드라마의 목록도 필요하고요.
그 전에는 지루하다 싶어서 제대로 못 읽었던 연표로
읽는 일본사가 꿀처럼 달게라고는 조금 과장이지만
그렇게 종이속의 글이 살아서 펄펄 읽혀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 어제의 시간이 떠오릅니다.
이왕이면 그 시기의 조각이나 회화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네요.
●헤이케 이야기(오찬욱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문학이자 군기(軍記)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는 고전.13세기경 정형화된 모노가타리(物語·상상에 기초해 인물·사건을 기술한 산문형식의 문학작품)에 속하는 작품으로 일본 고대 말기 중앙 정계의 실력자로 부상한 다이라노 기요모리(平淸盛)와 그 일문의 흥망성쇠를 그렸다. 작자 미상의 ‘헤이케 이야기(平家物語)’는 일본의 중세 이후 예술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헤이케 이야기’가 널리 유포되기 시작한 14세기경에 등장한 ‘오토기조시(단편소설)’는 현존하는 300여편 가운데 30여편이 이 이야기에서 소재를 따온 것이다. 전 2권,1권 1만 3000원,2권 1만 5000원.
일본중세예술이란 제목으로 검색을 하니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이 나오는군요.
헤이케 모노가타리,여기에서 헤이케가 바로 요시츠네에서
나온 기요모리 가문을 말하는군요.
원하는 정보는 헤이케 모노가타리를 그림으로 그린 것인데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그것을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림이나 조각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는 못 찾고
대신 이 책소개를 만났습니다.
일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목차를 보니
바로 요시츠네에서 다룬 이야기들이 줄줄이 들어있네요.
다시 한 번 보면 정말 실감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