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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정원
노루귀 |
조회수 : 914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8-02-05 07:22:28
이정명의 [바람의 정원]을 읽고나서 든 생각은 소설이 아닌 역사적 사실로 각인될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요즘 역사소설류가 범람하고 인기를 누리면서 그런 후유증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한시대를 풍미했던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같은 소재를 놓고도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냈던 두 천재화가의 팽팽한 대결은 작가가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는걸 충분히 느낄수 있는 대목이다.
그림속 인물들의 표정에 희노애락이 가감없이 솔직하고 천진하게 드러나 있는데다
선이 굵고 시원시원한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 비하면, 혜원 신윤복의 그림속 인물들은 그 속을 알듯 모를듯 비밀스럽다.
선또한 낭창낭창 휘어지는 버드나무 가지를 연상하는듯한 섬세한 선이지만, 보는이로 하여금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한눈에도 단원의 그림은 남성성이 혜원의 그림은 여성성이 느껴진다.
글의 전개에 따라 그림을 찾아 내어 꿰어 맞췄겠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시대 속으로 푸욱 빠져들게 했다.
특히나 쏙들어오는 대목은, 정조가 두 화사(단원과 혜원)를 불러 들여 대결을 시키는 장면이었다.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면 정말 멋진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대결이 무르익어 가면서 두 화사의 대결에서 정조가 끼어드는 대결구도를 만들어가는 장면은
흥미진진했다.
더구나 지위고하를 떠나 대결을 하는 세 인물의 모습에서 어떤 이상향의 모습까지 발견하게 된다.
정조는 두 화사들로 하여금 왕으로서 자유롭게 세상을 볼수 없는 답답함을 그림으로 그려오게 하고
두 화사들은 그림을 통하여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양반치들의 구린 구석을 그려낸다.
정조는 그림속에 가감없이 드러난 양반들의 치부를 발견해 내어 진노하고, 고단함 속에서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민초들의 삶에 가슴아파 한다.
한편의 성실한 그림 해설서같기도 하면서 , 애간장을 녹게 하는 드러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랑까지도 과장됨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림으로 읽는 소설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의미가 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작은 풀한포기 바람 한점에도.....
가끔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속에 살더라도,발아래 밟히는 이끼한점에도 의미를 가져 볼 일이다.
그림 몇점에서 저렇게 많은 이야기를 끌어 낼수 있는 작가의 내공이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아~~주 잼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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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금순이
'08.2.5 8:17 AM오랜만에 보는 2점의 풍속도
비교설명까지 해 주셔서 잘 감상했습니다.
쌍검대무 아주 오랜만에 다시 봅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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