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요일 밤...
매미우화의 촬영 기회가 생겼다.
촬영장소가 집에서 교통도 불편한 곳이고
늦은 저녁에 매미가 우화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 뚜벅이가 집으로 돌아올 지 참으로 망설여 지는
고민끝에...이런 기회가 언제 오겠나 싶어 참가하기로 하고
오후 6시 촬영장소로 향하였다.
장마끝에 우화를 하는 매미는
비가 와도 우화를 잘 하지 아니하는 데
마침 그동안 그리 오던 비도 잠시 그쳐 주는 행운속에
촬영 준비를 하고 이제 마악 우화를 시작하려는 매미를 들다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다 두근 두근 하였다.
매미는 6~7년간 길게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진액을 섭취하며 살아오다,
여름날 비 내린 날 뒤엔
매미의 애벌레들이 물러진 대지를 뚫고 나와 우화하여
매미로서의 짧은 생을 시작한다.
우화(羽化) : 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으로 변하는 일.
우화의 사전적 설명이다.

1. 등아래 가운데 쪽에서 푸른 빛이 보이며 우화를 하기 시작......07.08.10. 22:23
매미의 애벌레는 우화의 시기가 다가오면
미리 땅 밖으로 나갈 통로를 확보해 두고 날이 어둡기를 기다리다.
어둠이 내릴 즈음 땅 속에서 나와
우화하기 좋은 나뭇가지나 풀잎사귀 등에 자리를 잡는다.

2. 머리에서 등 위쪽으로 갈라지며 그 틈새로 머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07. 08.10. 22:25

3. 매미의 눈과 앞 다리가 나오기 시작
처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보고 있자니
새 생명의 탄생이 신비롭기만 하다.....07. 08.10. 22:26

4. 있는 힘을 다해 상체가 번데기를 벗어나고 있다......07. 08.10. 22:28

5, 두발로 번데기를 잡고 의지하면서 상체를 들어 올리고 있다...07. 08.10. 22:31

6. 용을 쓰며 상체를 뒤로 제끼는 녀석에게 박수를~~~2007. 08. 10. 22:36

7. 힘겹게 몸의 2/3가 빠져 나오고 있다...2007. 08. 10. 22:38

8.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힘든 과정을 차분하게 진행하는 신통한 매미
다음 동작을 위해 힘을 비축하기로 하듯이 이 싱태로 오랜 시간을
버팅기고 있다......207. 08. 10. 22:45

9. 천천이 몸을 뒤로 제끼고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을 쉬어 가면서 서너번을 하였다... 2007. 08. 10 22:58

10. 옥빛 날개가 펴 지는 것이 학연히 보인다 ... 2007. 08. 10. 23:02

11. 서너번의 상체를 뒤로 제끼고 올리는 동작을 하면서
꼬리부분까지 나온 것이 보인다... 2007. 08. 10 23:03

12. 온몸을 빼어 내는 작업을 함과 동시에 날개를 조금씩 조금씩 편다. 2007. 08. 10. 23:04

13. 드뎌 번데기와의 이탈 직전!!! 2007. 08. 10. 23:04

14. 완전 분리를 하면서 빈번데기 껍질을 잡고 몸의 중심을 잡는다 2007. 08. 10. 23:04

15.온 몸을 쭈욱 펴면서 날개를 펴고 있다.... 2007. 08. 10. 23:05

16. 모든 몸의 중심은 다리와 꼬리를 움직여 가면 신중을 기하고 있다 2207. 08. 10 23:06

17. 옥색의 신비스런 색깔의 날개가 선녀의 옷처럼 펴지고 있다...2007. 08.10. 23:09

18. 드뎌...날개까지 다 펴고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는 자랑스런 녀석...2007. 08. 10. 23:12

19. 촬영과 함께 두어시간의 우화를 지켜보던 나도
긴장을 풀면서 긴 한숨을 뺃어 본다... 2007. 08. 10. 23:18

20. 완전한 매미로 탄생하여 첫 날개짓을 위해 날개를 말리고 있다.....2007. 08. 10. 23: 27
이제 24시간을 저렇게 날개를 말리고 녀석은 우렁차게 맴맴하고 울면서
새 생명의 용트림을 토해 낼 것이다.
시끄럽다고 그동안 구박도 했었는 데
탄생을 함께 하는 것으로 이젠 정다운 소리로
들릴 것만 같은 매미의 소리이다...
맴...맴....매애에~~~앰....
우화가 끝나고 촬영장비를 챙기고 보니
시간은 벌써 12시가 넘었고 다행이 심야버스가 있는 곳까지
태어다 주실 분이 계셔서...광화문까지 심야버스...거기서 택시로
집에 들어서니 새벽 2시....
모기에게 물리고 긴장도 하여 피곤은 하였지만
신비로운 탄생을 함께 한 흥분은 아직도 가라 앉지 않은 듯 하다.
* 우화 과정샷의 매미는 유지매미이며... 맨 윗사진의 말매미와
날개 색깔이 틀리더군요...
말매미는 푸른 빛이 도는 옥색날개라 아주 아름답고
유지매미는 우유빛이 돌며 초록빛이 나던데....
화려함은 말매미보다 못 하더라구요~~~
자녀분들과 함께 보시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에 생명을 중시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슴에 담는다면 고생스러웠던 촬영시간이
개인적으로 아주 보람될 듯 싶습니다...
긴 글을 읽어 주시고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